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진, 루이 비통 2022 SS 컬렉션 패션 쇼 ‘아멘 브레이크’
일렉트로닉과 힙합이 함께 등장하는 환상적인 단편.
버질 아블로가 <아멘 브레이크>라는 제목의 영화 형식으로 루이 비통 2022년 봄, 여름 컬렉션을 공개했다. 괴기스러운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린 해당 작품의 제목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레퍼런스된 드럼 샘플 중 하나인 1969년 소울 그룹 더 윈스턴스의 트랙 ‘Amen, Brother’의 드럼 솔로 샘플에서 가져왔다. 해당 샘플은 드럼 앤 베이스 및 정글 등 일렉트로닉 장르를 비롯한 수많은 장르에서 활용돼 왔다. 루이 비통은 이와 관련해 “이 영화는 일렉트로닉 뮤직과 힙합이 같은 알에서 쌍둥이처럼 등장해 전 세계 각지로 흘러 들어간 시기의 흑인 예술과 문화의 역사적인 순간을 비춘다.”고 설명했다.
음악의 특정 구간에서 테마를 가져온 만큼 이번 작품에서 음악은 내용 전개에 큰 역할을 한다. 검을 쥔 채 누워 있는 모델의 모습에서 시작하는 영상은 곧 그들이 사막을 지나 다른 세계로 향하는 포털에 입성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포털에 입성하자 인물들은 흰색의 자작나무로 채워진 순백의 공간으로 순간 이동한다. 루이 비통은 2021년 가을, 겨울 컬렉션 당시에도 특별한 공간 이동 기법을 사용했지만, 이번 작품은 감독 마푸즈 술탄의 연출로 완전히 다른 스토리라인으로 펼쳐진다.
<아멘 브레이크>는 “아버지와 아들이 다른 세계에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꿈의 세계를 건너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전반적인 서사는 래퍼 루페 피아스코 그리고 드러머이자 흑인 정치 조직 흑표당 구성원이었던 그의 아버지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루페 피아스코의 아버지는 그에게 무술을 배울 것을 독려했고, 그것이 루페 피아스코로 하여금 새로운 세대 아이들에게 평화와 상호 이해를 가르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한다. 이러한 실화는 영화의 전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초현실적인 공간에서 골디의 음악 ‘Dassai Menace’를 배경으로 루이 비통의 이번 시즌 트랙슈트와 테일러링의 대비와 조화가 펼쳐진다. 라이트 세이지 그린 컬러의 길다란 벨티드 트렌치 코트와 그린 선글라스 및 같은 색의 귀걸이가 조화된 스타일링이 먼저 눈길을 잡지만, 곧 체커보드 스타일의 LV ‘다미에’ 패턴이 블레이저의 옷깃과 셔츠 소매를 비롯해 복면까지 의상 곳곳에 활용된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이러한 ‘체커보드’ 테마는 곧 ‘체스’를 테마로 한 영화의 다음 장으로 연결되는 힌트 역할을 한다. 또한 체커보드 차림의 모델들이 한데 뒤섞이는 장면에서 지난해에도 함께했던 루이 비통의 첫 흑인 트랜스젠더 모델 카이-아이제이어 자말이 검을 쥐고 돌아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흰 배경은 이제 ‘제7회 국제 발표 대회’라는 글자가 한자로 쓰여진 공간으로 다시 이동한다. 자신의 앨범 <Liquid Swords> 아트워크에 체스보드를 등장시킬 만큼 체스 팬으로 잘 알려진 우탱 클랜의 즈자는 해당 앨범의 수록곡 ‘4th Chamber’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영화에도 직접 등장했다. 즈자와 해당 인물은 대회장에서 체스 경기를 펼치고, 그들을 둘러싼 여러 모델들의 착장은 시종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후 검도 경기가 펼쳐지자 다시 공간은 흰 배경의 사막으로 이동하고, 영화의 제목으로 활용된 ‘Amen, Brother’의 드럼 라인 ‘아멘 브레이크’와 함께 검을 건네는 장면 그리고 스태프 롤이 이어진다.
한편, 이번 컬렉션에서는 버질 아블로와 나이키의 협업을 기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온 루이 비통 x 나이키 에어 포스 1 라인업은 별도 기사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