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슈퍼카 20대가 지리산 한복판에 등장한 이유는?
‘SF90’부터 ‘296 GTB’까지, 페라리 슈퍼카 총출동.

일 년에 한 번, 한국에서는 페라리 슈퍼카들이 일직선 행렬을 이뤄 달리는 장관이 펼쳐진다. 페라리 VIP들이 직접 자신의 차를 몰고 떠나는 페라리의 랠리 프로그램 ‘페라리 투어 코리아’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 ‘페라리 투어 코리아 2022’가 열린 곳은 바로 남해안이다. <하입비스트>는 페라리의 GT카 로마를 타고 페라리 행렬에 직접 합류해 총 600km에 달하는 투어를 함께 했다.
투어의 시작은 바다가 펼쳐진 여수 엑스포에서 시작됐다. 행렬의 선두는 현존하는 페라리 최상위 양산 모델 SF90. 그다음으로는 V12 자연흡기 엔진을 얹은 ‘812 슈퍼패스트’, 미하엘 슈마허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458 이탈리아’, 페라리의 V8 미드쉽 슈퍼카 ‘F8’, 4년 연속 올해의 엔진상을 수상한 엔진을 얹은 GT카 ‘로마’, 페라리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6기통 미드쉽 슈퍼카 ‘296 GTB’가 뒤를 이었다.
운전대를 잡은 인스트럭터는 현재 향하고 있는 방향과 주변 전경에 대한 설명을 실시간 무전으로 전달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지리산 정령치다. 지리산에서 차로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 고갯길인 정령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굴곡진 비탈길을 통과해야 한다. 일반 차들이라면 버거울 수 있는 오르막길이지만, 페라리에게는 그저 와인딩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코스다.
지리산 절경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한 페라리 드라이버들은 미래도시를 연상케하는 여수산업단지를 통해 숙소로 돌아왔다. 페라리 깃발이 걸린 호텔 연회장에는 지친 드라이버들을 위해 최현석 셰프가 직접 여수까지 내려와 준비한 이탈리안 파인 다이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둘째 날 코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손으로 뚫은 터널인 ‘마래터널’에서 시작됐다. 8000rpm에서 쏟아내는 엔진 사운드로 가득 찬 터널을 지나자 약 스무 대 가까운 페라리 행렬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남해를 지나 부산 기장으로 향하는 여정에는 다채로운 단풍길과 남해바다가 눈을 즐겁게 했다.
페라리 투어는 단순히 차를 빠르게 몰기 위해 진행되는 이벤트가 아니다. 꽉 막힌 도심 속의 도로를 벗어나 페라리를 가장 페라리답게 즐길 수 있는, 운전의 즐거움이란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페라리 라이프스타일’의 한 조각이다. 페라리의 창립자인 엔초 페라리가 말했듯 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는 삶의 일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