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텍 필립 CEO, “우리 아들도 노틸러스 시계 못 구한다”
그가 직접 밝힌 인기 모델 단종 이유는?

바로 어제, 공장에서 출하된 뒤 개봉조차 안 된 파텍 필립 노틸러스 ref. 5711-1A-014가 경매에 오르면서 큰 화제가 됐다. 파텍 필립의 공인 판매점에서는 2017년부터 시계를 비닐 포장지 안에 밀봉된 상태로 판매하지 않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포장 상품이 리셀 시장에 나오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몇몇 시계 리셀 사이트에서 해당 모델이 정가의 10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러한 높은 경매가와 구매 경쟁은 ‘블루 다이얼’ 5711-1A-010 단종에 이어 ‘그린 다이얼’ 5711-1A-014 모델을 끝으로 노틸러스 라인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과열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기 모델을 단종시킨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영국의 <더 텔레그래프>에서 파텍 필립의 CEO 티에리 스턴(이하 스턴)에게 직접 그 이유를 물었다.
스턴은 먼저 단종 이유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아이코닉한 블루 다이얼 노틸러스 Ref. 5711/1A-010 모델 생산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 실수라고 하지만, 내게 있어 그건 필요한 일이었다. 우리는 어떤 한 가지 모델도 너무 많은 양을 생산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하면 제품의 가치가 떨어지고, 그건 우리 제품을 소장한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하나의 모델이 너무 큰 힘을 얻게 되면 우리가 한 가지 제품만으로 기억되는 브랜드가 될 위험성도 있다. 나는 그런 걸 바라지 않는다. 시장에서 그 디자인에 대한 흥미가 갑자기 줄어든다면, 우리에게는 다른 제품들도 많이 있다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또 다른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인기 모델 생산 중단에 대한 대책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알다시피 나는 전체 노틸러스 라인업 생산을 중단하는 게 아니고, 단지 이 모델 하나의 생산을 중단한 거다. 물론 나에게는 플랜 B가 있다. 다른 생각도 없이 그런 인기 제품 생산을 중단시키지는 않는다. 아마 조금 더 기다려야겠지만, 또 다른 뭔가를 내놓을 것이다.”라는 이야기에서 신작에 대한 예고를 읽을 수 있다.
한편 그는 최근 밀봉된 노틸러스 ref. 5711-1A-014가 경매 시장에 오른 사건에 대해 “우리도 그렇게 곧장 시계를 되파는 사람들에게 우리 제품을 판매하는 걸 피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컨트롤하기가 쉽지는 않다.”라고 이야기하며,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에 분개하는 사람들에게 본인과 본인의 아들조차도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없으며, 그것이 파텍 필립의 미학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