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린 인터뷰: 지속 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의 저력

제18회 SFDF 수상자, 박상연 디자이너와의 대화.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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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삼성패션디자인펀드(이하 SFDF)는 애슐린의 디자이너 박상연이 수상했다. 강혁의 최강혁, 손상락 디자이너의 뒤를 이어 SFDF를 거머쥔 박상연은 요지 야마모토, 캘빈클라인 등 다양한 동서양의 브랜드에서 십여 년간 경력을 쌓은 뒤, 2021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애슐린을 론칭했다.

애슐린의 힘은 동양적 기법과 서양식 드레이핑의 결합에서 나온다. 박상연은 그간의 경력으로 얻은 감각과 기술로 기민한 아름다움을 그려내었고, 애슐린은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단 2년 만에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애슐린은 ‘제로 웨이스트’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 가능성을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 행보로 좋은 평가를 받아 SFDF를 수상했다.

애슐린의 시작부터,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지까지. SFDF를 수상한 박상연과 나눈 대화는 아래에 이어진다.

먼저 SFDF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2022 LVMH 프라이즈 결승 진출부터 SFDF 수상까지, 굉장히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은 한 해를 보냈는데, 개인적으로 2022년은 어떤 한 해였나요?

국내와 해외에서 주목을 받은 것부터 서울에 다시 온 것까지,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브랜드 론칭 초반에는 이렇게까지 성공할 거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그냥 옷을 만드는 일을 12년 동안 했고, 그 연장선으로 언젠가는 내 이름을 건 브랜드를 내고 싶었어요. 그런데 많은 주목을 받고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게 돼서 그저 행복해요.

다양한 브랜드의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고 개인 브랜드를 설립하셨어요. 개인 브랜드를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브랜드를 팬데믹 시기에 론칭했어요. 그때는 정말 모든 게 다 멈췄잖아요. 저는 줄곧 패턴 메이커와 디자이너로 일을 해왔는데, 갑작스럽게 해오던 것들을 멈출 수 없을 것 같더라고요. 그때 ‘나도 뭔가를 시작해야겠다’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제 디자인을 꾸준히 선보였고, 애슐린은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론칭됐죠. 

요지 야마모토에 입사해 근무하시는 3년 동안, 디자이너보다 패턴 제작자로서 일을 했다고 들었어요. 그 경력이 현재 애슐린 운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궁금해요. 

요지 야마모토에서 쌓은 경력은 브랜드 운영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요지 야마모토에서는 디자이너 타이틀이 따로 없었어요. 패턴 메이커가 디자인은 물론 패턴, 재봉 모두 도맡아야 했어요. 패턴을 모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였죠. 그래서 모두 디자이너가 아닌 패턴 메이커로 일을 했지만, 많은 결정에 참여하며 디자인을 했었어요. 애슐린 역시 디자인부터 패턴까지 모든 부분을 아우르며 책임감 있게 디자인을 하는 브랜드인데요. 이런 측면을 고려하면 요지 야마모토의 시스템을 닮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해요.

애슐린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컬렉션이 모노톤으로 심플하게 전개된다는 점이에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 디자인의 독특한 특성은 다 셰이프에서 나오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셰이프가 더 두드러지게 보이기 위해서는 색 혹은 텍스타일의 방해가 없었으면 했거든요. 제가 만든 작품의 디자인이 얼마나 독창적인지 보여주기 위해 최소한의 색을 쓰는 게 제 방식이라고 보면 돼요.

컬렉션  애정이 가는 룩이 있을까요?

애슐린의 첫 쇼는 뉴욕 패션위크에서 공개됐는데요. 이 쇼는 그간 애슐린을 성원을 보내준 에디터, 고객, 아트 쪽에 종사하는 많은 업계 분들을 초대한 자리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피날레를 굉장히 신경 써서 준비했죠. 개인적으로 축하의 의미를 담고 싶어 생일 케이크를 생각하면서 디자인했어요. 이 룩의 아이보리 컬러 스커트와 탑이 제가 가장 애정하는 작품이에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폐기물을 줄이겠다는 약속이 담긴 캡슐 제로 웨이스트’를 출시하기도 했어요. 추후 컬렉션에서는 이런 방향성을 어떻게 풀어가고 싶으신가요?

제로 웨이스트’는 매 시즌 선보이고 있는데요. 스퀘어 한 장으로 남는 부분 없이 디자인 하나를 완성하는, 개인적으로는 미션인 프로젝트예요. 제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한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환경을 얼만큼 생각해야 되는지’를 다시 한 번 이야기하고 인지하는 취지를 담고 있어요. ‘내가 어떻게 디자인을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는 과정처럼 이 도전 역시 꽤 재밌어요.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에요. 

사람들이 애슐린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어떤 이미지를 떠올렸으면 하나요?

제가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양질이에요. 애슐린은 제가 12년 동안 배우며 쌓은 기술을 양질에 접목시킨 결과이기 때문에 디자인, 실루엣, 착용감 등 모든 면에서 완벽했으면 좋겠어요. 양질의 아름다움을 가진 브랜드로 인식된다면 좋겠네요.

곧 새해가 시작되는데, 2023년에 계획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 분들이 좋아하는 애슐린만의 색깔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 색을 유지하고 보완하며 나만의 것을 꾸준히 만들어 나가는, 의미 있는 작업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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