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동굴에서 펼쳐진, 뎀나의 발렌시아가 2023 여름 컬렉션 쇼 감상하기
칸예 웨스트가 첫 모델로 등장했다.
런웨이를 선보일 때마다 큰 주목을 받아온 뎀나 바잘리아의 발렌시아가가 파리 패션위크를 통해 2023년 여름 시즌 컬렉션 쇼를 선보였다. 이번 쇼에서 뎀나는 다수의 셀러브리티를 등장시키는 대신 전통을 뒤엎고 기존 패션계의 내러티브를 비트는 다양한 시도들을 선보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나탈리아 앤튠스’라는 여성의 잃어버린 지갑으로 배포된 이번 시즌 발렌시아가 쇼의 독특한 초대장은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런웨이 현장으로 연결된다. 파리 중심부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펼쳐진 쇼에는 크리스틴 퀸, 카일리 제너, 클로에 카다시안, 노스 웨스트, 안나 윈투어 등 수백 명의 인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쇼는 ‘더 머드 쇼’라는 이름에 걸맞게 진흙으로 뒤덮인 공간에서 펼쳐졌다. 울퉁불퉁한 바닥은 여러 높이로 이루어졌고, 동굴 형태의 공간 내벽과 바닥 전체가 진흙으로 뒤덮였다. 곳곳에 물웅덩이가 남아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시큐리티 요원의 의상에서 영감을 받은 룩으로 등장한 칸예 웨스트가 런웨이의 시작을 알렸고, 벨라 하디드를 비롯한 여러 모델들이 당당하게 진흙과 물웅덩이를 밟으며 런웨이를 걸었다. 발렌시아가 하네스로 아기를 가슴에 안은 모습 그리고 글리터 효과가 더해진 상의 및 컴퓨터의 ‘404 에러’ 코드를 담은 라텍스 의상 등도 살펴볼 수 있다. 화제를 모았던 뎀나의 레이 칩 가방과 테디 베어 액세서리 그리고 장갑 형태로 착용할 수 있는 독특한 실루엣의 가방도 눈에 띈다.
글리터 디테일이 돋보이는 ‘스페이스 슈’를 재탄생시킨 청키 플랫폼 클로그와 새로운 ‘트랙’ 스타일의 스니커 그리고 돌아온 나이프 부츠 등 다양한 풋웨어 또한 살펴볼 수 있다. 액세서리를 의류로 재해석한 ‘르 카골 드레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체가 레더 소재로 구성된 르 카골 드레스는 르 카골 부츠나 백과 유사한 디자인 구성을 의류로 재구성하여 탄생했다.
뎀나는 이번 쇼에서 규정하기를 선호하는 패션계의 경향을 비틀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쇼 노트에서 “패션은 다른 무엇보다 구분하고 라벨 붙이기를 것을 좋아한다. 럭셔리와 럭셔리 아닌 것, 스트리트, 쿠튀르, 좋은 것, 나쁜 것, 유행, 바이럴, 다 마찬가지다. 하지만 알 게 뭔가? 패션을 말끔하고 있어 보이는 비산 포장에 담는 것은 이제 좀 한정적이고 진부하다.”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더 이상 내 컬렉션과 디자인을 말로 설명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이 쇼의 세트는 진실을 찾아 탐구하고 땅 속으로 들어간다는 비유를 담고 있다. 모두가 원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고 전쟁이 아닌 사랑을 하자.”라고 이번 쇼의 커다란 테마를 이야기해주었다. 기사 상단에서 뎀나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발렌시아가 2023 SS 컬렉션 쇼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