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입비스트' 단독 인터뷰, 에이셉 라키가 알려주는 '똑똑하게 빈티지 구매하는 방법'

이 시대의 패션 아이콘이 말하는 빈티지의 매력.

패션 

에이셉 라키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흔치 않다. 그는 발렌시아가 구명조끼부터 구찌바부슈카 헤드스카프에 이르기까지 트렌드를 주도했고, 라프 시몬스, 프라다, 앤 드뮐미스터와 같은 브랜드가 패션 마니아들의 마음속 1순위로 자리매김 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그가 2000년대 이후 패션 신에서 해낸 일은 1990년대 커트 코베인, 2000년대 초반 칸예 웨스트와 비슷하다. 그는 우리가 옷을 구매하는 데에 영향을 끼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최근 젊은 소비자층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시장인 빈티지 패션에 관심을 쏟고 있다. 빈티지 패션은 그에게 새로운 영역이자 알아가고 있는 분야이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신의 취향을 다듬은 만큼, 넓고 깊은 빈티지 시장에서 소장 가치가 있는 제품들을 선별하는 것은 그에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에이셉 라키에게는 조력자가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 ‘클라르나’는 그가 패션 분야에서 다음 챕터를 써내려가는 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은 6월 3일 에이셉 라키를 주주 겸 일일 CEO로 임명한 사실을 발표하고, 그를 기업의 새로운 빈티지 프로젝트에 초대했다.

에이셉 라키는 빈티지 옷을 향한 사랑과 이를 구매하는 안목, 자신이 클라르나에서 맡은 역할을 결합하여 우리의 쇼핑 방식을 바꾸기를 원한다. 그는 클라르나를 통해 직접 고른 빈티지 컬렉션을 공개하고, 캠페인 영상에 출연하는 등, 자신의 생각을 시각화하여 선보였다. 캠페인 영상에서는 스켑타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에이셉 라키의 미발매 곡 샘플도 들을 수 있었다.

<하입비스트>는 단독 인터뷰를 통해 에이셉 라키와 좀 더 똑똑하게 쇼핑하는 법, 빈티지 의류가 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과정, 그가 패션을 큐레이션 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빈티지를 입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과거에는 현재로 가져올 것이 많아요. 오래된 옷을 절약해야 하기도 하고요. 옛날 물건에는 과거의 트렌드가 있고, 거기에 저를 집어 넣으면 독점성이 생겨요. 제가 어떤 작품을 찾아내면 그 누구도 그걸 갖지 못하는 거죠. 그게 즐거워요.

다른 사람들에게 없는 것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당신에게 중요하거나 흥미로운 일인가요?

그렇죠. 독차지하고 있다는 기분을 줘요.

당신이 여성복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알고 있어요. 빈티지를 사거나 큐레이팅할 때 이 부분이 영향을 끼치나요?

여성복은 전반적으로 과소평가되고 있어요. 패션은 여성복에서 시작되었고 그 뒤로 남성복이 태어났죠. 패션은 여성복으로부터 독점적으로 파생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성별 구분없이 여성복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여성복은 일반적으로 스타일, 혁신, 디자인 등 새로운 것이 시작될 때 최전선에 있어요.

남성복과 여성복 중 어떤 빈티지 의류를 선호하나요? 무엇을 찾을 때 더 즐거워요?

물론 남성복을 선호하지만, 감사하는 마음이 드는 건 여성복이에요.

빈티지 의류를 찾을 때 어떤 생각을 하나요?

재채기가 나오지 않도록 마스크랑 장갑을 끼고 찾아요. 아시다시피 빈티지는 냄새가 엄청나잖아요. 그리고 집먼지진드기 같은 것들을 걱정하죠. 그래도 빈티지 쇼핑을 하러 가면 하나하나 샅샅이 뒤져요.

모든 선반을 다 뒤지는 타입인가 봐요?

보통 그렇죠. 끔찍한 옷들이나 무작위 티셔츠로 꽉 찬 섹션에는 잘 안 가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는 것이 확실한 선반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한 곳에 잘 정돈되어 있는 때도 있잖아요. 그래서 가게의 물건 배치에 따라 다르게 살펴보는 것 같아요.

만약 직접 빈티지 숍을 차린다면 어떤 곳으로 만들고 싶어요?

다 섞어버릴 거예요. 미래적인 것, 시대에 뒤떨어진 빈티지 물건, 모두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을요. 비비안 웨스트우드 빈티지 작품과 이세이 미야케 같은 것들에 기반을 둔 저만의 브랜드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브랜드의 빈티지와 최근 작품들을 제 가게에 놓을 거에요. 빈티지와 최근 작품 두 가지 옵션을 섞을 수도 있겠죠. 매장에 다양한 브랜드에서 선보인 콘셉트가 공존할 거 같아요.

당신이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이세이 미야케를 언급해서 기뻐요. 제 생각에 사람들은 올드 스케이트 티셔츠 같은 걸 좋아하면서 빈티지에 빠지게 되는 거 같거든요. 하지만 그 뒤에 아카이브를 생각하게 되죠. 당신도 빈티지에서 아카이브로 옮겨간 경험이 있나요?

옷은 옷이에요. 빈티지나 아카이브는 작품이죠. 둘은 달라요.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해요.

둘 사이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예를 들어볼게요. 라프 시몬스가 컬렉션을 만들면, 그 안에 각종 바지, 재킷 등이 포함되어있고 이는 순식간에 팔려나가죠. 하지만 라프 시몬스가 수량을 적게 만들었거나, 대부분의 구매자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단 하나의 런웨이 아이템이 있다고 생각해봐요. 작품이란 그런 거예요. 그건 너무 엄청난 것이어서 당신이 일 년에 두 번 정도 입는 재킷일 수도 있고 스웨터일 수도 있죠. 이게 제가 생각하는 옷과 작품의 차이점이에요. 작품은 희귀하고 소장할 가치가 있으며 매우 한정적이거나 더는 만들어지지 않는 거예요.

“패션의 유행은 변하지만 ‘작품’은 영원해요.”

작품이라는 단어의 뜻과 정확히 일치하네요.

그렇죠.

그렇다면 빈티지에서 아카이브로 바뀌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취향과 스타일에 따라 달라지죠. 누구든지 간에 시간, 컬렉션, 디자이너 등을 고른 다음 거기서부터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과 가장 관련이 깊은 것부터요.

지금 패션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보세요. 모두가 다 똑같은 일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몇 년 전에는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와 하이엔드 브랜드의 협업이 잦았죠. 당신이 알기 전부터 루이 비통슈프림이 있었고, 다른 것들을 하나하나 말할 필요조차 없어요.

수많은 브랜드가 협업을 해요. 어떻게 하는지를 보세요. 전부 그린 컬러예요. 보테가 베네타, 루이 비통, 디올 모두가 그린 컬러를 써요. 그린이 지금 시대의 컬러이자, 팔레트에요. 그린 컬렉션. 모두가 그린 컬러를 쓰죠. 다 똑같아요.

1993년의 저는 이 브랜드들이 경쟁 중이라고 느꼈지만, 나중에 보니 그들은 각자 영향을 주고 받고 있었어요. 저는 이게 일반적이고, 특정한 시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당신이 지금 관심 있는 건 무엇인가요? 어떤 빈티지 작품을 마음에 두고 있나요?

모든 것들이요. 전 지금 나팔바지를 찾고 있어요.

빈티지에 대해 “오늘은 빈티지만 입고 싶어” 같은 식으로 접근하나요, 아니면 빈티지와 새 상품을 섞어서 입나요? 아까 말한 당신의 가상의 스토어처럼 말이죠.

저라면 섞을 거 같아요. 빈티지만 입는 사람들을 깎아내리는 건 아니지만, 그 사람들은… 구두쇠처럼 보이죠. 빈티지를 사는 것과 중고 상품만 사는 것은 달라요. 만약 당신이 빈티지를 너무 많이 입는다면 돈을 아끼려는 것처럼 보이겠죠. 아마 제 말에 동의하실 거예요.

빈티지만 입어서 1990년대에서 온 것처럼 보이는 게 항상 좋은 건 아니군요?

주관적이고 스타일에 관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라면 1980년대 스트리트 스타일로 전부 입지 않을 거예요. 빈티지는 개인의 스타일에 관한 것이고, 그게 무엇이든 당신에게 어울리는 것이에요. 어떤 사람들은 타임캡슐에서 나온 것처럼 멋지게 보이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죠. 사람마다 다 다른 거예요.

당신은 빈티지와 새 것을 섞어 입는 사람처럼 보이네요.

빈티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는 사람이랑 새 제품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입는 사람은 똑같아요. 여러 브랜드를 과하게 섞어 입는 건 좋아 보이지 않아요. 빈티지, 아카이브, 새 제품, 스트리트웨어를 섞어놓으면 나쁘지 않죠. 하지만 “아, 방금 펜디 매장에서 나왔어”라고 말하고 온갖 곳에 펜디 모노그램을 도배해놓으면 그건 약간 구려 보이고요.

‘더 똑똑하게 쇼핑하는 방법’에 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요?

물론이죠. 저는 가장 소박하게 쇼핑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요! 여러 이유가 있어요. 저는 가장 먼저 클라르나에서 쇼핑을 해요. 저는 물건을 살 때마다 말 그대로 흥정을 합니다. 저는 할인이 좋아요. 당신이 메종 마르지엘라나 다른 비싼 브랜드를 샀는데, 6개월 후에 할인이 적용되어서 구매한 값의 절반에 팔리고 있을 때 최악의 기분이 들잖아요. 그때는 진짜 바보가 된 것 같죠.

“당신이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것들만 보관하세요.”

당신에게도 ‘한 벌당 가격’이라는 개념이 있나요?

당연히 있죠. 그저 단순하게 모으는 사람이 되지 말고,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것들만 보관하세요. 패션의 유행은 변하지만 ‘작품’은 영원해요.

클라르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역할을 하나요?

클라르나는 애들, ‘하입비스트’들 혹은 필요한 만큼의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드롭을 놓치지 않을 기회를 줘요. 이 신에는 열심히 사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직 되팔 목적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도, 직접 입으려고 사는 사람도 있죠. 그런 사람들에게 클라르나는 철저히 새로운 방식의 쇼핑을 경험하게 해줄 거예요.

당신은 클라르나와 캠페인을 제작하고, 클라르나 앱과 유저들을 위해 100개가 넘는 재활용, 빈티지 작품이 수록된 캡슐 컬렉션을 모았잖아요. 그 뒷면의 창의적인 과정은 어떤 거였나요?

특정 브랜드보다는 나팔 바지, 부츠컷 컷, 멜빵바지 등 전반적인 작품에 초점을 맞췄어요. 저는 데님이랑 멜빵바지를 살 거고, 실제로 제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목록 안에 넣었어요. 하지만 셀비지 데님을 빈티지로 사진 않을 거 같아요. 사람들에게 어떤 브랜드를 사라고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에요. 1970년대에 있던 브랜드들은 정말 너무나도 많거든요. 그중 빈티지가 된 많은 것들은 대량 생산되지 않았고, 오직 몇 개만이 남아 있는 것들이에요. 그렇기에 지금 것들보다 더 독점적인 기분을 느끼게 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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