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모델들을 소개하는 빈티지 롤렉스 입문 가이드, 파트 1

‘젖꼭지’라는 별명이 붙은 롤렉스의 정체는?

패션 

시계 수집은 생각보다 복잡한 일이 될 수 있다. 긴 시간 동안 여러 차례의 업데이트를 거친 모델들을 찾다 보면 머리는 더욱 아파진다. 거기서 더 시간이 지나면, 서비스/프랑켄 파트부터 가품, DIY 작업들까지 온갖 주변 정보들이 특정 모델을 찾는 과정을 방해할 것이다. 여러분이 알아보고 있는 브랜드가 무려 한 세기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면, 그 과정은 더욱 어려워진다.

레퍼런스 모델과 각각의 변형(배리언트)에 대한 이야기까지 가면, 롤렉스 서브마리너 시계의 작은 부분까지 그 특성을 모조리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롤렉스는 가장 많은 커스텀 제작과 가품 제작이 이루어지는 시계 브랜드일뿐만 아니라 공식 제품들도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디테일 수정이 이뤄져 왔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시계 커뮤니티에서는 그 중 특정 레퍼런스를 부르는 별칭들도 생겨났다. 만약 본격적으로 이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면, 시계 무브먼트(부품)의 외주 생산처와 공급업체 변화, 다이얼의 폰트를 비롯해 자외선 노출 정도와 마감칠 구성에 따라 달라지는 다이얼과 베젤의 변색 컬러까지 탐구하게 될 것이다.

이미 여기서 소개하는 시계들을 다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이 리스트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보다 깊이 롤렉스의 세계에 뛰어들고자 하는 새로운 시계 입문자들에게는 순식간에 가격이 치솟는 현 세대 롤렉스 시계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초창기 레퍼런스들을 확인하는 것도 의미있을 것이다. 또 어쩌면 이 시계들이 지닌 독특하고 흥미로운 매력을 곧장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다양한 희귀 롤렉스를 소개하기 위해, 우리는 ‘밥스 워치스’의 폴 알티에리와 함께 그의 빈티지 롤렉스 컬렉션을 살펴봤다.

6200 ‘빅 크라운’

시작은 롤렉스 6200 모델이다. ‘빅 크라운’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시계는 빈티지 롤렉스 수집가들 사이에서 전설적인 모델이다. 폴 알티에리의 개인 컬렉션에서 가져온 이 사진 속 시계는 1956년에 생산된 모델로, 많은 롤렉스 마니아들에게 궁극적인 ‘끝판왕 시계’로 여겨진다. 이 시계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희귀한 3, 6, 9 숫자 인덱스와 노 해시 베젤이다. 하지만 그보다 이 시계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무언가가 없다’는 점이다. 다이얼의 하단부에는 전통적인 ‘서브마리너’ 표기가 없고, 크라운 가드도 없다. 이 시계는 또한 메르세데스-벤츠 엠블럼 문양의 핸드를 가진 첫 모델이자 크라운의 왕관 문양 아래 ‘BREVET’ 글자가 새겨진 첫 서브마리너 모델이기도 하다.

6538/6 ‘레드 뎁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희귀 빈티지 롤렉스 서브마리너는 레퍼런스 6538/6이다. 이 시계를 어디서 본 것 같다고 느낀다면, 이것이 과거 크리스티 경매에서 1백만 달러에 낙찰된 서브마리너와 여러 유사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계에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먼저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모델의 방수 등급이 200m/660f인 것에 비해 이 모델은 100m/300f이다. 그리고 경매에서 팔린 모델은 베젤이 분실됐지만, 이 6538/6의 베젤은 원래대로 있다. 또한 세월에 빛바랜 핸즈와 다이얼의 컬러는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바로 위에서 소개한 6200 모델과 마찬가지로 크라운 가드가 없지만, 이 모델이 훨씬 더 작은 크라운을 가지고 있다.

6538 ‘길트 + 페이디드 베젤’

크리스티 경매에서 1백10만 달러에 팔렸던 시계를 기억하는가? 그 시계는 놀라운 뒷이야기가 숨겨진 낡아빠진 6538 모델이었다. 크리스티 경매에서 팔렸던 시계가 온갖 고초를 겪은 상태였다면, 이 사진 속 같은 모델은 아주 깨끗하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해시 마크가 새겨진 빛바랜 베젤이다. 베젤은 원래의 블랙 컬러에서 자주색이나 와인색에 가깝게 색이 바랬다. 그 다음으로 눈이 가는 곳은 길트 컬러, 즉 금빛의 글자다. 길트 다이얼은 롤렉스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광택이 있는 블랙 컬러에 대비되는 앤티크한 골드 컬러 마킹으로 잘 알려졌다. ‘서브마리너’라는 글자 또한 금색으로 쓰여 있으며, 시계는 세월을 담은 아름다운 컬러를 보여준다.

5512 ‘스퀘어 크라운 가드’

스퀘어 크라운 가드를 지닌 빈티지 롤렉스 서브마리너 레퍼런스 5512는 틀림없이 모든 컬렉터들의 위시리스트에 들어가 있는 모델이다.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실물은 10여 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발견 자체가 쉽지 않다. 1960년대 초 처음 스퀘어 크라운 가드가 도입됐을 때, 고객들은 가드 때문에 크라운을 돌릴 때 번거롭고 불편하다는 불평을 내놨다. 그래서 롤렉스가 내놓은 해답은? 롤렉스는 새로운 모델에 뾰족한 크라운 가드를 도입해 시간 조정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박시한 크라운 가드와 금빛 레터링이 장식된 이 초희귀 서브마리너는 가장 안목 있는 컬렉터들도 손에 넣고 싶어하는 아이템이다.

5513 ‘티파니앤코 + 맥시’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롤렉스와 티파니앤코는 상당히 오랜 역사를 함께했다. 이 시계의 다이얼에는 두 브랜드의 상징이 함께 새겨져 있다. 이 시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맥시 I 다이얼’이다. ‘맥시 다이얼’은 이 시계에 새겨진 커다란 룸 플롯(인덱스)를 말한다. 1962년에 생산되기 시작해 1990년까지 생산된 서브마리너 5513은 전형적인 롤렉스 다이브 워치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에 중고 거래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다. 5513은 생산된 기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특히 가품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1680 ‘레드 서브/싱글 레드 + 마크 V’

이 시계는 1971년경 생산된 레드 서브마리너다. 이 모델은 마크 V 다이얼의 마킹을 전부 보여주고 있는데, 앞서 발매된 다른 제품의 방수 등급 표기 방식인 ‘미터 우선 표기’가 아닌 ‘피트 우선 표기’를 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이얼의 중앙 하단에 아주 얇게 쓰여진 방수 등급을 확인할 수 있고, 데이트 휠에는 ‘오픈 식스’ 폰트가 새겨졌다. ‘오픈 식스’란 롤렉스의 날짜 표시창에 등장하는 숫자 폰트 중 숫자 ‘6’과 ‘9’의 동그란 부분이 닫히지 않고 열린 글씨체가 적용된 것을 말한다. 이 모든 특징은 시리얼 넘버와 완전한 조화를 이룬다.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트리튬 인덱스가 변색돼 크리미한 옐로 컬러를 띄고 있는 것도 특징.

1680 ‘18k YG 트로피컬’

18k 황금으로 만들어진 1978년산 빈티지 롤렉스 서브마리너 레퍼런스 1680이다. 태양광선과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트로피컬’ 컬러로 변색된 다이얼이 특징. 어떤 사람들은 이런 변색을 ‘데미지’로 인식하지만, 이런 종류의 에이징과 시계 개체에 더해진 개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수집가들은 아주 많다. 다이얼은 기존 메탈릭 블루 컬러였지만, 오묘한 퍼플 컬러로 변색된 것이다. 이 시계는 블루와 블랙 다이얼 버전이 있는데, 둘 다 그레이, 오렌지, 브라운 등 트로피컬 계열 변색된 상태로 발견됐다. 사진 속 폴의 버전을 자세히 보면, 방수 등급 표기의 폰트가 일반적인 서브마리너와 다르다는 것 또한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1680 ‘18k YG 니플 다이얼 + 주빌리 브레슬릿’

‘니플’이라는 별칭은 특별한 인덱스 디자인 때문에 붙은 것이다. 정장과 함께 포멀하게 착용하기 좋은 디자인의 해당 블랙 다이얼 서브마리너는 1968년에 생산됐다. 이 시계가 특별한 것은 흔치 않은 18k 골드 주빌리 브레슬릿이 함께 제공됐기 때문이다.

16800 ‘스파이더 다이얼’

불완전성과 비영속성의 미학을 뜻하는 ‘와비 사비’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모델. 처음 이 모델을 마주쳤을 때는 할인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일부 딜러들은 이 모델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반면, 빈티지 시계를 전문 취급하는 ‘그레이 앤 파티나’ 같은 딜러들은 그 특별한 매력을 눈여겨봤다. 이 수많은 크랙 혹은 ‘거미줄 모양’ 다이얼은 1970년대 후반 호러 영화에서 주인의 시계가 떨어진 장면에서나 상상했을 것이다. 하나쯤 이런 ‘스파이더 다이얼’ 롤렉스를 갖고 싶었지만 실행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전면에 크랙이 생성된 다이얼은 본 적도 없었지만, 그래도 망설임이 있었다. 수리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아주 좋은 가격에 하나를 팔겠다는 사람이 나타났고, 뒤돌아보면 나는 바로 그걸 샀어야 했다. 이 유니크한 패턴은 롤렉스가 시계를 더 고급스러워 보이도록 서로 다양한 소재를 시험하기 시작했을 때 생겨났다. 이 과정을 통해 롤렉스는 무광 다이얼에서 유광 다이얼로 소재를 바꿨다. 브랜드가 완벽한 마감칠 기술을 완성하기 전 시절의 빈티지 서브마리너 중에서는 이처럼 크랙이 생긴 다이얼을 지닌 모델이 극소수 존재한다.

14060 ‘커스텀’

롤렉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커스텀 되는 시계 브랜드다. 슈프림조차 지난 2013년에 악명 높은 커스텀 서브마리너를 내놓은 적이 있다. 순수주의자들은 커스텀 시계를 싫어하고, 솔직히 본인도 커스텀 시계는 ‘복불복’이라고 생각하지만, 높은 퀄리티의 커스텀 시계는 인정하게 됐다. 내가 커스텀 롤렉스를 처음 접한 건 커스텀 전문 회사 뱀포드 워치 디파트먼트를 통해서였다. 당시는 수많은 커스텀 업자들이 개별적으로 요구받은 다이얼 프린팅에 맞춰 시계를 커스텀하던 시기였다. 커스텀 업계 전체가 고급 소재, 귀금속,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을 활용하며 상당히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 뱀포드 외에도 매드 패리스, 블라켄, DiW 등의 커스텀 전문 회사들이 있다. 무브먼트까지 포함한 보다 높은 수준의 커스텀을 원한다면 아티산스 드 제네브에 의뢰하면 된다.

롤렉스 브랜드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알아보고 싶다면 ‘브랜드 프로필: 롤렉스 편‘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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