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공원 속 또 하나의 공원, '히든파크' 오픈

포터의 제품과 철학, 아트 토이 문화의 정수를 한 곳에서.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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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기반을 둔 문화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다. 서울, 그 안에서도 압구정동 도산공원 근처의 진화는 인상적이다. 과거 압구정동과 로데오 거리의 영광을 재현하듯, 동시대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음식과 하위문화까지 새로운 물결이 넘실거린다. 지난 2021년 4월 말, 공식 오픈한 ‘히든파크’는 지금 사람들이 지지하고 열광하는 두 가지 서로 다른 문화가 마주한 공간이다.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 라이프스타일과 문화 전반에 관한 갈증으로 목말라 있다. 코로나19 시대 이전처럼 쉽게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환경은 역설적으로 지역 문화와 공간을 향한 탐험으로 이어졌다. 히든파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도 여기에 있다. ‘도산공원에 숨겨진 또 하나의 공원’을 표방하는 히든파크는 다양한 브랜드와 트렌드가 밀집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번화가, 도산공원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어느 오후, 탁 트인 공원을 산책하는 여유로운 기분을 상상해보라. 그 안에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제품 혹은 아트 오브제를 직접 경험하고 구매하며, 바쁜 일상 속에 느낄 수 있는 휴식과 재충전의 감정이 바로 히든파크 안에 있다.

도산공원과 맞닿은 작은 골목에 들어서면, 회색 자갈이 깔린 넓은 공터 안에 거대한 반구형 지붕의 단아한 갈색 벽돌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대로변에 흔히 존재하는 무색무취의 건물이 아닌, 조금은 직접 ‘찾아내야’ 하는 길목이다. 숨겨진 공원이라는 이름처럼, 히든파크의 BI 역시 공간의 특징과 정체성을 한눈에 담고 있다. ‘H’ 심벌 중앙의 둥근 곡선은 히든파크의 돔(dome) 형태를 상징하고, 두 개의 기둥에 새겨진 줄무늬는 나무의 나이테를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울창한 숲속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공원이라는 히든파크의 특징을 형상화했다.

포터 코리아 압구정 스토어

크게 히든파크는 두 가지 공간으로 나뉜다. 먼저 1층은 ‘일침입혼’의 장인 정신을 86년째 이어오는 브랜드, 포터의 압구정 스토어이다. 포터는 유행과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한결같은 만듦새를 유지하는 가방과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이다. 포터 코리아 압구정 스토어는 포터가 국내에 다섯 번째로 문을 연 매장이자, 가장 다양한 베스트셀러와 협업 컬렉션을 보유한 공간이기도 하다.

포터의 가장 큰 매력은 제품 자체에 있다. 지금껏 한 번도 포터를 쓰지 않은 사람들은 있겠지만, 한 번 팬이 되면 이 브랜드가 얼마나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지 알게 된다. 유명한 탱커 시리즈부터 익스플로전과 컴파트 같은 최신 라인까지, 포터는 수납과 실용성이라는 가방의 목적을 고민하면서 어떤 스타일에도 어울리는 패션 액세서리로서 쓰임을 다한다.

브랜드 설립 86주년이라는 세월이 말해주듯이, 패션계부터 문화예술계에 이르기까지 브랜드의 지지자들이 널리 퍼져 있는 것 또한 포터의 특징이다. 그들은 실제로 포터를 사용하는 열렬한 팬이자 동시대 최전선의 창작자로서, 신선한 협업 컬렉션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포터와 무라카미 다카시의 협업 컬렉션부터 포터 창립 85주년 기념 협업의 일환으로 등장한 JJJ자운드 캡슐 컬렉션 그리고 도라에몽 탄생 50주년 기념 캡슐 컬렉션까지, 포터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흥미로운 창작자들이 제안하는 변주와 재해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1층 공간을 둘러보면, 포터의 다양한 컬렉션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매장에 들어서는 두 개의 입구는 포터의 대표작부터 수비니어에 가까운 소품들, 최신 협업 제품까지 천천히 포터의 컬렉션을 감상하고, 직접 착용하며 경험해볼 수 있는 동선이 마련되어 있다. ‘물건을 운반하는 도구’라는, 가방의 역할에 관한 고민과 가방을 사용하는 사람을 향한 배려가 이 공간의 제품과 동선, 친절하고 꼼꼼한 매장 점원들의 응대 방식 그리고 휴식과 여유를 느끼게 하는 공간 디자인 전체에 듬뿍 배어 있다. 이는 곧 포터의 제품과 브랜드 철학을 보여주는 데 세심하게 신경 쓴 ‘히든파크’의 특징과도 이어진다.

킨키로봇 플래그십 스토어

히든파크의 2층, 킨키로봇 플래그십 스토어는 소위 ‘아트 토이’ 팬들에게는 천국 같은 공간이다. ‘아트 토이’라는 단어조차 낯설었던 15년 전, 킨키로봇은 이 생소한 문화가 동시대 라이프스타일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거리 문화와 예술의 경계를 뛰어넘고, 세계 곳곳의 다양한 창작자와 예술가들이 ‘토이’라는 매개체 안에 각자의 개성과 작품을 표현하고 소개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메디콤 토이베어브릭을 중심으로 수많은 아티스트 혹은 브랜드와 함께 협업을 진행하며 국내 예술과 라이프스타일, 토이 문화의 상생과 융합을 선두해온 브랜드가 바로 킨키로봇이다. 특히 현대 대중문화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는 지금, 킨키로봇이 일궈낸 아트 토이 문화는 이제 ‘토이’라는 일부 마니아들의 컬렉팅을 넘어서 점점 더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다.

2층 공간에 들어서면, 히든파크의 가장 큰 특징인 돔 형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반구형 천장의 실루엣을 살린 조명 배치부터 미러볼에 반사된 수많은 빛의 향연 때문이다. 공간 좌우와 중앙에 각각 마련한 희귀한 아트 토이 컬렉션과 판매 제품들은 마치 정갈한 갤러리에 들어온 기분으로 자유롭게 감상하고, 또 구매할 수 있다.

포터 코리아 압구정 스토어로 구성된 1층과 2층의 킨키로봇 사이에는 물론 교집합이 존재한다. 포터와 킨키로봇의 마니아 레디가 손에 쥔 베어브릭 x 포터의 협업 키링처럼, 포터와 메디콤 토이는 오랜 기간 동안 협업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의 철학과 개성을 담은 제품을 지속하여 발매해왔다. 동시대 문화를 직접 만들어내는 창작자들의 파트너십이 반드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나 유행에 귀속되어 온 것은 물론 아니다. 오히려 킨키로봇은 외국 유명 아티스트들의 아트 토이와 그 문화를 소개하면서 국내 신진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함께 작품을 제작함과 동시에 선별하여 소개하는 선순환의 흐름을 15년 동안 꾸준히 이어왔다. 베어브릭을 비롯한 다양한 아트 토이와 아트워크 도구들, 스케이트보드 데크에 이르기까지 아티스트의 캔버스를 폭넓게 확장하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예술이 생각보다 더 친근하고 우리 가까이 있다’는 걸 깨닫게 한 공로가 킨키로봇의 지난 시간에 있다.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로 자리 잡은 그라플렉스부터 음악과 패션 등 다양한 문화계의 러브콜을 받는 샘바이펜까지, 아트 토이와 동시대 예술을 향한 킨키로봇의 애정과 후원은 든든한 아티스트 친구들과 함께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샘바이펜은 히든파크의 로고를 그라피티로 재해석하여, 매장에 들어서는 야외 공간에 멋진 아트워크를 남겼다.

사람들은 항상 무언가를 소비한다. 개중에는 한 시즌 혹은 몇 달만 지나면 가치가 사라지는 것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진심을 담아 만든 물건들,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가치관과 철학을 꾸준히 불어넣은 제품과 오브제들 또한 동시에 존재한다. 그러한 물건들은 한 번 구매하고, 직접 사용하며, 매일 보는 일상의 공간에 두어도 쉽게 질리거나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깃드는 가치와 애정이 나날이 늘어난다. 그 브랜드의 제품과 오브제 안에 어떠한 ‘진정성’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사여구가 아니라, 실제로 경험하고 사용하며 느끼는 진정성이란 곧 지속 가능한 불변의 가치를 그 안에 부여하게 된다.

히든파크의 철학은 단순 명료하다. ‘가장 사람을 닮은, 사람을 향하는 공간’이다. 나날이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는 소셜 미디어와 메타버스까지, 디지털 공간의 외연 확장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히든파크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오프라인’ 공간에 공을 들이고 힘을 쏟으며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실재하는 ‘경험’의 소중함을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과 공유하고, 그들과 함께하는 브랜드로서 소통하며,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추구한다.

나날이 새롭고 거대한 공간들이 우리 주변 오프라인 매장으로 들어선다. 히든파크는 화려하고 자극적이며, 인스턴트에 가까운 경험을 지향하지 않는다. 대신 ‘자연’의 공간인 도산공원 바로 옆, 슬며시 숨겨진 장소에 오롯이 서 있다. 진정한 소비의 가치를 고민하는 장인의 브랜드와 예술가의 철학을 친근하게 전하는 아티스트의 작품들이 히든파크 안에 살아 숨쉬고 있다.

히든파크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46길 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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