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의 영향력을 발판 삼아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패션 브랜드의 활약이 늘어난 지금, HBX를 통해 소개할 두 번째 브랜드는 더오픈 프로덕트(TheOpen Product)다. 김지영, 김보영 자매가 이끄는 이 브랜드는 2020년 디자이너 브랜드로 방향성을 바꾸며 입지와 아이덴티티를 더욱 공고하게 다지고 있다. 컬렉션 출시와 동시에 빠른 속도로 품절을 기록하고, 젊은 세대는 물론 여러 인플루언서와 셀러브리티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이 브랜드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고, 무엇을 계획하고 있을까? HBX 독점 캡슐 컬렉션 론칭을 앞두고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더 넓힐 수 있는 질문들을 던져보았다.

더오픈 프로덕트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둘 다 패션을 동경하며 함께 자랐지만, 패션을 전공한 것은 아닙니다. 사회생활도 다른 분야에서 시작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업계에 이렇게 오래 발 담그게 될 줄 몰랐습니다. 패션을 ‘관찰’하는 쪽에 가까웠던 우리는 보수적인 국내 패션 업계에서 재미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생각했어요. 계획적인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 브랜드의 모습을 미리 계획하거나 꿈 꾼 것은 아니지만, 매순간 재밌는 작업과 필요한 제품에 집중하다 보니 지금의 ‘더오픈 프로덕트’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더오픈 프로덕트의 운영은 각각 어떤 부분을 담당하고 있나요?  

시즌 디렉팅부터 제품 디자인, 캠페인 촬영까지 가능한 모든 과정에 둘이 함께 참여하여 공통적 생각과 아이디어를 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과정은 담당 스태프과 함께하고 세부 일정은 분할하고 있지만, 더오픈 프로덕트의 컬러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무드와 방향은 함께 만들어 가고 있어요. 우리는 서로가 완벽한 디자이너 혹은 디렉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잘 알 수밖에 없는 성장 과정을 거쳤고, 서슴없이 소통할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서로의 능력을 지지하고 보완하며 하모니를 만들 수 있죠. 그것이 지금의 더오픈 프로덕트를 있게 한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영감은 다양한 것에서 얻습니다. 주제나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는 편이고, 잡지, 사진, 영상 등 과거의 자료 역시 자주 찾아보는 편입니다. 일상에서 길을 걷다 마주치는 사람들도 관찰하기도 하죠. 그러다보면 익숙한 것도 새롭게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특히 자신만의 아름다움이나 미적 취향에 충실한 서울의 어르신들을 볼 때 박수를 치곤합니다.

브랜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나요?

우리는 사회에서 자신보다 남의 기준을 고려해 옷을 입고 꾸미며 살아가는 것을 종종 목격해요. 특히 우리 한국 사회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고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남들을 따라 입는 것 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접 시도해보며 많은 사람들이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매 시즌 새로운 것들을 제안하려고 노력해요.

매 시즌 선보이는 더오픈 프로덕트의 룩북이나 제품은 보편화된 여성의 관념을 과감히 탈피합니다. 브랜드가 보여주고자 하는 여성상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경계를 허물기 때문에 그런 결과물들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여성과 남성의 옷장, 스트리트웨어와 하이엔드의 경계를 그리지 않고 작업하는 과정들이 보편적인 여성의 관념을 탈피한 결과로 보이는 게 아닐까요? 여성상 또한 특별히 설정하지 않았어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아름다운 여성은 매번 모습이 다르기 때문이죠.

더 멀리뛰기 위한 뒷걸음처럼, 더오픈 프로덕트는 2018년 여름에 불현듯 휴식기를 가졌었는데요. 한 템포 쉬어간 이유와 휴식기 이후 변화한 것은 무엇인가요?

당시의 휴식은 말 그대로 쉬기 위해 가진 시간이었습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지쳤기 때문에 멈춰야 했습니다. 2018년에 모든 것을 비워내지 않았다면,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새로운 것들을 채울 수 없었을 거예요. 한 발짝 뒤로 멈춰서 비워내면 채우고 싶은 것들이 보이는 것처럼요.

최근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더오픈 프로덕트를 더 많이 찾고 있어요. 지난 1년간의 큰 성장을 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죠. 현재 계속되는 팬데믹 시대에 더오픈 프로덕트가 염두에 둔 목표 혹은 계획은 무엇일까요?

2019년 12월, 첫 캠페인 해외 촬영을 위해 홍콩행 티켓을 예약하며 처음으로 코로나19 뉴스를 접했어요. 시작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와 늘 함께였죠. 이에 대한 불안감은 안고 있었지만, 그것을 고려해 목표를 설정하거나 행동한 건 없었습니다. 저희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패션 마스크를 만들거나 하는, 사업 수완이 좋은 사람들은 아니에요. 그냥 하던 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특별히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지만, 다행히 더 못할 것도 없었어요.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MZ 세대가 우리를 환대해 주었고, 해외 시장 역시 온라인 쇼룸 덕분에 문제 없었고요.

HBX와 함께 선보이는 협업 캡슐 컬렉션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우리는 2020년 론칭 전, 브랜드와 1990년대의 패션 신과 디테일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중 볼레로는 암워머로 보일 정도로 심플한 실루엣으로 출시했고, 컷아웃 디테일은 첫 시즌과 다르게 전면 컷아웃을 적용하는 과감한 방식으로 선보였습니다. 두 제품 모두 우리에겐 과감한 시도였는데, 더오픈 프로덕트 고객분들은 이러한 시도를 너무 시원하게 잘 받아주셨어요. 이 두 제품은 스트리트 웨어 룩에도 활용도가 높고 입기 쉬우면서도 존재감이 뛰어나요. 우리에게 의미 있는 두 제품을 HBX에 독점으로 실버 메탈과 퍼플 컬러로 소개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2021 여름 홀리데이 컬렉션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컬렉션 제작 단계에서 고려했던 부분은요?

2021 여름 홀리데이 컬렉션에는 나, 너, 그리고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담았습니다. 한 컬렉션을 더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여름을 좋아하고 아이디어가 넘쳐나요. 이번 여름 홀리데이 컬렉션을 접하는 고객들도 날씨 혹은 무드에 따라 재미있게 즐기는 마음으로 접근했으면 좋겠어요. 특히 2000년대의 밀레니엄 무드를 느낄 수 있는데, 당시에는 약간 보수적인 마인드로 입었던 3피스 비키니를 과감한 탑과 비비드 한 컬러로 표현했습니다. 뜨거운 모래사장, 태양과 같은 자연과 대비되는 동시에 어울리는, 비비드한 해변의 여행객들의 차림을 좋아해서 이를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평소 동기부여를 위해 즐기는 취미 생활이 있으신가요? 

더 오픈 프로덕트에 대부분 에너지를 쏟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시간을 내 여행을 떠나려고 노력합니다. 익숙한 곳과 새로운 곳을 한 여정에 담아 편안함과 동시에 낯선 느낌을 즐기는 편이죠.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나요? 또한 제품 카테고리 확장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는 항상 아이디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보면 자연스럽게 시작되는 것 같아요. 2020년 브랜드 론칭 초기부터 고객들을 위해 더오픈 프로덕트를 더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쇼룸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아직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현재는 더 나아가 브랜드와 더욱 어울리는 공간을 선보이기 위해 플래그십 스토어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더 오픈 프로덕트의 HBX 독점 캡슐 컬렉션은 이 링크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