Shop Visits: 아더 스페이스 2.0

성수동에 착륙한 아더의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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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설립된 아더는 어느덧 해외에서도 굵직한 존재감을 뽐내는 브랜드가 됐지만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는 부분이 대다수다. 지난 6년 동안 매번 다채로운 디자인과 신선한 협업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지만, 여느 브랜드와 달리 특정 인물을 내세워 목소리를 낸 적이 단 한차례도 없기 때문. 하지만 이런 신비주의야말로 아더의 행보를 더욱 특별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지난 7월, 성수동에는 간판 하나 없이 유리 문과 붉은 벽돌로 빼곡히 채워진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외관을 둘러싼 수천 개의 붉은 벽돌 한가운데 박힌 황금색 벽돌이 그 정체를 드러내는 힌트였는데, 바로 아더의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아더 스페이스 2.0’이었다. <하입비스트>가 비밀스럽고도 볼거리로 가득 찬 아더의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를 직접 방문하여 각각의 공간을 담고,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더 스페이스 2.0과 외부가 이어지는 문은 단 하나. 이곳에서는 마치 전시장에서처럼 한번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더 스텝이 안내하는 동선에 따라 이동하게 된다. 아더 스페이스 2.0은 총 여덟 개의 독립된 공간이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곳은 바로 ‘싱크홀 룸’. 소행성이 충돌한 듯 아스팔트 파편이 바닥 정중앙을 차지하고 있으며, 유리 벽 안에 위치한 거대한 스피커가 쿵쾅 거리는 소리를 내뿜으며 꽃을 마구 흔들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벽 한편에 자리한 마우스를 클릭하면 다음 공간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문이 스르륵 열린다. 그리고 마주하게 되는 것은 아더 로고가 빼곡히 새겨진 은빛 스테인리스 기둥. 이를 뒤로 하고 걸음을 옮기면, 두 번째 공간인 ‘아카이브 룸’에 닿게 된다. 총 24개의 모니터와 함께 지구본 형상으로 완성된 ‘아카이브 볼’에서는 아더가 직접 제작한 지구 곳곳의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이는 차원을 넘나드는 소통, 끊임없이 움직이는 사고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세 번째 공간은 바로 ‘제로-그래비티 룸’. 말 그대로 균열이 발생하기 직전, 시간이 멈추고 중력이 사라지며 모든 사고가 정지된 고요한 상태를 표현한 공간이다. 새하얀 모래와 푸른색 페인트가 흩뿌려진 공간 한가운데는 마치 시간이 멈춘듯한 모습의 우주인이 허공에 매달려 있다. 그 뒤로 조용히 회전하고 있는 키네틱 팬은 마치 영화 세트장에 온 것만 같은 감흥을 선사한다.

바다와 우주를 표현한 네 번째 공간 ‘디멘션 크래프트십 룸’에서는 차원을 넘나드는 운송수단이 우주선이 자리하고 있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끊임없이 장면이 바뀌고 있는 모니터를 확인할 수 있다. 우주선 맞은편에 위치한 타원형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더 스페이스 2.0의 다섯 번째 공간인 ‘피팅 룸’에 도착하게 된다. 우주선을 모티프로 만들어진 ‘피팅 룸’의 천장과 벽에서는 이글거리는 태양과 푸르른 지구의 모습이 클래식 음악과 함께 재생된다.

여섯 번째로 마주하게 되는 공간의 이름은 ‘스페이스 룸’. 아더 스페이스 2.0의 핵심이 되는 공간으로, 아더의 시즌 컬렉션을 비롯해 최근 새롭게 선인 베이직 라인 및 오리진 라인 아이템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새파란 벽으로 꾸려진 곳은 아더의 라이프스타일 라인 ‘ 에이-벤토리’의 아이템을 아카이빙 한 일곱 번째 공간 ‘에이-벤토리 룸’으로 에어팟 케이스부터 노트, 배지, 도그 칼라 등의 액세서리 아이템을 확인할 수 있다.

방문객들이 마지막으로 도착하게 되는 곳은 여덟 번째 공간 ‘도킹 룸’. 이름 뜻 그대로 아더와 고객이 최종적으로 연결되는 공간으로, 피팅룸에서 착용을 마치고 구매를 결정한 물건들은 도킹 박스를 통해 새 제품으로 받게 된다. 도킹 박스는 직원의 지문 인식을 통해서만 열리게 되며, 각 고객의 이름이 위 스크린을 통해 표기된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의 세트장을 방불케하는 아더 스페이스 2.0에서 맞닥뜨린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아더 크루에게 몇 가지 질문을 건넸다.

아더 스페이스 2.0을 관통하는 주제는 ‘균열’이라고 들었어요. 왜 ‘균열’이라는 단어에 집중하게 되었을까요?

기존의 틀을 깨는 것은 결국 사고의 균열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균열이라는 단어를 우주적 관점에서 해석했지만, 사실 진짜 의도는 아더만의 특별한 사고방식을 표현하기 위함이었죠. 세상을 보다 더 큰 프레임을 바라보기 위해선 현재 우리가 지니고 있는 틀을 깨야 하니까요. 그리고 그 너머에는 또 다른 차원의 공간과 결과물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우주적’이라고 느껴져요. ‘균열’이라는 주제가 ‘우주의 이미지’로 이어지게 된 이유도 궁금해요.

우주의 탄생도 폭발로부터 시작됐잖아요. 대폭발 이후 아주 작은 단위의 원자가 다시 결합되면서 새로운 차원을 형성했고요. 동시에 그 안에서는 또 다른 균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간 사회도 같은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앞서 말씀드렸듯, 새로움에 도달하는 일은 늘 기존의 것을 파괴하고 무언가에 부딪히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균열이라는 단어를 가장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요소로 우주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는 쇼룸이라기보다는 전시장에 가까운 느낌이에요. 실제로도 그렇게 의도했나요? 

아더 스페이스 2.0은 홍대에 위치한 아더 스페이스 1.0의 연장선이에요. 아더가 추구하는 핵심가치는 소통입니다. 옷을 통해, 그리고 사진과 영상을 통해 많은 분들과 지금껏 소통해 왔죠. 하지만 디지털화된 프레임 안에서의 소통은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이에요. 인간에게는 본래 디지털로 해결되지 않는 ‘아날로그적’인 면모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물리적인 만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만남의 장이 되어줄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디지털에서는 접하거나 체험할 수 없는 아더의 새로움을 많이 경험하게 해드리고 싶었고요.

새 매장을 준비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었던 점은 뭔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FINE’이라는 단어로 함축할 수 있을 것 같네요. ‘Fun’, 재미가 있는가? ‘Immediate’, 즉각적인가? ‘New’, 새로운가? ‘Easy’, 쉬운가? 여기에 더해 ‘Experience’, 즉, 얼마만큼 아더를 경험 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새 매장을 준비했습니다.

아더는 국내에서도 협업을 게을리하지 않는 브랜드 중 하나에요. 협업 파트너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을까요?

협업 파트너를 선정하는 기준은 다양합니다. 브랜드가 될 수도 있고, 사람이 될 수도 있죠. 단, 외면적인 이미지보다는 파트너 상대가 지닌 본질적인 면모를 유심히 살펴보려 합니다. 그 브랜드가 스스로 자신이 만들어 낸 것들에 대해 얼마나 애정을 품고 있는지, 얼마나 진실됐는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그런 생각과 철학을 지닌 이들을 만나 함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은 매번 가슴이 설레는 일이죠. 그리고 그렇게 완성된 협업은 어떤 식으로든 새롭고 소중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성수 매장에서만 볼 수 있는 아이템도 있을까요?

아더 스페이스 2.0의 사전 공개 시점에 맞춰 매장에서 단독으로 판매되는 테트리스 로고 티셔츠 컬렉션을 제작했어요. 또 온라인으로도 구매는 가능하지만, 아더 스페이스 2.0은 아더의 라이프스타일 라인인 에이-벤토리 아이템을 보다 풍성하게 만나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더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아요. 앞으로 어떤 소식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먼저 최근 공개된 메디콤 토이와의 협업 베어브릭에 이은 추가 프로젝트들이 하반기에 선보여질 예정이에요. 7 30일에는 메종 키츠네와의 3협업 프로젝트 발매도 기다리고 있고요. 8월에는 2020 가을, 겨울 컬렉션 발매를 앞두고 있는데, 기존 컬렉션과는 사뭇 다른 디자인으로 완성될 예정입니다. 최근 공개한 오리진 라인베이직 라인’도 보다 다채롭게 변화된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아더 스페이스 3.0 프로젝트에 대한 소식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와 관심으로 응원해 주세요.

아더 스페이스 2.0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 82

아더의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아더 스페이스 2.0 방문기, 하입비스트, Shop Vis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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