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snaps: 노스페이스갓

‘노스페이스의 신’ 노페갓은 정말 노스페이스만 입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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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막론하고힙합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리스트가 있다. 롤렉스를 시작으로 루이 비통, 구찌, 까르띠에, 롤스로이스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여기에 아웃도어 브랜드의 대명사, 노스페이스를 랩네임으로 삼은 것으로 모자라 목에 브랜드 로고를 새겨버린 이가 있다. ‘노스페이스의 신’이라는 뜻의  노스페이스갓이 바로 그 주인공. 그는 브랜드의 대표 모델명을 딴 EP <700>으로 이름을 알린 뒤, 최근 빈지노의 샤라웃에 힘입어 많은 리스너들의 플레이리스트에 오르고 있다. 그는 어쩌다노스페이스의 신이 되기로 결심한 것일까? 무더운 햇살이 내리쬐는 7, 어김없이 노스페이스 700을 입고 등장한 노스페이스갓에게 그의 패션과 랩네임에 관한 질문들을 건네고 왔다.

‘노스페이스 신’답게 오늘도 역시 노스페이스를 입고 오셨네요. 평소에 정말 노스페이스만 입으시나요?

거의 그렇죠. 아무래도 ‘닉값’을 해야 되니까. 이제는 일종의 집착이에요(웃음).

그래도 한 번씩 다른 브랜드 옷이 입고 싶을 때가 있을 텐데요.

그럼요. 특히 명품 입고 싶을 때. 하지만 제 몸에 걸친 것 중 하나는 꼭 노스페이스여야만 해요. 그게 가방이든, 팬티든, 양말이 됐건 하나는 무조건. 제 이름에 대한 로열티죠. 만약에 옷은 다른 브랜드로 다 입었는데 노스페이스 가방을 메면 너무 안 어울릴 것 같다? 그럴 때는 평소 들고 다니던 구찌 지갑 대신 노스페이스 지갑을 들고 나갑니다.

처음 노스페이스를 입은 게 언제예요?

제 기억이 닿는 가장 오래된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겨울에 노스페이스 700을 입었어요. 군대 있을 때 빼고는. 심지어 팔목에 ‘700’ 타투도 있거든요. 그런데 3년 전이었나? 갑자기 거위한테 너무 미안한 거예요. 그날로 패딩을 싹 다 팔기로 하고, 마지막 남은 한 벌을 팔러 가는 길이었는데 그날따라 너무 춥더라고요. 그때 다시 생각했죠. 미안한 마음보다는 ‘거위야 너 덕분에 이번 겨울도 따뜻하게 보냈다’라는 생각으로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고. 그래서 다시 모으고 있어요. 지금은 여섯 벌 정도 있습니다.

노스페이스에는 수많은 베스트셀러가 있죠.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이 있다면요?

결국에는 700이죠. 미쉐린 타이어 같은 동글동글한 실루엣이 좋아요. 만약에 제가 어렸을 때 700이 아닌 다른 모델을 고를 수 있는 형편이 됐으면 700 말고 다른 모델도 즐겨 입었을 것 같아요. 돈 더 벌면 진짜 비싼 패딩도 입어 보려고요.

<하입비스트> 열혈 독자라고 들었어요. 가장 눈여겨보는 브랜드 소식이 있을까요?

사실 이 질문에는 <하입비스트>에 꼭 소개됐으면 하는 브랜드를 말하고 싶어요. 데드맨콜링이라는 서울을 기반으로 한 로컬 스케이트보드 브랜드가 있어요. 제가 너무 리스펙하는 곽경륜 스케이트보더가 전개하는 브랜드인데, 저는 이 사람이 만든 모든 디자인을 진심으로 좋아해요. 그래픽도 너무 멋지고요. 언젠가 저로 인해서 데드맨콜링이 소개가 된다면 정말 기쁘겠다는 생각을 종종 했어요. 서브 컬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오늘 입은 착장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려요.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가 있는 건 빨간색 마운틴 재킷이랑 마스크인데요. 노스페이스한테 처음으로 협찬받은 옷들이에요. 가격, 디자인을 떠나서 저한테는 의미가 크죠. 밝은 색 티셔츠는 그냥 예뻐서 산 거고요. 검은색 반팔 티셔츠는 ‘복덕방’ 뮤직비디오에서 입었던 건데, ‘노스페이스를 입는 노스페이스갓’이라는 이미지를 처음 각인시킨 게 바로 이 티셔츠예요. 청바지는 모두 지스타로우 제품들. 반팔 패딩 점퍼는 중고나라에서 샀어요. 사놓으면 언젠가는 재미있는 촬영하는 날 입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샀는데, 결국 오늘 첫 개시를 했네요. 구매한 목적을 이뤄서 기분이 좋아요. 신발은 나이키 에어 포스 1.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신발이에요.

하필 에어 포스 1인 이유가 있나요?

그냥 힙합 그 자체잖아요. 어떤 옷에 신어도 예쁘고요. 제 신발장에는 항상 ‘올백’ 에어 포스 1이 최소 세 켤레는 있어요. 한 번도 안 신은 것 하나, 2~3번 정도 신은 것 하나, 그리고 막 신는 용 하나. ‘올검’은 최근에 어렵게 해외 직구로 구했고요. 집에 고추장처럼 새빨간 에어 포스 1도 하나 있어요.

평소에 안경도 자주 착용하는 것 같은데.

안경은 늘 껴요. 제가 라섹을 했다가 눈이 다시 나빠졌거든요. 후유증 때문인지 렌즈는 이물감이 심해서 못 껴요. 오늘 쓴 무테안경은 까르띠에 재규어인데요. 힙합 하면 까르띠에죠. 얼굴에 걸칠 거면 명품 써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구찌 선글라스는 친한 친구인 포시즌괍한테 선물 받았어요.

어찌 됐든 노스페이스갓의 패션을 하나로 꿰는 건 ‘힙합’이네요.

그렇죠. ‘힙합’, ‘닉값’, 그리고 ‘한결같음’. 이 세 가지가 제 패션 철학이에요.

옛 랩네임이 ‘브레디’죠. 이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된 거예요?

22살 때 군대 전역하고 나서 처음 랩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보통 래퍼들은 다 랩네임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름을 뭐로 할까 두리번거리다가 신발장을 봤어요. 당시에 제가 ‘검빨’ 조던이 되게 많았거든요. 그래서 ‘ Bred’에 ‘y’를 붙여서 브레디라고 이름을 지었죠. 그런데 나중에 가서 보니까 너무 촌스러운 거예요(웃음). 못 뜰 수밖에 없는 이름이구나 싶더라고요.

노스페이스갓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사실 이것도 별반 다를 건 없는데요(웃음). 이름을 바꿔야겠다 마음먹고서 이번에는 옷장을 봤는데 노스페이스 700이 주르륵 걸려있더라고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노스페이스갓 이름 짓기 전부터 700만 입었거든요. 그래서 이름을 정하고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바꾸려고 보니 ‘northfacegod’은 이미 있더라고요? 대신 ‘northfacegawd’라고 검색하니까 되더라고요. 엔터를 쳤죠. 속뜻은 ‘God’이 맞아요. 만약에 ‘northfacegod’이 입력 됐으면 지금도 ‘northfacegod’으로 활동했을 거예요.

목에 노스페이스 로고가 있죠. 실제 타투 받기 전까지 고민이 됐을 법도 한데.

고민 많이 됐죠(웃음). 아이디어는 더콰이엇 형님이 주신 거예요. 뮤직비디오 공개를 앞두고 염따 형에게 조언을 구하러 찾아갔는데, 우연히 더콰이엇 형님도 같이 보게 되서 이런저런 상담을 나누게 됐어요. 그때 해주신 한 말이 기억나요. “너는 일단 눈이 너무 선하니까 맨날 선글라스를 껴라”, “그리고 목에다가 노스페이스로 해서 타투를 하나 박아라” 하시더라고요. 그 자리에 있던 마스크 박스를 찢어다 도안까지 그려주셨어요. 솔직히 염따형이 하라고 했으면 안 했을 것 같은데 더콰이엇 이야기라면 말이 달라지죠.

아무리 그래도 목에 브랜드 로고를 새기는 게 보통 일은 아닌데.

그날 더콰이엇 형님이 이런 말도 했어요. 자기는 지금처럼 돈을 벌기 전에 남들이 미쳤다고 할 정도로 부담이 되는 돈을 투자해서 롤렉스를 샀었다고. 그런데 그 시계가 삶을 바꿔준 기점이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만일 힙합 신이라는 게임에 들어가기 위해서 티켓이 필요하다면 나한테는 그게 롤렉스였던 것 같다. 너한테는 그게 이 타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라는 말도 덧붙였어요. 그리고 실제로 타투 받은 뒤로 일이 잘 풀렸고 오늘 <하입비스트>랑 인터뷰도 하게 됐네요.

타투받고 더콰이엇에게 알려줬나요?

그날 바로 사진 보냈죠. 이모티콘 하나가 딸랑 오더라고요. ‘현타’도 같이 왔죠. 그런데 더콰이엇 형님이 그 뒤로 따로 불러서 앨범 커버에 쓸 수 있는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EP <northfacegawd> 커버에 쓰인 사진이 바로 더콰이엇이 찍어준 사진이에요. 이 이상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제게는 의미가 큰 사진이죠.

빈지노가 샤라웃한 뮤지션’으로도 한동안 주목받았는데, 노스페이스갓은 스스로를 어떤 뮤지션이라고 생각하나요?

한결같지만 특별한 래퍼. 사실 지난 9년간 제가 랩으로 해온 이야기는 늘 똑같았어요. ‘돈’. 뻔한 소재죠. 저는 래퍼는 똑같은 말을 두고 누가 더 재미있게 하느냐의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 싸움에 예나 지금이나 자신이 있고요. 지금도 제가 랩을 제일 잘하는 래퍼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 잣대도 모르겠고요. 하지만 ‘노페갓처럼 하는 랩하는 래퍼는 노페갓밖에 없다’라고 말할 정도의 자신감은 있어요.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국힙 박명수’, ‘윤문식 플로우’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데, 마음에 드나요?

전 좋아요. 저를 기억하고 알고 있다는 거니까. 어떤 방식으로든 저를 기억해 주신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의미가 커요. 그게 설령 안 좋은 뜻을 지녔든, 혹은 우스갯소리일지라도 언젠가 제가 원하는 무언가를 가져다줄 씨앗이니까. 저는 너무 좋습니다.

새 앨범으로 큰돈을 벌면 가장 먼저 뭘 사고 싶나요?

눈알. 제 눈알을 바꾸고 싶어요. 제가 라섹 후유증으로 고생을 너무 많이 했거든요. 눈에 들일 수 있는 제일 큰돈을 주고 눈알을 바꿔서 다시는 이런 일을 겪고 싶지 않아요. 그다음으로는 차. 현대 모델 중에 투스카니라는 차가 있어요. 페이스리프트를 두 번 겪으면서 총 3개 모델이 출시됐는데 저는 그중에 두 번째 모델이 좋아요. 매물을 구해다 수어사이드 도어로 바꾸고 싶어요. ‘걸윙’이라고도 하죠? 가능하면 수동이면 좋겠어요.

앞으로 예정된 앨범 소식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한창 더운 7~8월 중에 싱글이 한두 개 나올 예정이에요. 피처링 곡도 포함하면 생각보다 더 자주 목소리를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겨울에는 아무래도 제 ‘닉값’을 해야 하니까 EP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겨울은 제 성수기니까. 저는 추운 걸 정말 싫어하는데 이제는 좀 설레게 됐죠.

추위가 싫어서 노스페이스를 입던 사람이, 이제는 노스페이스 때문에 겨울을 기다리게 됐다는 게 아이러니하네요.

그러니까요. 사실 제가 꿈이 하나 있어요. 제 노스페이스 700 라인을 내는 것. 한국 래퍼 중에는 아직 아무도 없을 걸요? 만든다면 강아지용 700도 꼭 같이 만들려고요. 저희 집 강아지 후추를 보면서 ‘겨울에 강아지들이 입을 수 있는 더 따뜻한 옷은 없을까?’ 하고 자주 생각했거든요. 언젠가는 제 이름을 딴, 사람과 강아지가 입을 수 있는 노스페이스 700 라인을 만들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입비스트> 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려요.

코로나19가 종식이 될 때쯤 나를 보러 와달라. 사실 제 이름이 알려진 게 코로나19 발병 이후거든요. 물론 언더 시절에도 클럽에서 제 공연은 늘 턴업이었고 좋았지만, 제 노래가 조금 더 알려진 지금의 공연은 훨씬 더 재미있을 거예요. 꼭 무대에서 여러분을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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