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꺼낸 지도 오래된 지금, 해외 여행 대신 볼 영화 5

지금 당장 넷플릭스, 왓챠에서 볼 수 있는 작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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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해외 여행이 어려워진  지가 1년이 되어가고 있다. 설렘을 안고 이국적인 풍경을 즐기던 시간은 실내 활동으로 대체됐고,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한동안 쉽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이럴 때 영화를 보며 해외 여행 기분을 내보는 것은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현실적인 대안이다. 여행과 로맨스를 묶어낸 명작 ‘비포’ 시리즈부터 <라라랜드>, <맘마미아>, <비긴어게인> 같은 대표적인 ‘해외 여행 대체 영화’들은 이미 몇 번이나 되돌려본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 그렇다면 이번엔 이 영화들로 감동과 대리 만족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모두 지금 당장 넷플릭스 혹은 왓챠 플랫폼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

<터미널>

코로나19로 자연스레 갈 일이 없어진 곳이 하나 있다면 바로 공항이다. 물론 지금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항공편이 운행되는 제주-서울 노선이 있으니 국내선 터미널에는 여전히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 처음으로 우리를 맞아주는 국제공항 터미널을 들어설 때의 설렘은 느낀 지 오래됐을 것.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 주연의 <터미널>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주인공 빅터 나보스키는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하지만, 비행기에 탑승해 있는 동안 모국의 내전으로 여권 효력이 정지되면서 갈 곳을 잃게 된다. 졸지에 무국적자가 된 그는 어쩔 수 없이 공항 안에서 9개월을 머문다. 어쩌면 기구한 사연의 ‘노숙’이지만, 그가 공항 안에서 체험한 낭만과 추억을 생각하면 그 시간이 한편으로 훌륭한 ‘여행’ 아니었을까? 지금은 보기 힘든 국제공항 터미널의 북적북적한 광경만으로도 팬데믹 이전 시대에 대한 그리움이 솟아나는 작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청춘’, ‘여름’ 그리고 ‘첫사랑’을 그리는 영화인 만큼 배경도 한없이 싱그럽고 아름답다. 티모시 샬라메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준 이 영화는 17살의 주인공이 아버지의 조수로 찾아온 24살 청년과 사랑에 빠지는 6주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첫사랑의 설렘과 아련함은 마치 동화의 한 장면 같은 이탈리아 북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럽의 주요 도시들을 배경으로 한 영화도 좋지만, 싱그러운 여름이 펼쳐지는 이국적 시골 풍경은 집 안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어려웠을 색다른 청량감을 선사한다. 언젠가는 이탈리아 시골을 거닐며 아련한 첫사랑을 떠올려볼 미래를 생각하며 지금은 화면 속의 이야기에 집중해보자. 현실로 돌아온 이후에도 수프얀 스티븐스의 음악이 일상 속에서 그 풍경과 감성을 떠올리게 해줄 것이다.

<스프링 브레이커스>

조용한 힐링 여행도, 연인과 함께하는 로맨틱한 여행도 좋지만 지루한 일상을 완전히 탈피해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다 하는 사람들에게는 짜릿한 자극이 필요하다. <스프링 브레이커스>는 마이애미의 뜨거운 햇볕 아래 범죄와 쾌락이 한 편의 뮤직비디오처럼 펼쳐지는 감각적인 작품이다. 주인공은 무료한 대학 생활에 지친 여대생 넷. 이들은 복면을 뒤집어쓴 채로 강도질을 하고, 그 돈으로 마이애미 비치에서 화려한 ‘스프링 브레이크’를 즐긴다. 일상을 내팽개친 채 범죄를 저지르고 쾌락을 탐닉하는 불 같은 생활의 끝은 물론 좋지 못하다. 그러니 어디까지나 대리 만족으로만 끝내야 할 것. 어쨌든 파티는 파티고 젊음은 젊음이다. 바닷가에서 광란의 파티를 즐기며 청춘을 불사르고 싶은 욕구가 1년째 해소되지 못한 사람이라면 영상으로나마 마이애미 해변에서 그 에너지를 불태워보자.

<아메리칸 셰프>

여행을 가는 주된 이유가 ‘식도락’인 사람들이 있다. 어디를 가든 맛있다는 명물은 꼭 맛봐야 직성이 풀리는 친구들이 모이면 하루에 여섯 끼를 달리는 여행 스케줄이 완성되기도 한다. 물론 국내에서도 세계 곳곳의 요리를 맛볼 수 있지만, 여행지에서 느끼는 이국적인 분위기와 맛을 대체할 수는 없을 터. <아메리칸 셰프>의 영화 속 장면들은 고기 냄새를 풍기며 식도락 여행 마니아들의 마음 혹은 위장에 불을 지핀다. 공복 관람은 삼갈 것. 실제로 감독이자 주연을 맡은 존 패브로는 푸드트럭으로 유명한 한국계 요리사 로이 최의 식당에서 일하며 요리 기술을 습득하고 영화의 자문을 받았다고 하니 그 손놀림과 음식의 ‘때깔’도 이해가 간다. 여행지에서 현지 사람들의 도움과 SNS 검색으로 엘 헤페 같은 ‘가성비 갑’ 맛집을 찾아가는 기쁨, 풍겨오는 냄새에 침을 꼴깍 삼키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설렘이 어서 현실로도 찾아오기를.

<윤희에게>

일본 홋카이도는 눈 내린 풍경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하나다. 그중에도 오타루 지역은 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로 유명한데, 이제는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 촬영지로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영화 속에서 눈 덮인 시골 마을은 주인공 윤희가 오래된 사랑을 다시 찾아가는 여정의 배경이자 모녀의 따뜻한 배려가 오가는 공간, 어린 커플의 풋풋한 사랑이 펼쳐지는 장소다. 소복히 쌓인 눈 위를 걷고 낯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소박한 여행을 그리며 이야기에 몰입해보자. 영화에서 끝내 겨울이 지나고 새 봄이 찾아온 것처럼, 우리도 “엄마, 우리 해외 여행 갈까?”라는 대사가 어색하지 않을 또 다른 의미의 봄을 맞게 되기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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