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R 라이브 인터뷰: 무더위 속에 던지는 ‘쿨한 여름’

“나는 빈지노와 닮은 꼴.”

음악 

외로이 우주를 떠돌던 DPR 라이브가 여름을 맞아 <IITE COOL>로 돌아왔다. 여느 때보다 더 무덥고 답답한 여름, 청량한 음악을 기다려온 모두에게 반가울 소식. <Coming To You Live>와 마찬가지로 DPR 라이브의 시그니처 애드리브 라인을 그대로 가져온 앨범 제목은 심플하고 시원한 앨범의 분위기를 그대로 요약한다.

<하입비스트>는 이번 작품의 작업 과정부터 노래에 담아낸 의도들, 뮤직비디오 제작기까지 새 EP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어디에서도 밝혀진 적 없는 빈지노와의 미공개 협업 트랙 20곡의 정체와 세상에 나오지 못한 화사와의 또 다른 협업곡 에피소드,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리아킴과의 오랜 사제의 연까지 앨범에 함께한 인물들과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었다.

DPR 라이브의 ‘쿨한 앨범’을 즐기는 재미를 더해줄 쿨한 뒷이야기들을 지금 바로 확인해 보자.

DPR 라이브 인터뷰: 무더위 속에 ‘쿨한 여름’을 발사하다, 빈지노, 화사, DPR LIVE, 디피알라이브, INTERVIEW, DPR 이안, DPR 크림, DPR 렘, 앰포프, IS ANYBODY OUT THERE?, AMPOFF, I.A.O.T, Coming To You Live

새 EP <IITE COOL>로 돌아왔어요. 이번엔 작정하고 ‘여름 앨범’인데요. 이런 계절감 있는 테마는 어떻게 정하게 됐나요?

여름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은 ‘Martini Blue’라는 노래를 냈을 때부터 있었어요. ‘Martini Blue’는 2017년 겨울에 낸 EP <Her>에 수록됐는데요. 이 노래는 누가 들어도 청량하고 여름에 잘 어울리는 노래인데 겨울에 나왔다는 게 아쉽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청량한 노래들을 모아서 여름을 위한 EP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그때부터 했어요.

그러면 앨범 작업도 꽤 오래 전에 시작된 걸까요?

이번 EP에 실린 노래 자체는 모두 최근에 만들어진 곡이에요. <IS ANYBODY OUT THERE?>(이하 <I.A.O.T>) 앨범 작업이 끝나고 난 뒤에도 거의 쉬지 않고 작업을 계속했거든요. 그 뒤로 70곡 정도를 만들었는데, 최종적으로 실리게 된 노래 중에서는 1월 1일 제 생일이 지나고 작업한 ‘Summer Tights’가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 같아요.

음악을 만들 때는 갑자기 좋은 노래가 빵 나올 때도 있지만, 보통은 습관처럼 매일매일 작업을 이어 나가다 보면 결국 초반에 작업했던 노래들보다 나중에 나온 노래들이 더 좋더라고요.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마지막에 작업한 20곡 정도 안에서 6곡을 추리게 됐어요.

<Coming To You Live>와 마찬가지로 평소 사용하던 시그니처 애드리브가 앨범 타이틀이 됐어요.

여름을 생각하면서 만든 EP이긴 하지만, 타이틀을 미리 생각했던 건 아니에요. 원래 이런 건 DPR 친구들에게 의견을 많이 묻는 편인데, DPR 렘이 “시원한 느낌이니까 <IITE COOL>로 하는 게 어떠냐?”라는 의견을 줬어요. 생각해보니 전체적인 유기성을 지닌 작품이라기보다 트랙 바이 트랙으로 무겁지 않게 즐길 수 있는 EP라는 성격이 <Coming To You Live>와 여러모로 비슷하더라고요. 그래서 시리즈 느낌으로 연결도 되고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계획한 건 아니지만 일종의 시리즈가 된 거네요?

네, 사실 그래서 <IITE COOL>은 앞으로 2탄, 3탄이 나올 수도 있고, 모두 계절에 맞는 음악을 담은 가벼운 시리즈로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바로 앞에 내놨던 정규 앨범 <IS ANYBODY OUT THERE?>와 비교하면 훨씬 가벼운 느낌의 음악이에요.

<IS ANYBODY OUT THERE?>을 비롯해서 제 정규 앨범들은 제가 그리는 예술적인 그림을 오롯이 담아내는 캔버스로 삼고 싶어요. 사실 우울증 같은 감정을 아우르는 노래를 대중성을 고려하면서 만들기는 어려우니까요. 제가 <I.A.O.T>를 비롯해 정규 앨범에서 보여주는 음악이 어쩌면 무겁기도 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제가 추구하는 예술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그런 정규 앨범에서는 제가 일종의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볼 수 있어요. 물론 그 캐릭터에도 저의 많은 부분이 녹아들어가 있긴 하겠지만, 어디까지나 가상의 스토리에 등장하는 하나의 인물로 설정을 했어요. 그리고 그 인물이 펼쳐 나갈 이야기들이 정규 앨범 시리즈에 담기게 될 거예요. 이미 머릿속에 상당히 많은 부분이 구상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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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TE COOL>을 비롯한 정규 외 작업물에서는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하는 건가요?

맞아요, 예를 들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MCU 작품들이나 <아이언맨> 시리즈를 찍을 때는 ‘아이언맨’이지만, 그 중간에도 마블 작품이 아닌 영화에서는 별개의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잖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I.A.O.T>에 이어질 정규 앨범 시리즈에서는 아이언맨처럼 하나의 상상 속 캐릭터로 내러티브를 이어 나가는 거고, 그 밖의 싱글이나 EP에서는 조금 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제 다른 모습을 담는 거죠.

그렇게 구분을 하면 오히려 작업을 할 때 생기는 혼동이나 갈등에서 자유로워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그렇게 정리를 해 두니까 맘이 편해요. 더 이상 정규 앨범 작업할 때 대중성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죠. 하려던 대로 하면 되고, 이런 음악을 기다려온 사람들은 반기고 즐겨줄 테니까요. 애초에 모든 사람이 이 앨범을 즐겁게 듣고 소화해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어요. 패션에 비유하자면, 목적 자체가 파리 패션위크의 오뜨꾸뛰르 같은 거니까요. 모두가 그 옷을 이해하고 입고 싶다고 생각하진 않잖아요.

그게 어렵거나 맘에 안 드는 사람은 또 제가 다른 캐릭터로서 가져올 음악들을 기다리면 돼요. 그렇게 생각하고 작업하니까 더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이렇게 정했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점점 작업물을 쌓아 나가다 보면 다들 알게 되겠죠.

그러면 이번 EP 작업은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로 진행됐을 것 같아요.

<I.A.O.T> 작업이 끝난 직후에, 다음 프로젝트는 좀 더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DPR 멤버들과는 이런 이야기를 굳이 따로 하지 않아도 서로 이미 ‘이번 턴은 이거다’라고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만든 노래 70곡은 전부 어떤 콘셉트에 집착하지 않고 <Coming To You Live> 만들 듯이 그때그때 저희가 좋게 느끼는 걸 만들었어요. 힘을 빼고, 흐름대로, 편하게.

대부분 작품에서 DPR은 멤버들끼리 곡 작업을 진행해왔는데, 이번엔 거의 모든 곡의 크레딧에 앰포프(AMPOFF)라는 이름이 함께 올라 있어요.

앰포프는 기타를 치는 친구예요. 크러쉬 등 여러 아티스트의 노래에 연주로 참여를 많이 했어요. 저희가 라이브 셋으로 공연을 할 때도 연주를 도와줬죠. 개인적으로는 DPR 크림을 처음 알게 된 시절부터 같이 알고 지냈어요. 기본적으로 연주를 중심으로 활동을 해왔지만 프로듀싱도 하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가볍게 비트를 몇 개 보내 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저희와 시너지가 잘 나와서 여러 곡을 함께 작업하게 됐어요. 기타 사운드 덕분에 평소보다 더 신선한 느낌을 많이 만들어볼 수 있었어요.

DPR 크림, DPR 이안이 함께한 ‘BOOM!’은 같은 여름 테마 안에서도 좀 더 칠한 감성으로 한 번 분위기를 틀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에요.

그 노래는 원래 DPR 이안의 앨범에 들어갈 곡이었어요. 예전에 들려줬을 때부터 저도 정말 좋다고 생각했던 곡이고, 이안 형이 이미 저한테 피처링도 부탁했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IITE COOL> 노래들을 쭉 들려줬더니, 이안 형이 먼저 ‘BOOM!’을 앨범 중간에 배치하면 색깔도 더 다채로워지고 좋은 것 같다고 제안을 하더라고요. 저야 너무 고마웠죠. DPR 크림과는 물론이고, 앞으로 퍼포머로서의 DPR 이안과도 더더욱 크고 멋있는 게 많이 나올 거예요. 이건 그 예고편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Hula Hoops’에 참여한 빈지노가 예전에 DPR 라이브를 두고 ‘공통점이 느껴지는 래퍼’라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본인도 그렇게 느끼나요?

저도 너무 그렇게 느껴요. 감성이나 가치관 같은 게 비슷한 부분들이 참 많아요. 최근에 만나서 작업을 많이 했는데요. 이야기하다 보면 빈지노 형이 뭔가를 말하려고 하다가 막힐 때가 있거든요. 그때 제가 생각나는 걸 말하면 “어, 그거!” 이러더라고요. 그것만 봐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말을 굳이 많이 안 나눠도 잘 통하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제가 빈지노 형이 이해가 되고, 또 형이 절 이해한다는 걸 여러 차례 느끼니까 신뢰가 생긴 상태예요. 또 음악을 만들 때 음악을 시각화 하는 작업에 중점을 많이 둔다는 점도 비슷해요. 단순히 글을 쓴다기보다 한 장면을 비주얼라이징 하는 거죠. 그런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면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그러면 이미 같이 만든 노래들도 많이 있나요? 팬들이 들으면 너무나 반가워할 소식인데요.

같이 놀면서 20곡 정도를 만들었어요. 딱히 어떤 프로젝트에 넣자고 생각한 것도 아니고 그냥 놀면서 만들다 보니까 많은 곡이 나왔어요. 그 중엔 완전 힙합도 있고, 완전 스무스한 곡도 있고, 팬들이 들으면 충격받을 만한 곡도 있고, 말도 안 되게 하드한 곡도 있고. 그냥 재밌게 놀다 보니 좋은 노래들이 너무 많이 나와버렸는데, 이걸 발표할지 어떻게 할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언젠가 내야지 같은 생각도 안 하고 있어요. 꼭 이 노래들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빈지노 형과는 앞으로 쭉 작업을 같이 할 거니까요.

‘Yellow Cab’의 작사에도 빈지노가 참여했다고 되어 있는데, 어떤 부분에 참여한 건가요?

빈지노 형이랑 작업한 지 아직 얼마 안 됐을 때 ‘Yellow Cab’의 비트를 틀고 프리스타일을 한 적이 있어요. 노래 처음에 나오는 “Sweet Jesus!” 같은 애드리브는 다 그때 나온 거고, 가사는 없었지만 플로우도 그때 어느 정도 다 완성됐어요. 훅 부분은 좀 더 멜로딕하게 가자는 의견도 빈지노 형이 줬어요. 1절과 훅까지의 구성은 프리스타일 할 때 다 나왔죠.

1절 시작하는 “Hopped on a yellow cab”부터 “Oh my head” 나오는 초반 부분을 빈지노 형과 같이 썼고, 제가 나머지를 완성해서 갔더니 2절 마지막에 “너의 입술이 그랬듯이”라는 가사를 넣자고 아이디어를 줬어요. 그 얘기를 듣고 완전 소름이 돋았어요. 제가 하고 싶던 이야기와 딱 맞아떨어지고 비유도 너무 좋았거든요.

‘Hula Hoops’에는 화사도 참여했는데요. DPR 라이브가 화사, 수지, 엄정화 등 아티스트의 노래에 피처링을 한 적은 있지만, DPR 라이브의 노래에 여성 보컬이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어? 정말 그렇네요? 너무 신기하네요. 여자 가수 분들과 여러 번 작업을 해서 당연히 제 노래에도 같이 한 곡이 있는 줄 알았어요.

그런 걸 생각하면 화사와는 이미 ‘I’m bad too’, 엄정화의 ‘호피무늬’에서도 호흡을 맞춘 바 있고, 이번이 세 번째 협업이에요. 바이브가 특별히 잘 맞는 부분이 있나 봐요?

먼저 성격이 너무 잘 맞아요. 서로 예의를 지키고 존중하는 태도예요. 물론 음악적으로도 좋아하고요. 그리고 사실 그 사이에 같이 작업한 곡이 하나 더 있었어요. 결국 발표는 안 됐는데 원래 싱글을 먼저 하나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그 노래에 화사 씨가 피처링까지 이미 해준 상태였고요. 심지어 뮤직비디오도 저는 거의 다 찍었고, 화사 씨는 스타일링 완료해서 찍으러 오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뒤늦게 음악을 다시 듣는데 이 노래는 도저히 준비가 안 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런 생각이 들 때 노래를 내는 건 안 되거든요. 그래서 발매를 엎기로 했고, 화사 씨에게 전화로 사과하고 상황을 설명했는데, 아티스트로서 공감하며 제 상황을 모두 이해해줬어요. 오히려 쿨하게 다음에 또 멋있는 걸 함께할 기회가 생기면 다시 연락해달라고 해줬어요. 자연스럽게 이번 노래를 준비하면서 생각이 났죠.

DPR의 작품은 뮤직비디오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Yellow Cab’의 뮤직비디오에는 ‘캔디’라는 여성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포인트인 것 같았는데요.

저는 원래 노래를 만들 때 시각화를 하는 습관이 있거든요. 이 노래를 만들 때는 하이틴 영화를 떠올리면서 작업했어요. 한 10대 소년이 조금은 독특하고 인상적인 소녀와 교류를 해 나가는 그림을 그렸죠. 하지만 또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는 여성 인물이 등장할 예정은 아니었어요. 가사에서의 시각화와 영상 작업이 꼭 같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촬영을 하다 보니 저도 이안 형도 뭔가 더 특별한 요소가 하나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여성 인물이 등장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죠. 저희 스타일리스트가 신비롭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잘 스타일링 해줬고, 그걸 보고 DPR 이안도 바로 영감을 받아서 다음 촬영을 진행했어요. 저희 팀은 이렇게 핑퐁처럼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구체화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앨범이 나오고 몇 시간 뒤에 공개될 ‘Hula Hoops’의 뮤직비디오는 어떤 부분이 포인트일까요?

‘Yellow Cab’ 뮤직비디오를 보고서 ‘Hula Hoops’에 그 뒷이야기가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Yellow Cab’에는 여러 장치나 의미들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Hula Hoops’는 단순히 비주얼적으로 즐겁게 볼 수 있는 뮤직비디오예요. 시원하고 재밌는 분위기를 담았고, 가볍고 즐겁게 볼 수 있는 비디오라고 생각해요. 저와 빈지노, 화사 그리고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댄서 분들만으로 이미 볼거리가 충분하고 존재감이 넘치기 때문에, 굳이 다른 장치를 더해서 시선을 분산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이번 뮤직비디오에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리아킴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떤 인연으로 함께하게 됐나요?

리아킴 누나와는 사실 스무 살 때부터 알던 사이예요. 제가 한창 춤춘다고 까불던 시절이었는데요. 당시에 막무가내로 춤을 추다가 제가 인정하는 멋진 댄서에게 제대로 춤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리아킴 누나를 찾아갔고, 실제로 몇 개월 동안 춤을 배웠어요. 누나가 아이돌 안무를 짜서 시안을 보낼 때 저도 같이 춤을 추기도 했고, 수업도 들었어요. 유명한 가수 분의 백업 댄서도 한 적 있어요. 군대 가기 전까지 평화롭게 춤을 추던, 저한테는 너무 좋은 추억이죠. 그때 이후로 사실 연락을 딱히 못 했는데, 이번 기회에 연락을 드렸어요. 만나서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도 가보고, 누나 더 성공한 모습도 보고 하니까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예전에 비보이 지망생이었고 춤을 췄다는 사실은 알았는데, 댄서로 무대에 올랐다는 건 처음 알았어요. 심지어 리아킴과 사제 관계였다는 것도요.

그러게요. 어쩌면 사람들에게는 생각 못했던 인연일 수도 있겠네요. 당시 누나 입장에선 제가 되게 웃겼을 거예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가 와서 애교 부리면서 “누나 저 팝핑 하고 싶은데 어떡하면 돼요?” 그랬으니까. 근데 또 누나는 “팝핑은 삼두를 튕기는 거야” 이러면서 진지하게 알려주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누나는 잘 알려줬는데 제가 진지하게 열심히 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웃음)

안 그래도 이번에 누나를 만나서 그 시절 얘기를 하는데, 제가 마지막으로 헤어지기 전에 “누나, 저 랩과 음악으로 이런이런 대단한 걸 이룰 거예요!”란 이야기를 했대요. 저는 기억이 안 나거든요. 그 당시만 해도 누나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제가 DPR 라이브로 활동하는 걸 보고 많이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여러모로 뜻깊은 촬영이었어요. 참고로, 궁금하시겠지만 제 댄서 시절 영상은 절대, 절대 못 찾을 거예요.(웃음)

사실 이렇게까지 듣고 나니까 혹시 댄스에 미련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아뇨, 저는 춤을 못 추는 사람입니다.(웃음) 물론 음악을 타고 움직임을 보여주는 건 있겠지만 안무를 맞춰서 추고 그런 건 또 다른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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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EP가 이미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사실 선공개곡 ‘Yellow Cab’에서는 DPR의 예술이 충분한 인정을 못 받는 상황에 대한 아쉬움이나 분함이 많이 느껴졌어요.

물론 사람마다 생각은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DPR은 이미 충분히 떴고, 내 친구들도 다 알고 다 좋아하는데.”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 정도는 저희의 목표에 비해 너무 작아요. 저희가 들이는 노력과 저희가 내놓는 결과물을 생각할 때 그 정도 성공으로는 전혀 만족할 수 없어요. 저희는 제작비 안 아끼고 다 쏟고, 모든 창조성과 시간을 다 쏟아부어요. 그것에 비해 돌아오는 게 이 정도인 건 만족이 안 돼요.

그 안에는 사람들의 인정이나 금전적인 부분 모든 게 다 포함돼요. 그것들이 저희가 다음에 또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니까요. 팬분들은 저희가 내놓는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좋아하지만, 저희가 그걸 계속 하려면 지금 정도의 규모로는 지속이 어려워요. 그래서 ‘DPR의 작품이 너무 좋지만 나만 알고 싶다’는 사람에게는 서운하고 답답한 마음도 있어요. 그건 답이 아니거든요. 저희는 지금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둘 자격이 있어요.

‘AWESOME!’은 시원하게 상식을 깨부수는 노래예요. 동시에 말미에는 여러 메시지로 앨범을 끝맺음하는 트랙이기도 한데요.

이 노래는 처음 만들 때부터 아예 ‘생각을 하지 말자’ 하고 썼어요. 의식의 흐름을 따라 가는 거죠. 제가 흔히 말하는 ‘빡센 랩’을 할 때도 이렇게 온전히 흐름에 맡기는 노래를 만든 적은 없었던 것 같거든요. 사실 발매할 거란 생각은 전혀 안 하고, 스트레스 풀고 싶어서 만들었던 곡이에요. 결국 이 노래가 마지막 곡이 된 건 마지막 메시지 때문이에요. 팬들에게 보내는 이야기나 제가 보내고 싶은 긍정적인 메시지들을 담았거든요. 여름을 위한 앨범이지만, 팬들에게 보내는 인사와 저희의 긍정적인 바이브로 커튼 콜을 하듯 마무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마지막 메시지 부분에도 나오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에 제약이 많이 생겨서 아쉬울 것 같아요. 코로나19가 끝나면 어떤 활동을 먼저 하고 싶나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찾아온다면 당연히 저희는 일단 투어를 할 거라고 생각해요. 진작에 했어야 하는데 못하고 있는 게 너무 아쉬운 상황이에요. 저희도 그렇고 팬분들도 그렇고요. 물론 그때까지는 계속해서 음악을 만들고 있겠지만, 코로나19가 끝난다면 당장 투어를 가장 먼저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음악 외적인 분야에서도 DPR의 더 많은 행보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저희 팀은 정말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모여 있어요. 그래서 노래나 영상, 패션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속해서 다음 작업물을 준비 중이에요. 저희가 하는 창작의 범위에 한계는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구체적인 건 얘기하기 어렵지만, 가깝게는 패션 쪽으로 뭔가가 나올 것 같다 정도만 살짝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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