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이 인터뷰 -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그의 '여행 이야기'

성공, 결혼 그리고 입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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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프로듀서, 레이블 데자부 그룹의 설립자 등, 비와이에게는 여러 호칭이 붙는다. 그런 그가 ‘비와이 더 훵키스트’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새 EP <032 Funk>에는 기존과는 다른 모습이 담겨 있다. 프로덕션에는 비장하고 자극적인 소리 대신 훵크의 흥겨움이 가득했고, 비와이는 가짜 래퍼들을 향한 일갈 대신 한 사람을 향한 애정을 이야기했다.

성공과 결혼이라는 전환점을 돌아 8월 입대를 앞둔 비와이는 결혼 이후 자신의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한다. 아래의 인터뷰에서 음악, 일상 등 그의 변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The Movie Star> 이후 2년, <NEO CHRISTIAN> 이후로는 약 1년 만의 새 EP를 발매했어요. 그간 광고 음악 외에 개인 음악을 발표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The Movie Star>를 내고 좀 바빴어요. 2019년에 <쇼미더머니>에서 가장 망한 시즌, <쇼미더머니 8>의 프로듀서로 참여했죠. 2020년에는 손 심바랑 같이 <NEO CHRISTIAN>을 냈고 <쇼미더머니 9> 촬영이 있었고요. 2년간 많은 것을 배웠어요. 사람이 겸손해지더라고요. 동시에 뭘 만들어야 할지 몰랐어요. 음악적으로 헤매던 와중에 바쁘기까지 했으니 솔로 앨범을 만들 여유가 없었죠.

<032 Funk>의 ‘032’를 보며 두 가지 생각을 했어요. 하나는 인천 공항, 또 하나는 비와이의 고향인 인천이요.

둘 다 맞죠. 근데 인천 공항에 조금 더 가까워요. 대한민국에서 해외여행을 가려면 무조건 인천을 가야 하잖아요. 그리고 이번 앨범은 여행에 관한 앨범이니까요.

앨범 주제를 여행으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앨범을 만들어야 하는 데 할 얘기가 없는 거예요. 그러던 와중에 아내가 힘들고 어려운 것 말고 일상적인 것들을 써보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딱 여행이었어요. 저희는 매년 갈 정도로 여행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결혼한 이유에도 부모님 눈치 안 보고 자유롭게 놀러 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 근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디도 갈 수가 없으니 아쉽더라고요. 그런 마음을 앨범에 녹여보고 싶었고, 같이 갔던 여행지를 떠올리거나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가사를 썼어요.​

결혼 생활이 ‘비와이의 첫 사랑 앨범’을 만드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됐네요. 결혼 생활은 어때요?

저는 꿈이나 야망을 항상 ‘데자 뷔’의 시선으로 대해요. 제가 목표를 세우면 마음속으로 “이 목표는 이미 어제 이룬 거잖아”라는 식으로, 꿈을 이미 이룬 것처럼 사는 거죠. 결혼 생활에서는 정반대로 ‘자메 뷔’를 겪고 있어요. 매일이 처음 겪는 것 같아요. 감동적이고, 은혜롭고 거룩하죠.

예전에 저스틴 비버가 결혼 후에 삶이 안정적으로 변했다고 말한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거든요. 그가 느낀 안정이 무엇인지 알게 됐어요. 제 삶에 안식처가 생긴 것 같아요. 결혼 전에는 데이트마다 특별한 것들을 해야 했는데, 이제는 별것이 없어도 늘 행복하고 새로워요. 사람과 환경 모든 게 똑같은데 왜 새로운지 모르겠어요. 참 놀랍죠.​

프로듀서 비와이가 그린 <032 Funk>는 어떤 앨범이었나요?

<The Movie Star>는 비장한 분위기에 랩도 공격적이고 프로덕션도 자극적이잖아요. 이런 특징에 물렸다는 반응이 있었어요. 사실 제가 듣기도 버겁더라고요. 아내와 같이 카페나 식당을 가면 제 음악이 나올 때가 있어요. ‘Forever’나 ‘가라사대’ 같은 곡이 편한 장소에서 나오면 너무 민망하더라고요. 그래서 언제 어디서 들어도 부담 없는 음악을 만들어봐야겠다 싶었어요.

제가 전에 포르쉐에 관한 얘기를 들었는데요. 포르쉐의 정체성은 ‘911’이지만, 실제로 망해가던 포르쉐를 살린 건 접근성이 뛰어난 ‘카이엔’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비와이’ 하면 떠오르는 웅장하고 비장한 프로덕션은 포르쉐 911이지만, 그게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고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032 Funk>는 포르쉐의 카이엔 같은 앨범인 거죠.

그러한 시도를 녹일 수 있는 많은 장르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왜 훵크였나요?
2018년 정도부터 훵크라는 장르에 큰 매력을 느꼈었고, 언젠가 꼭 건드려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한편으로 힙합의 뿌리는 훵크잖아요. 훵크 음악을 샘플링하고, 루프를 돌려서 드럼 얹고 랩을 한 것이 힙합 음악이니까요. 그 근본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배움의 자세, 학생의 태도, 겸손한 마음으로 공부하면서 음악을 만들었어요.

<032 Funk> 발매 전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비와이 더 훵키스트’로 바꿨더라고요.

훵크 음악을 만드는 김에 말장난을 쳐볼까 싶었어요. 워렌 지, 닥터 드레 같은 사람들이 피훵크에 본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녹여서 쥐훵크를 만들었잖아요. 그런 걸 동경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근데 며칠 전에 수정하려고 보니까 수정이 안 되더라고요. 다음 것도 준비해야 하는데, 언제쯤 수정할 수 있을지….

첫 번째 트랙 ‘떠 버릴래’는 유일하게 외부 프로듀서로 그레이가 참여했어요. 그래서인지 유일하게 훵크보다는 라틴 음악에 가까운 곡이더라고요.

톰 미쉬처럼 요즘 트렌드로 발전된 훵크 음악을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제 능력으로는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그레이에게 곡을 부탁했어요. 초안이 왔는데 리듬이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라서 수정 요청을 보냈어요. 그런데 랩을 해보니까 또 자연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032 Funk>가 정규 앨범이었다면 고집을 부려서라도 바꿨을 거예요. 하지만 이번 EP는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즐기면서 만들기로 했기 때문에 그대로 갔어요.

샤넬, 디올, 고야드,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이번 앨범에는 유난히 브랜드의 이름이 많이 나오죠. 이유가 있나요?

‘여행’하면 쇼핑이잖아요. 적어도 제게는 그래요. 여행은 돈 쓰러 가는 거니까요. 그래서 가사에 쇼핑을 연상할 수 있는 브랜드 이름을 많이 넣었어요. 사실 예전에는 엄청나게 좋아한다고 말할 것들이 있었는데요. 요즘에는 관심이 없네요.

‘Celebration’에서 “사실 아웃핏 링 빼고 보세와 자라 풀착장”이라는 가사가 정말 비와이의 모습인 셈이네요.

브랜드 옷을 걸쳐야 멋있는 줄 알던 때도 있었어요. 그래서 ‘9UCCI BANK’라는 곡도 만들었고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제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중에 옷 정보를 묻는 사람들이 있어요. 브랜드 없는 옷인데도 말이에요. 그런 일화를 가사에 넣은 거죠. 이제 래퍼라고 “내 옷 8백만 원”, 이렇게 노골적으로 말하는 것들이 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섯 곡 중 ‘Celebration’이 타이틀곡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앨범을 만들면서 사람들에게 계속 피드백을 들었어요. 사람들이 ‘Celebration’을 가장 좋아하더라고요. 실제로 제가 <032 Funk>에서 추구하려던 모든 것들이 ‘Celebration’에 담겨 있어요. 제 원래 스타일부터 실험성, 접근하기 쉬운 멜로디, 귀에 꽂히는 루프 등이요. 시기적으로도 적절했고요.

인스타그램에 댄서 ‘놀부’와 춤을 추는 영상을 올렸어요. 직접 춰보니 어땠어요?

원래 춤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잘 추고 싶다기보다는 퍼포먼스에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어요. 근데 뭘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가 인스타그램에서 놀부가 춤을 추는 영상을 봤어요. 안무가 아니라 진짜 멋있는 움직임처럼 보이더라고요. 이거다 싶었어요. 그래서 섭외를 했고, 댄서들을 ‘Celebration’ 뮤직비디오에 초대했죠. 놀부 덕분에 <032 Funk>의 해상도가 더 높아졌어요.

뮤직비디오에 군무가 하나쯤은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삭제된 장면으로 공개됐더라고요. 왜 삭제했어요?

군무를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느껴지면 징그러울 것 같았어요. ‘Celebration’은 행복한 음악이니까, 엄청난 것을 보여주기보다는 즐기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비와이’ 하면 타이트한 랩이 떠오르는데요. <032 Funk>의 랩은 리듬적으로 여유로워요. 일종의 도전이 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음절 수를 많이 줄이면서도 타이트한 랩을 하는 게 목표였어요. 훵크 음악을 들어보면 베이스가 리듬 사이사이를 채우잖아요. 변칙적으로 베이스가 들어가는 것이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런 베이스처럼 박자를 피해서 랩을 했어요. 이제는 소위 말하는 ‘차력’, 음절 수를 많이 넣어서 하는 랩은 촌스럽다고 느껴져서 잘 안 듣거든요. 근데 이렇게 얘기해도 어떤 사람은 제 랩을 ‘차력’이라고 느낄 거고, 어떤 사람은 음절 수가 많아서 부담스럽다고 할 거예요. 근데 저는 제가 하고 싶던 것이 잘 표현돼서 기뻐요.

그런 점이 ‘눈에 띄어’에서 가장 많이 느껴졌어요. 1970년대 소울, 훵크 장르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았거든요.

제임스 브라운의 ‘Sex Machine’이 레퍼런스였어요. 가사 중 “Get Up High”의 리듬을 “눈에 띄어”에 맞춰서 재해석했죠. 이에 맞춰서 라임을 이어나갔고요. 만들 때 정말 재밌었어요.

‘눈에 띄어’에는 도끼가 피처링으로 참여했죠. 비와이와 도끼, 이름만 보면 랩 트랙일 것만 같은데 실제로는 정반대였어요. 여유롭고 훵키한 트랙.

뻔하게 랩으로 꽉 채우는 곡은 안 만들고 싶었어요. 사실 이번 앨범도 랩으로 할 수 있는 최대치는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눈에 띄어’에는 엄청나게 뛰어난 랩이 들어 있어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겠지만요. 한편으로 도끼와 제가 좋아하는 사운드가 비슷해서 언젠가 꼭 같이해보고 싶었어요. 신선한 곡이 나올 것 같았거든요.

‘떠 버릴래’에 참여한 으네는 사람들이 잘 모를 것 같아요. 직접 소개해주시겠어요?

저도 데자부 그룹 직원 통해서 알게 됐어요. 몇 곡을 들어봤는데 소리가 정말 예뻤어요.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음악을 만드는 것 같았고요. 음악을 들어 보면 지나가는 게 아니라 어떤 포인트이든지 간에 각인이 돼요. 으네도 그런 점을 연구하는 것 같았어요.

입대를 앞두고 있잖아요. 데자부 그룹의 대표로서 공백에 관한 걱정은 없나요?

걱정이 없는 것이 걱정이네요. 신앙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제 인생은 저의 것이 아니에요. 미래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요. 신에게 맡기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는 거죠.

‘할 수 있는 것’에 아티스트 섭외가 있잖아요. 쿤디판다, 손심바, 비앙 등 데자부 그룹은 유난히 묵직한 아티스트가 많아요.

회사는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잖아요? 그런데 초반에는 돈을 벌어다 주는 아티스트보다는 레이블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아티스트를 원했어요. 이들 덕분에 데자부 그룹의 정체성이 확립될 수 있었죠. 근데 앞으로는 이런 사람들은 안 뽑을 거예요. 세 명이면 충분해요. (웃음)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조언이나 당부의 이야기를 하곤 하나요?

음악은 전혀 건드리지 않아요. 조언이라면 ‘쉬워 보이지 말자’, ‘나빠지자’ 정도. 그게 ‘악해지자’는 얘기는 아니에요. 스타일에 관한 거죠.

데자부 그룹은 컴필레이션 앨범이나 새로운 영입을 계획 중인가요?

곧 컴필레이션 앨범이 나와요. 새 아티스트도 발표할 예정이고요. 기존 데자부 그룹 아티스트들과는 색이 다르니 기대하셔도 좋아요.

군대를 다녀온 비와이는 어떤 모습일까요?

더 무모해질 예정이에요. 군대에 있는 동안 준비를 많이 할 거고요. 음악은 당연히 내는 거고, 더 많은 것들을 해보려고 해요. 사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데 코로나19가 다 막고 있었어요. 갔다 오면 끝나 있겠죠?

마지막으로, 훵크 공연이 끝나면 공연에 참여한 세션들을 소개하잖아요. <032 Funk>의 세션들을 소개해주세요.

피아노에 채니 디, 베이스에 정보익, 기타에 김지수 그리고 윤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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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스트
Team Wiseworks
메이크업 아티스트
Junsung Lee
헤어 아티스트
Enoc Lee
Location
Mode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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