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스마크의 팝업바 ‘BAR 독주’의 온라인 체험

문래동 철공소 골목 안, 핸드메이드 가치를 이어가는 이들을 위한 공간

음식

사람들은 서울을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도시’라고 말한다. 서울 곳곳에 자리 잡은 오래된 동네 풍경은 새로운 문물의 영향으로 사라지거나 빛을 잃곤 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색을 유지하며 새로운 예술의 물결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동네가 있다. 바로 영등포구 문래동이다.

누군가 ‘문래동의 낮은 쇠가 지배하고, 밤은 예술과 문화가 지배한다’고 했다. 과거 무수한 방직 공장이 모였다는 데서 유래한 ‘문래동’의 이름처럼, 이곳은 대한민국 산업화 시대의 거친 단면과 창작자들의 예술과 문화 공간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비록 1980년대 전성기에 비하면 많은 공장이 터를 옮겼지만, 여전히 낮의 문래동은 금속을 가공하는 기계의 쇳소리가 골목 사이를 점령한다. 그러나 해가 저물고 저녁이 오기 시작하면 이곳에는 ‘문화’의 기운이 감돈다. 과거 수십 년을 이어온 산업 단지의 정체성을 부정하지 않은 채, 다양한 사람이 저마다 개성을 띤 문래동 골목으로 몰려들기 시작한다.

문래동의 랜드마크, 왕대박식당을 변주한 ‘BAR 독주’

2021년 5월 28일부터 6월 20일까지 매주 금요일부터 토요일에 문을 여는 ‘BAR 독주’는 문래동을 대표하는 노포 중 하나인 왕대박식당을 리노베이션한 메이커스마크의 팝업 바이다. 오래된 한국어 간판과 정문의 한국어 서체, 1층과 2층에 각각 테이블이 있는 식당의 공간 구조를 유지한 채로 메이커스마크의 고유한 이야기를 녹여냈다는 점이 흥미롭다. 바 입구의 거대한 메이커스마크 애드벌룬과 붉은빛을 내는 ‘Maker’s Mark’ 네온사인은 멀리서 온 손님들에게는 반가운 표식이고, 동네를 지나는 주민들에게는 생경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장치가 된다.

메이커스마크 ‘시그니처 칵테일 클래스’

철공소들이 옹기종기 모인 BAR 독주의 골목길보다 한층 조도가 낮은 1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텐더와 바 테이블이다. 메이커스마크의 핸드메이드를 고집하는 장인 정신과 같이 집념있는 바텐더들의 개성있는 메이커스마크 ‘시그니처 칵테일 클래스’가 열리는 공간이다.

청담동의 ‘바 제스트’ 오너 바텐더 김도형, 바텐더 한은규, 연남동 ‘올드패션드’ 오너 바텐더 이한별, 논현동 영동시장 ‘바 장생건강원’의 오너 바텐더 윤상엽과 서정현, 경리단길 바 ‘프레그릿’의 민경준 바텐더와 전주 남부시장에 보석처럼 자리 잡은 ‘바, 차가운 새벽’의 오너 바텐더 강나위가 이 특별한 클래스를 이끌어간다. 대한민국을 망라한 바텐더들이 직접 고른 스탠더드 칵테일과 바텐더 시그니처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다.

시그니처 칵테일 클래스는 최대 4명이 참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버번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버번과 위스키에 관한 설명으로 시작하여, 메이커스마크의 역사와 라벨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온 ‘핸드메이드 버번’의 정신에 관한 이야기를 바텐더 각자의 해석을 곁들여 흥미롭게 들을 수 있다. 식전주를 마시듯이 아무것도 타지 않은 니트 버번을 시음하며 이야기를 마치면, 메뉴에 쓰인 바텐더 시그니처 칵테일을 주문하는 대신 직접 칵테일을 ‘제조’하는 경험이 이어진다.

칵테일 장인으로 칭해도 손색이 없는 바 올드패션드의 오너 바텐더 이한별은 메이커스마크에 어울리는 두 가지 시그니처 칵테일을 준비했다. 하나는 이름부터 버번과 어울리는 ‘켄터키 벅(Kentucky Buck)’이고, 다른 하나는 마실수록 겹겹이 쌓인 재료와 버번의 맛이 차례로 느껴지는 ‘뱀부자이드 앤젤(Bamboozied Angel)’이었다. 바 테이블에 앉아서 칵테일을 서빙 받은 경험은 익숙한 풍경이지만, 바텐더의 조언에 따라 직접 버번 칵테일을 만들어보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바텐더의 손에서 물처럼 흐르던 셰이커를 세차게 흔들 때, 손이 얼얼할 정도로 차갑다는 것 또한 처음 알게 되었다. 핑거 스냅으로 비터를 몇 방울 떨어트린 후 완성한 시그니처 칵테일은 지금껏 먹어온 어떤 칵테일과 비교하기 어려운 맛이 났다. 당신이 칵테일을 즐긴다면, 한 번쯤 반드시 메이커스마크 칵테일 클래스에 참가하길 진심으로 권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스탠딩 바와 메이커스마크 아카이브

한 시간 남짓 이어진 시그니처 칵테일 클래스를 마친 후, BAR 독주의 1층은 자유로운 분위기의 스탠딩 바로 변신한다. 스트리트웨어와 스포츠 브랜드 스니커, 디자이너 브랜드의 옷과 가방을 걸친 사람들이 바 곳곳에서 저마다 버번과 칵테일을 주문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해가 기울고 빛이 공간을 점령하기 시작하면 은은하게 번지는 붉은 빛을 배경 삼아 손수 음악을 트는 DJ의 음악이 한층 기분을 돋운다. 커다란 디스플레이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메이커스마크의 로고와 왁싱 레드 캡은 일종의 디지털 아트워크처럼 느껴진다. 술과 사람들 그리고 문래동 한복판, 철공소 지역이라는 독특한 조합이 한데 모여 지금의 문래동을 상징하는 예술의 일부가 된다.

물론 BAR 독주의 이야기가 1층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2층과 연결된 계단 입구에는 메이커스마크의 브랜드 아카이브를 담은 이미지 월이 자리 잡고 있다. 손으로 그린 커다란 메이커스마크 스케치 위에는 브랜드의 역사를 바꾼 세 명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장인들이 남기는 시그니처’에서 영감받아 위스키병을 붉은 밀랍으로 씌우자는 아이디어를 낸 마저리 여사(Margie Samuels)는 메이커스마크의 창립자, 빌 새뮤얼스(Bill Samuels)의 부인이다. 그는 라벨과 밀랍 봉인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메이커스마크의 고유한 향과 맛을 담은 곡물 배합 비율 레시피 또한 발명했다. 기존 위스키에 사용하던 호밀을 과감히 빼고 70%의 옥수수와 16%의 밀, 14%의 보리를 배합한 황금 레시피를 만드는 결정은 바로 미저리 여사의 아이디어로부터 나왔다. 여사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아는 메이커스마크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왁스 디핑 존과 ‘독주’ 아티스트 기획전

붉은 계단과 2층 입구 포토존을 지나서 안으로 들어서면, 1층과는 또 다른 공간이 나타난다. 이곳에는 메이커스마크를 주제로 표현한 다양한 아트워크 전시와 함께 핸드메이드 메이커스마크의 상징인 ‘레드 왁싱캡’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왁스 디핑존(wax dipping zone)’이 있다. 기념 선물로 참석자들에게 제공하는 메이커스마크 글라스부터 자신의 소지품을 디핑하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굿즈를 만들 수 있는 체험이다.

왁스 디핑존이 자리 잡은 기다란 테이블과 안쪽 작은 방에는 메이커스마크에서 영감받은 아트워크와 함께, 자신만의 길을 걷는 아티스트들의 작품 전시 공간이 있다. 주얼리 아티스트 수연은 레드 왁싱캡의 각기 다른 실루엣을 표현한 금속 목걸이를 제작했다. 서로 다른 색과 소재를 모은 소형 쿠션은 해체주의 디자이너 윤경덕의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수필 작가 유지혜는 메이커스마크를 주제로 한 ‘술’에 관한 수필집, <Book of Drinks>를 소개한다. 수필집의 그림과 글을 손수 완성한 유지혜는 “다른 사람의 시선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해방되어 어떤 길로도 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때로는 자유롭게, 때로는 굳센 마음이 느껴지는 세 가지 작업은 모두 ‘핸드메이드’로부터 출발하여 본인만의 길을 걷는 ‘독주’의 또 다른 모습이다.

‘나만의 메이커스마크 라벨’ 만들기

메이커스마크의 제조 과정은 레드 왁싱 캡과 라벨 부착은 물론 양조 숙성 과정인 배럴 로테이션까지 전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창립자 빌 새뮤얼스의 부인 마저리 여사가 직접 손수 라벨을 디자인했듯이, 2층 좌식 바에 앉으면 테이블마다 ‘나만의 메이커스마크’ 라벨을 디자인할 수 있는 아이패드 체험이 기다린다. 스티커와 텍스트, 브러시와 애플펜슬을 통한 드로잉까지 다양하게 꾸민 메이커스마크 이미지를 저장한 뒤 메이커스마크 인스타그램 계정을 태그하여 업로드하는 이벤트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1층에 상주하는 대표 바텐더들이 제조한 메이커스마크 칵테일을 주문하고, 예술과 신념, 창작과 거리의 이야기가 담긴 문래동의 한복판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면 된다.

핸드메이드, 메이커스마크의 가치

메이커스마크가 문을 연 팝업 공간 ‘BAR 독주’는 ‘핸드메이드’를 고집하는 브랜드 본연의 신념과 더불어, 문래동이 내포한 과거 산업단지의 풍광이 잘 만든 버번 칵테일처럼 흥미롭게 섞여 있다. 팝업 바 이름인 ‘독주(獨走)’는 알코올 함량이 높은 버번에 관한 은유이자, 사전적 의미 그대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여전히 핸드메이드라는 가치를 지켜온 메이커스마크의 집념 그 자체이다. 문래동 팝업은 이미 종료되었지만 앞으로 메이커스마크와 버번에 관한 다양한 체험이 기대되며 ‘자신에게 취한 이들이 걷는 길’이라는 BAR 독주의 슬로건을 온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으며 다음 팝업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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