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스터 & 리메이크가 기대되는 1990~00년대 고전 게임 6

제2의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을 노릴 법한 작품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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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2000년 출시된 <디아블로 2>의 그래픽을 개선하고 해상도를 올렸을 뿐, 인터페이스나 밸런스 개선, 참 인벤토리 추가 등은 전혀 없음에도 매일 오후 10시가 지나면 21년 전처럼 서버가 마비된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뒤를 이어 PC방 순위 2위에 오를 정도다.

몇몇 사람은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의 성공 원인으로 ‘확률형 아이템’이 없고 홀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디아블로 2>를 즐겼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된다. 구세대의 감성을 그대로 옮겨왔기 때문에 오히려 현세대 게임들을 제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디아블로 2: 레저렉션>처럼, 지금 출시되어도 인기를 얻을 만한 분명 더 있지 않을까. 과거가 그리운 사람들 혹은 구세대 게임의 매력을 느껴보지 못한 게임 유저들을 위해 리마스터 혹은 리메이크가 기대되는 구세대 게임 여섯 개를 모았다.

<슬라이 쿠퍼>

소니 인터랙티브 산하의 써커 펀치 프로덕션은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을 대표하는 개발사다. <슬라이 쿠퍼> 시리즈는 <고스트 오브 쓰시마> 이전까지 써커 펀치 프로덕션을 대표했던 타이틀이다.

2002년 플레이스테이션 2에서 발매된 <슬라이 쿠퍼: 전설의 비법서를 찾아서>는 미국 그래픽 노블을 보는 듯한 그래픽과 연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잠입 시스템과 다양한 미니게임 등으로 전 세계의 게임 팬들로부터 호평받았다. <슬라이 쿠퍼> 시리즈는 한때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을 대표하는 게임 중 하나로 꼽혔지만, 써커 펀치 프로덕션이 신규 IP 개발에 눈을 돌리며 명맥이 끊겼다.

부활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소니 인터랙티브 산하 개발사 인섬니악 게임즈는 2016년 <라쳇 앤 클랭크>를 현세대 기기에 맞춰 압도적인 그래픽과 연출로 그려내면서도 플레이스테이션 2의 게임 양식을 그대로 따르며 팬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낸 바가 있다. <슬라이 쿠퍼> 시리즈는 <라쳇 & 클랭크>와 전성기를 함께 했던 작품인 만큼, 차세대 기기를 통해 화려하게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일런트 힐>

<사일런트 힐>은 1999년 당시 시작 단계였던 3D 그래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게임이다. 안개 때문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시야, 소리와 빛 등에서 비롯된 심리적 압박, 사람의 심리를 이용한 스토리 전개 등은 플레이어에게 다른 호러 게임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공포감을 조성했다. 주인공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반영한 괴기한 크리처 디자인도 큰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요소 덕분에 <사일런트 힐>은 호러 게임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2004년 발매된 정식 넘버링 타이틀 <사일런트 힐 4>가 시장에서 좋지 못한 성과를 거뒀고, 코나미는 부진한 판매량을 지적하며 개발팀을 해체했다. 외주 개발을 통해 명맥을 이어나갔지만, PSP 비타로 발매된 <북 오브 메모리즈>를 마지막으로 이마저도 끊겼다.

그러던 2014년 코지마 히데오가 부활의 불씨를 지폈다. 그가 놀라운 연출력이 담긴 <사일런트 힐> (2014)의 티저 데모를 공개한 것이다. 하지만 코나미와의 불화로 코지마 히데오가 회사를 나가며 <사일런트 힐> 프로젝트 역시 폐기됐다. 현재는 스토어에서도 게임이 삭제되었으며 유튜브에서나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큰 족적을 남긴 게임인 만큼 최근에도 리메이크 루머가 제기됐다. 루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코나미와 콘텐츠 공동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은 폴란드 공포 게임 전문 개발사 블루버 팀이 외주 제작 중이라는 내용이며, 두 번째는 코지마 히데오가 소니의 투자를 받아 새로운 <사일런트 힐>을 개발 중이라는 것이다. 사실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시리즈 팬이라면 루머만으로도 흥분될 것이다.

<퀘이크>

리메이크를 원하는 작품을 이야기할 때 <퀘이크> 시리즈는 빠지지 않는다. <타임> 선정 50대 비디오 게임> 중 14위를 차지한 <퀘이크>는 e스포츠의 서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그 중심에는 혁신적인 멀티플레이가 있다. 텔레포트 같은 장치, 다양한 무기가 이곳저곳 흩어져 있는 공간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상대방과 싸우는 하이퍼 멀티플레이 FPS의 기틀은 대부분 <퀘이크>가 정립한 것이기 때문이다. <팀 포트리스>와 같은 수많은 FPS가 <퀘이크>의 시스템을 기초로 만들어졌으니 멀티플레이 FPS의 아버지라 봐도 무방하다.

<퀘이크> 시리즈는 2017년 발매된 멀티플레이 전용 게임 <퀘이크 챔피언스>를 발매했지만, 각종 특수 능력 추가 등으로 과거 <퀘이크> 시리즈와 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기존 팬들에게 복합적인 평가를 받았다. 2021년에는 그래픽을 현세대 기기의 해상도에 맞춘 리마스터판을 발매했지만, 이 또한 단순히 구작의 그래픽을 고친 것이란 평가를 받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러한 상황에서 팬들은 단순 리마스터가 아닌 완전한 리부트를 바라고 있다. 같은 ID 소프트웨어의 게임 <둠> (2016)이 좋은 예다. 작품은 1993년 발매된 <둠>의 스피디하고 단순한 건플레이를 살리면서도 ‘글로리 킬’이나 고저차를 활용한 레벨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현세대 FPS의 감성을 더하며 평론과 대중의 찬사를 받았다. <퀘이크> 시리즈도 언젠가는 리메이크를 통해 화려하게 복귀하기를 희망해 본다.

​<페르소나 3>

<페르소나> 시리즈는 원래 라이트 유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진 여신전생>의 무거운 분위기를 완화하고 학원물 형식의 스토리를 엮어 만든 외전격 게임이었다. <페르소나 1>과 <페르소나 2>는 <진 여신전생>의 기존 문법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지만, <페르소나 3>은 <페르소나>만의 스타일을 정립하며 높은 판매량과 함께 시리즈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페르소나 5>가 2017년 GOTY 순위 5위에 오른 배경에는 <페르소나 3>의 높은 완성도가 자리 잡고 있다.

<페르소나 3>이 명작으로 꼽히는 가장 큰 이유는 <페르소나 3>의 스토리 때문이다. <페르소나 3>의 스토리는 각종 연출과 복선, 미려한 사운드트랙에서 느껴지는 여운 등 일본식 RPG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작품성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스태프 롤과 함께 흘러나오는 엔딩 곡 ‘너의 기억’이 주는 감정은 게임을 해 본 플레이어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꼽힌다.

​실제로 <페르소나> 신작이 나올 때마다 <페르소나 3>의 주인공에 관한 내용이 있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는 사람들이 많으며, 팬들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페르소나 3>의 리메이크’ 항목은  항상 순위권을 차지한다. 제작사 아틀라스 또한 <페르소나> 시리즈의 25주년을 맞이하여 <페르소나> 시리즈의 관련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나하나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페르소나 3>에 관한 좋은 소식을 기대할 만하지 않을까?

<기동전사 건담 해우의 우주>

<기동전사 건담> IP를 토대로 만들어진 게임은 계속 출시되고 있지만, 단순히 IP의 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플레이스테이션 2 시절 발매된 게임들은 게임성만으로도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것들이 많다.

<기동전사 건담 해우의 우주>는 플레이스테이션 2의 성능 한계에도 불구하고 모빌 슈트간의 우주전을 훌륭하게 구현한 작품이다. 카메라를 따라가며 적을 격파하는 ‘루트 튜브’와 일정한 공간에서 자유자재로 전투하는 ‘루트 스피어’를 적절하게 섞어 슈팅 게임의 재미를 살린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래픽을 잘 다듬고 등장 기체수를 늘린다면 지금도 충분히 먹힐 법하다.

재미있는 사실도 있다. 게임 중간마다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신을 통해 원작 <기동전사 건담>이 국내 최초로 더빙되었기 때문이다. 한국 채널 재능 TV에서 원작 <기동전사 건담>을 더빙해 최초 방영한 것이 2019년이고 <기동전사 건담 해우의 우주>는 2004년 정식 출시되었으니 무려 15년이나 앞선 셈이다.

<기동전사 건담 클라이막스 U.C>

<기동전사 건담 클라이막스 U.C>에는 <기동전사 건담>부터 <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까지 무려 여섯 개 작품의 분량이 들어있다. 작품 별로 할당된 스테이지는 적지만, 외전작까지 개별 미션으로 단일 타이틀에 녹여냈다는 점은 분명 특별하다.

건담 세계관의 병사가 되어 원작 만화 속 여러 전투에 참여하는 ‘프로그레스 모드’도 독특하다. 플레이어는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의 배경인 ‘2차 네오지온 항쟁’까지 스토리를 진행한 후부터 동료 파일럿, 오퍼레이터, 소꿉친구 중 한 명을 선택해 결혼을 해야 한다. 이후에는 플레이어의 자식이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 받아 스토리를 진행한다. 이 때문에 ‘건담 미연시’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자식의 능력치도 지금까지 기록한 미션 성과, 누구와 결혼했는지에 따라 바뀐다. 다만 분량의 한계로 한두 시간이면 프로그레스 모드를 완료할 수 있으며, 자식으로 체험할 수 있는 스테이지도 몇 개 되지 않는다. 게임 하나의 개별 모드로 낭비하기 아까울 정도로 재밌는 모드인 만큼, 새로운 건담 게임이 나올 예정이라면 프로그레스 모드를 제대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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