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노이 인터뷰 - 노래하며 춤추는 고양이 집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잖아요. 저도 춤출 수 있어요.”
미노이 인터뷰 - 노래하며 춤추는 고양이 집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잖아요. 저도 춤출 수 있어요.”
싱어송라이터, 태권도 유단자, 댄서, 유튜버, 고양이 집사. 연관성이라고는 쉽사리 찾아볼 수 없는 이 수식들을 한 몸에 두른 주인공은 바로 가수 미노이다. 2019년 데뷔 이후 미노이는 줄곧 일상의 단면들을 자신만의 언어와 음색 안에 담아내 왔고, 지난해 8월 에잇볼타운에 합류한 뒤에는 든든한 조력자들의 지원에 힘입어 발매하는 곡마다 호평을 받고 있는 중. 아직은 냉철한 평가보다 칭찬이 더 고프고, 길이 남을 명가수가 되기보다는 떠올리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25살 미노이. 그를 명동의 한 당구장에서 만나고 왔다.
<하입비스트>와는 처음이죠? 아직 미노이를 모를 수도 있는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가수 미노이라고 하고요. 이렇게 <하입비스트> 인터뷰를 통해 만나 뵙게 돼서 정말 반갑습니다.
지난 2월에는 <쇼미더머니 9> 지원곡이었던 ‘우리집 고양이 츄르를 좋아해’를 발매했죠. 랩을 하는 건 어떤 경험이었나요?
원래 제가 노래를 하는 가수다 보니 일종의 모험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결국에는 랩도 노래처럼 음악의 표현 요소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롭고 재밌는 경험이었죠.
말이 나온 김에 츄르를 좋아하는 ‘우리집 고양이’ 자랑도 좀 해주세요.
저희 집에는 고양이가 두 마리 있는데요. 첫째는 ‘밍밍이’, 둘째는 ‘세섬’에요. 밍밍이는 네 살, 세섬은 세 살인데요. 진짜 귀엽고요. 착해요. 그리고 부드러워요.
털 말씀이신가요?
네. 진짜 부드러워요.
여태껏 ph-1, 염따, 펀치넬로, 오르내림, 재규어 중사, 해쉬스완 등 많은 아티스트와 작업했는데. 앞으로 가장 협업해 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제가 20살 때 음악을 처음 시작하면서 다짐한 게 있어요. ‘3년 안에 크러쉬 님과 작업하기’였는데요. 올해로 25살이라 그 꿈의 유통기한은 지났지만, 제가 미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는 아직 3년이 안됐기 때문에 아직 그 꿈이 유효하다고 생각하려고요.
크러쉬를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된 개인적인 이유나 사연이 있을까요?
일단 음악이 너무 좋고요. 목소리도 좋아요. 그냥 다 좋아요.
벌써 유튜브 구독자가 10만을 향해 가고 있어요. 본인이 직접 촬영하고 편집하나요?
촬영부터 편집까지 제가 직접 다하고 있고요. 처음부터 ‘유튜브를 해야지’하고 마음먹은 건 아니고, 취미 삼아 재미있게 해보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영상들이 엉성한데도 어느새 구독자 10만이 되어가고 있네요. 정말 감사드리고요. 감사드립니다!
유튜브에서 가장 조회수가 높은 게시물이 ‘ㄱㄴ댄스’인데. 그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해요.
다나킴이라고 제 친한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 집에서 노래를 틀어놓고 놀다가 갑자기 그 춤을 췄는데, 때마침 그 모습을 친구가 촬영해 줘서 업로드하게 됐어요. ‘ㄱㄴ댄스’라는 이름도 다나킴이 지어줬고요.
지난해 8월에는 에잇볼타운에 합류했죠. 입사 전후로 다른 점이 있다면요?
예전에는 혼자 끙끙대면서 음악을 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든든한 오빠들이 있으니까 좋아요.
요즘도 태권도 하시나요?
태권도 안 한 지 10년 됐어요.
검색해보니 ‘경기 태권도 겨루기 대회 우승자’ 경력이 있던데.
그건 맞아요. 원래는 제가 초등학교 때 피아노 학원을 다녔었는데요. 어느날 언니가 태권도 학원을 다니길래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저도 따라 갔어요. 그런데 언니가 선수부를 하겠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저도 따라 했죠. 그런데 너무 제대로 해버린 거예요. 마침 또 제가 잘하더라고요. 그렇게 선수부도 들어가고 대회도 나가면서 의도치 않게 경력을 쌓게 됐죠.
품띠가 어떻게 되시는지?
저 태권도 3단이에요. 지금이라도 시험 보면 4단 딸 수 있어요. 저 발차기 진짜 잘해요. 한번 보여드릴까요?
괜찮습니다. 그럼 품새도 잘하시겠네요?
저는 사실 겨루기보다 품새를 더 잘했어요. 겨루기는 별로 안 좋아해요. 너무 아프잖아요.
MBTI가 자주 바뀐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요즘에는 어떤 편인가요?
가장 최근 확인해 봤을 때는 ‘INTJ’가 나왔어요. 테스트할 때마다 매번 바뀌는데 실제로 성격도 많이 바뀌었어요. 사실 저는 알파벳 몇 자로 누군가가 제 성격을 분류한다는 게 너무 싫어요. 똑같은 유형이어도 사람마다 성격은 다 다르잖아요. MBTI로 성격을 구분하는 게 이제는 좀 지겨워졌어요. 권태기예요.
권태기가 왔다는 말은 한동안 빠졌던 시기도 있었다는 뜻일까요?
사실 저 한동안은 MBTI에 환장해서 매일 검사했어요.(웃음) 엄청 좋아했는데 이제는 신물이 났죠. 제가 심리학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면 그 사람의 성격이 잘 느껴지는 것 같아요.
어떤 칭찬을 듣고 싶어 하는지를 알면 그 사람에 대해서 더욱 잘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미노이에게도 가장 좋아하는 칭찬이 있나요?
칭찬은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고요. 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잖아요. 저도 춤출 수 있거든요. 제 춤이 보고 싶다면 ‘왜 미노이 춤 잘 출 것 같지?’하고 칭찬 해주세요. ‘왜 이렇게 미노이 이쁜 것 같지?’하고 칭찬해 주시면 제가 예쁜 모습으로 사진도 올릴 거고요.(웃음) 제 다양한 모습이 보고 싶으시다면 어떤 칭찬이라도 거침없이 해주세요.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이 꽃게더라고요. 정체가 궁금해요.
어느 날 프로필 사진을 바꾸고 싶더라고요. 문득 지겨워질 때 있잖아요. 그래서 ‘뭐 하지?’ 하다가 갑자기 꽃게 생각이 났어요. 진짜 아무 이유 없이. 그래서 ‘꽃게’를 검색했는데 심지어 웃고 있는 꽃게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했죠. 그게 다예요.
2021년도 벌써 세 달이나 지났어요. 올해 꼭 이뤘으면 하는 버킷 리스트가 있다면요?
올해는 모두가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너무 하고 싶어요. 꼭이요!
올해 계획된 음반 발매 일정도 있을까요?
이건 비밀인데요. 오늘 처음 말씀드릴게요. 사실 제가 11월에 꼭 내고 싶은 곡이 있거든요. 꼭 11월이어야 해요. 개인적으로 참 애정이 가고 기대하고 있는 곡이거든요. 차차 준비 중이니까 많이 기대해 주세요. 그 밖에도 좋은 곡들로 자주 팬분들을 찾아뵙는 게 올해 목표이자 계획입니다.
앞으로 미노이는 팬들에게 어떤 아티스트로 인식됐으면 하는지도 궁금해요.
사람 ‘박민영’이든, 가수 ‘미노이’든, 그냥 저라는 사람을 떠올리면 마음속 한편에 기분 좋은 감정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누구든 ‘미노이’하면 그냥 이유 없이 마음이 편해진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떠올리는 것만으로 행복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