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인터뷰: 최초의 최초의 최초가 만든 원소주

그저 이름만 빌려준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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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AOMG하이어뮤직 대표직 사임, 인스타그램 삭제 등 초유의 행보를 선보이며 2021년 하반기와 2022년 초반을 달궜다. 그런 그가 야심 차게 준비한 새로운 커리어는 소주 사업이다. 해외에서는 제이지, 퍼프 대디 등의 기성 래퍼부터 포스트 말론, 트래비스 스콧 등 젊은 아티스트까지 많은 래퍼가 자신의 주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박재범과 원소주가 최초다.

원소주 출시는 박재범의 입을 통해 여러 차례 예고됐다. 그는 2019년 방송을 통해 관련 회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고 이후 투어에서도, <쇼미더머니> 무대에서도 원소주를 언급했다. 그리고 2022년 2월 마침내 원소주가 세상에 정식으로 출시된다.

수많은 브랜드가 협업이라는 구실로 유명 아티스트의 이름을 빌려 ‘하입’을 꿈꾼다. 하지만 원소주는 박재범의 이름만을 빌린 소주가 아니다. 실제로 그는 “내가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사람들에게 권할 수 있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표했는데, 이는 그가 제작과 출시까지 모든 것에 참여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이렇듯 또 한 번 “최초의 최초의 최초”가 된 그의 말에는 신념이 가득했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 것부터 이야기할까요. 원소주는 어떤 맛이에요?

쌀이랑 누룩 향이 살아있고 굉장히 부드러워요. 목 넘김도 깔끔하고요. 제가 간이 강하게 된 것보다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좋아하거든요. 원소주도 그런 맛을 추구했어요. 맥도날드 같이 자극적인 음식도 맛있지만, 깔끔한 스테이크가 생각날 때가 있잖아요. 원소주는 그런 맛이에요. 생각나서 찾게 되는 맛.

술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박재범이 추천하는 원소주 마시는 법은?

니트로 먹어도, 얼음과 함께 마셔도 되고요. 탄산수에 레몬, 원소주 이렇게 즐겨도 맛있어요. 제가 시럽 많이 들어간 칵테일은 잘 안 마시거든요. (웃음)

정말 박재범 입맛에 맞춘 소주네요.

시음을 엄청 많이 하면서 제 취향대로 만들었죠. 사람들이 원소주를 박재범 소주라고 알게 될텐데 제가 좋아해야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할 수 있어요.

지금의 맛이 되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겠어요.

소주를 만들 때 누룩 물, 쌀, 수많은 효모 등 쓰는 것이 미세하게 다 다르더라고요. 그렇게 수십 개의 술을 시음하면서 추리고, 피드백하는 과정의 반복이었어요. AOMG 직원들도 마셔보고 “좀 더 부드러웠으면 좋겠다”, “탁했으면 좋겠다” 같은 피드백을 줬고요. 지금의 맛이 정해진 것도 얼마 안 됐어요. 한 달 반?

원소주의 맛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어요?

저희 아버지도 부드러워서 맛있다 하셨고, 백종원 대표도 “야, 맛있다. 잘 만들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1만 원 대의 가격대도 괜찮다고. (웃음)

본격적으로 소주 이야기를 해볼게요. 원소주는 어떤 소주에요?

100% 국내산 쌀로 만든 전통주예요. 지역 특산주기도 하고, 제가 예전부터 꿈꿔왔던 것을 현실로 만드는 술이기도 해요.

모든 것의 시작이 2018년 발매한 싱글 ‘SOJU’였다고 말한 적 있어요.

맞아요. 싱글을 발매하고 프로모션을 하면서 라디오 호스트나 기자들에게 소주를 줬거든요. 그때 그 사람들이 저한테 이 술이 제가 운영하는 브랜드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때 아니라고 하니까 주류 브랜드를 시작해 보면 좋겠다고 말해줬어요. 벌써 4년이 지났네요.

그 몇 년 동안 원소주 이야기를 정말 자주 했잖아요.

제가 2019년에 투어를 간 모든 도시에서 원소주가 나온다고 말하고 다녔어요. 그다음 2020년 <쇼미더머니 9> 파이널 릴보이 곡 피처링에서 “원소주 내년 출시 예정 pour up”이라는 가사를 썼어요. 그때만 해도 2021년 3월에 출시할 예정이었는데 1년 또 지나가버렸죠. 하하. 진짜 오랫동안 준비했고 드디어 나와서 기분이 좋아요. 모든 과정이 접해본 적 없는,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어요. 지난 2년이 그냥 신기해요.

술도 종류가 여러 가지잖아요. 그 중 왜 소주였나요? 한국인의 술이라서?

제가 원래 소주를 안 마셨어요. 그러다 점점 한국화되면서 클럽에서 양주 먹고 샴페인 마시는 것보다 포차에서 인생 얘기하며 마시는 소주 문화가 좋아졌어요. 그 뒤로 술의 매력, 완성도 같은 것들을 따지게 됐고요.

퍼프 대디, 제이지, 릭 로스 등 많은 래퍼가 자신의 주류 브랜드를 가지고 있어요. 박재범도 그런 래퍼들을 보며 원소주를 준비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우, 당연하죠. 그런데 한국에서 주류 브랜드를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저희도 법이나 과정 때문에 오래 걸렸어요. 술을 개발하는 것부터 시음하고 디자인하고 허가받는 것까지 너무 복잡해서 끈질기지 않으면 시도조차 못해요.

그 어려운 과정을 해냈네요.

저는 술 전문가가 아니잖아요. 처음이다 보니 알맞은 파트너를 찾는 것이 가장 먼저였어요. 프로젝트를 시작한 뒤로 1년 반 동안 매주 화요일에 ‘소주 희의’를 했어요. 동시에 김희준 PM이 양조장을 가지고 있는 소주 장인부터 소주 컨퍼런스, 여러 회사 등을 만나면서 소주 장인이 두 분인가 세 분으로 추려졌어요. 그분들이 만든 술을 마셔보고 최종적으로 한 분을 골랐죠.

전문가가 아니라고 했는데, 소주에 관해서 누구보다 잘 아는 것 같은데요. (웃음)

전문가까지는 아니어도 보통 사람보다는 많이 아는 것 같아요. 소주에 대해 많이 배웠고 역사 공부도 많이 했어요. 사람들이 제가 효모, 누룩 같은 말을 아는 것을 신기해하더라고요. 시작할 때는 전통식 소주와 희석식 소주의 차이를 몰랐어요. 많은 한국 사람도 몰라요. 증류식 술이 몽골이 한국으로 쳐들어왔을 때 넘어온 거 아세요? 페르시아에서 몽골로, 몽골에서 한국으로 넘어왔고, 그때부터 한국 사람도 소주를 먹기 시작한 거죠. 그전까지는 막걸리 같은 탁주를 마셨고요.

전통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양조장이에요. 많은 브루어리나 양조장이 일종의 투어를 진행하고 있죠. 원소주 양조장도 투어를 준비 중이에요?

강원도 원주에 양조장이 있어요. 투어까지는 모르겠는데 와서 구경할 수 있게 만들 거예요. 소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청주나 막걸리가 생기거든요. 그걸 거기서만 맛보고, 사갈 수 있는 시스템을 생각 중이에요.

나중에 원막걸리나 원청주 같은 것도 기대해 볼 만하네요.

아니요. 막걸리나 청주는 오직 양조장에서만 맛보게 할 거예요. 제품 출시 계획은 아직 없어요.

한국 소주 시장은 대부분 희석식 소주가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여러 증류식 소주가 수요를 넓혀가고 있죠. 원소주를 증류식 소주로 만든 것도 프리미엄 소주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인가요?

그런 건 아니에요. 전통주를 마셔보고 ‘이런 것도 있구나’ 싶었어요. 확실히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희석식 소주는 취하려고 먹는 거지, 맛이나 향을 즐기려고 먹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소맥을 마시는 거고요. 증류식 소주는 위스키나 와인처럼 고유의 향과 맛이 있어요. 그 매력에 빠졌어요. 사카린 같은 화학품 없이 100% 쌀로 만들었으니 깔끔하고 뒤끝도 없고요.

사람들이 저에게 사업가라고 하는데, 저는 제가 사업가라고 생각 안 해요. 단가나 원가, 수익이 얼마나 나는지 같은 것들을 따지지 않거든요. 대신 완성도 있게 만드는 거죠. 제 기준에 맞게 만들다 보면 완성도가 높아지고 사람들이 알아주더라고요.

완성도 얘기가 나왔으니 원소주의 그래픽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로고가 공개됐을 때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죠. 어떻게 만들어진 건가요?

디자이너 남무가 만들었어요. 저와 DJ 펌킨 그리고 여러 회사의 파트너가 논의하고 수정하며 완성됐고요. 원소주의 방향은 명확해요. 소주를 만드는 방식이나 술 자체는 전통적인데 마케팅이나 비주얼에 한국적인 요소를 담아 세련되게 설명하는 거죠.

원소주라는 이름이 나온 경로도 궁금해요.

한국 소주 이름은 외국인이 발음하기 어렵잖아요. 원소주는 누구나 말하기도 쉽고 영어랑 한국어 양쪽으로 뜻이 좋더라고요. 영어로는 승리, 스펠링은 다르지만 1을 뜻하는 ‘원’도 있고요. 한국어에서는 화폐 단위인 원, 동그라미를 뜻하는 원 등이 있죠. 친구들이나 내 사람과 동그랗게 모여 즐기는 그런 술이 되길 바라면서 지은 것 같아요. 글로벌 시장에 목표를 둔, 해석하기 쉬운데 한국적인 이름이죠.

병에 붙은 라벨도 독특해요. 무엇으로 만든 건가요?

천으로 만들었어요. 이렇게 만드니까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보이더라고요. 이게 어디 긁히거나 하면 스크래치가 나는데 그러면 또 전통술에 어울리는 빈티지한 느낌이 생겨요. 그게 좋더라고요. 오래 신은 신발 같은 느낌이에요.

출시 전부터 어마어마한 관심을 받았어요. 음악과 관련 없는 언론에도 보도됐더라고요.

사실 원소주를 알리는 것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제가 랩 노래를 내도 힙합 좋아해야 찾아듣지, 보통 사람은 관심 없거든요. 근데 소주를 만드니까 친구 아버지도 언제 나오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음악은 취향인데 술은 누구나 다 즐기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최초로 하니까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 같아요. 보통 광고에 나오지 직접 만들지 않잖아요.

예전에 <복면가왕>에 출연해서 “이 방송에 나오면 부모님이 아들 자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하신 적 있어요. 원소주로 그 분야에서 끝판을 찍었네요.

저는 굉장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거든요. 근데 어르신들은 방송에 안 나오면 “요즘 왜 이렇게 활동이 없어”라고 물어보셔요. (웃음) 가끔 이렇게 부모님이 좋아하는 활동도 하려고 해요.

영앤리치 레코즈의 <드랍 더 비트> 지원 영상을 올렸죠. 진짜 지원한 거예요?

아니에요. 제가 영앤리치 레코즈를 진짜 응원해요. 호미들도 <쇼미더머니> 없이 떴잖아요. 영앤리치 레코즈가 새로운 포맷을 만들려는 것도 대견하고요. 그걸 응원하고자, 또 원소주 홍보하고자 찍었어요.

원소주 한 병을 다 마시는 장면이 화제였죠. 성공적인 홍보였네요.

그거 물이에요. 전 그렇게 못 마셔요. 그러면 저 죽거든요. 뚜껑을 딸 때 소리가 나야 하는데 안 난다고 지적하는 댓글도 있더라고요. 재미로 한 거죠. (웃음)

원소주의 추후 계획이 궁금해요.

올해 하반기에 강원도 원주에 있는 모월 양조장에서 다른 증류 방식으로 만든 소주가 나올 예정이에요. 지금 원소주는 감압식으로 만들었는데 나중에 나올 제품은 상압식으로 만드려고 해요. 이것도 만들면서 알게 됐는데요. 한국에서 개발한 효모가 하나밖에 없다더라고요. 근데 최근 한국식품연구원에서 효모를 열 개 정도 개발했어요. 그 효모를 술에 쓴 첫 번째 제품이 저희 술이에요.

현재 원소주는 22도죠. 고도수의 술도 낼 의사가 있어요?

지금 22도 제품이 확실하게 자리 잡으면 그때 프리미엄 라인을 만들 것 같아요. 바 같은 곳에서는 고도수에 용량이 큰 제품을 사용할 테니까요.

원소주의 목표는 뭐예요?

미국 고급 바 같은 곳을 가면 일본 산토리 히비키 위스키가 다 있고, 어떤 술인지도 알고 있어요. 거기에 한국 술은 없거든요. 전 세계의 고급 바 같은 곳에서 마실 수 있는 소주를 만들고 싶어요.

AOMG와 하이어뮤직의 대표직을 내려놓았어요. 그럼 지금 무소속이에요?

무소속이죠. 두 회사는 이제 훌륭한 임직원들 덕분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어요. 그렇다 보니 지금 제 위치에서 피처링이나 무대에 같이 서는 것 말고는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어요. 이런 것들은 회사와 계약이 되어 있다거나 제가 대표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에요. 식구는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대표직을 내려놓은 거군요.

동시에 자유롭게 도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대표직을 내려놓고 어드바이저로 전향하고 ‘To Life’ 내고 아름답게 마무리 지었죠. 저는 제가 가져가는 만큼 힙합 신이나 업계, 팬들에게 보태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것들을 활성화하고 발전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더 자유로운 상태가 필요했어요.

실제로 지금의 저는 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여기고 있어요. 원소주도, 새로운 사업도, 엔터테인먼트도 전부 다요. 케이팝 레이블을 만들고, 아이돌을 론칭하는 것은 제게 새로운 도전이잖아요. AOMG, 하이어뮤직 대표가 아니라 루키 박재범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새로 시작하는 거죠.

2022년은 박재범에게 리브랜딩의 해네요.

그렇죠. 말 그대로 리브랜딩이에요. AOMG랑 하이어뮤직에도 계기가 필요했고, 업계에도, 힙합 신도 다 리브랜딩이 필요해요. 뭔가 다 뻔하다고 해야 할까요? 사실 그렇잖아요. <쇼미더머니>도 훌륭한 프로그램이지만, 방식이나 그림이 다 비슷비슷해요. 그걸 모두 뒤집어엎고 재밌게 하고 싶었어요.

인스타그램을 삭제한 이유는 뭐예요?

대표직 사임이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활동하다 보면 비슷한 그림이 계속 나오잖아요? 그러면 저도, 보는 사람도 질릴 수 있고요. 항상 새로운 것을 하려 해요. 제 스스로에게 자극과 부담을 주고 싶고, 저를 보는 사람들에게 예상 밖의 행동을 보여주고 싶어요. 인스타그램 삭제도 그중 하나에요. 말 그대로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죠.

SNS를 안 하는 디지털 디톡스 삶은 어때요?

좋아요. 제게 SNS는 홍보 도구거든요. 제가 연예인이 아니었다면 SNS 자체를 안 했을 거예요. 저는 사람들에게 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 보여주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요.

박재범은 또 어떤 것들을 준비하고 있나요?

알앤비 앨범을 만들고 있어요. 차차말론이 한국에 돌아오거든요. 올해 싱글이랑 앨범 등 이런저런 활동부터 방송까지 많은 것을 할 예정이에요. 2021년에 피처링이나 무대 같은 것들은 많이 했는데 방송 출연은 별로 없었거든요. 올해는 박재범, 내 커리어를 만드는 아티스트나 연예인적인 활동을 많이 하려고 해요.

‘To Life’에서 “그냥 박재범인데 태어났을 때부터 / 그리고 난 Jay Park으로 죽어”라는 가사가 있어요. 혹시 인간 박재범과 아티스트 제이 팍은 달라요?

저는 그냥 저로 태어나서 저로 죽는 건데, 사람들이 저를 접한 기회는 다 다르잖아요. 요즘 친구들은 AOMG 대표로 알고 있고 누군가는 아이돌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대표고, 우상이고 또 동생이에요. 근데 제 맘속 저는 인간 박재범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그 의미로 쓴 가사예요. 계속 발전해야 하지만, 초심을 안 잃고 최대한 변하지 않도록, 사람답게 사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난 최초의 최초의 최초”라는 가사도 인상 깊었어요. 최초가 되는 것에도 욕심이 없어요?

없어요. 최초의 최초의 최초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노력해서 안 되는 것이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에요. 잃는 것을 두려워하기 보다 계속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제 목적이고요. 그래서 거침없이 막 뭔가를 했죠. 책임감도 있고, 추진력도 있고, 실적도 좋아서 최초가 돼버리는 거지, 제가 욕심부려서 된 것은 아니에요. 그냥 사실이니까 가사에 쓴 거죠. 저만의 플렉스에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욕심이 많아 보이는 것은 역시 하는 일이 많아서겠죠.

사람들이 저를 좋게 봐줘서 저에게 제안을 하는 거잖아요? 그 기회들을 가지고 어떤 것을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거지, 제가 어딜 가서 “이거 하고 싶어요” 이러지 않아요. 하나님이 제게 주신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 기회가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는 거죠. 힘들지만, 그건 당연하고요. 쉬웠으면 누구나 했겠죠. 사람마다 성격이나 감당할 수 있는 부담감, 무게가 다르고, 저는 그걸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아니까 사람들이 기회를 준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점들이 박재범을 누군가의 롤모델로 만드는 것 같아요.

제가 롤모델이 되고 싶단 생각도 없어요. 저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좀 부담스러웠고요. 누군가가 저를 팬 이상으로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이유는 똑같은 처지인데 노력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과정을 보고 자극이나 용기, 희망을 얻고 연예인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저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런 면모를 알아주시는 것도 감사해요. 책임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무게를 느끼고 있어요.

인스타그램 탈퇴와 함께 은퇴 루머가 있었죠. 은퇴, 생각해 본 적 있어요?

물론 있죠. 제가 생각했을 때 누군가에게 보탤 것이 더 이상 없으면 은퇴하는 거예요. 저는 사람들 관심받으려고 음악을 하거나, 한물간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방송에 나가고 싶지 않아요. 사람들이 저를 안 찾거나, 제 마음이 식거나 그런 때가 되면 아름답게,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마무리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저한테 하고 싶은 것이 뭐야, 욕심이 많아 이러는데 저는 하고 싶은 것이 별로 없어요. 욕심도 별로 없고요. 야망은 있죠. 제가 할 수 있어서 하는 거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입비스트>와의 지난 인터뷰에서 가장 아끼는 신발로 에어 맥스를 골랐어요. 요즘은 뭐예요?

당시에 아낀다기보다는 매일 신었어요. 요즘은 트래비스 스콧 x 에어맥스 270 리액트 맨날 신어요. 트래비스 스콧 협업이라서가 아니라 엄청 편하고 아무 데나 잘 어울려요. 저 완전 아저씨 스타일이에요. 신발 50켤레 있어도 맨날 똑같은 거 신거든요. ‘오늘 뭐 신지’ 이런 거 귀찮아서 고민 안 해요. 그냥 현관에 있는 것 신고 벗고 하는 거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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