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코스로 추천, 깔끔한 서울 모던 국밥집 6
다른 음식 먹을 돈이면 여기 있는 국밥 사먹는다.

국밥은 계절, 시간, 상황과 상관없이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어느 동네에 가도 국밥집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낡은 곳이 맛있고, 연인과 먹기는 부담스러운 값싼 음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최근 서울에는 ‘국밥 빌런’도 한 수 접고 들어갈, 깔끔하고 잘 꾸며진 국밥집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경복궁, 성수, 광화문, 합정, 상수 인근 등 접근하기 쉬운 번화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닭이면 닭, 돼지면 돼지 등 한 가지 재료를 공들여 고아 낸 깔끔한 한 그릇을 내어준다. 그중에서 고른 여섯 곳의 모던한 국밥집을 추천한다. 순서는 ㄱ~ㅎ순이다.
계월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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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카페거리에서 벗어난 서울숲 인근 골목 한편에는 계월곰탕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의 주 재료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닭. 하지만 맑게 끓인 닭 육수는 아무 곳에서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삼삼한 간 너머로 진하게 느껴지는 닭의 감칠맛과 수비드 방식으로 조리된 닭고기를 먹어보면 번화가에서 떨어져 있음에도 사람이 항상 붐비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김부각에 얹어 먹는 새콤한 닭무침이나 백김치와 고추냉이, 쪽파와 함께 즐기는 닭다리 수육도 별미다. 점심시간에는 닭무침과 수육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곁들임’ 메뉴를 주문할 수 있으니 방문에 참고하자.
광화문 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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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식당은 로칸다몽로로 유명한 박찬일 셰프가 차린 국밥집으로 유명해졌다. 1급수에 비견될 정도로 투명한 육수는 흑돼지 엉덩이살과 듀록 돼지 어깨살을 함께 사용해서 우려낸 덕분이다. 그 위로 푸짐하게 얹어진 대파와 부추는 향긋함을 더한다. 이 외에도 평양냉면, 메밀 온면, 돼지수육, 피순대부터 소 왕갈비찜, 우족찜, 내포 수육, 양무침 등 다양한 안주류가 준비되어 있다. 간단한 한끼 식사부터 사람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먹는 저녁 식사까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안암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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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는 서촌과 안국, 북촌에서 국밥집을 찾고 있다면 안암식당을 적극 추천한다. 이름 때문에 안암역 인근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고 실제로 지도 앱에서 검색하기도 어렵지만, 그 맛은 어렵게 찾아간 보답을 톡톡히 한다. 맑은 돼지고기 육수, 잘 익은 목살도 좋지만 무엇보다 독특한 것은 함께 제공되는 등갈비와 오일이다. 부드럽게 익힌 등갈비는 말 그대로 뼈와 살이 분리되고, 청양고추와 비름나물로 만든 그린 오일은 칼칼함을 더하는 ‘킥’ 역할을 완벽히 수행한다. 기본적으로 국밥은 고수와 함께 제공되니 고수를 못 먹는 사람은 미리 이야기해야 한다.
옥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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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국밥’을 이야기할 때 옥동식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옥동식은 가게를 차린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미쉐린 가이드>로부터 “돼지국밥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뒤엎어버린 곳”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을 미리 빼놓은 밥에 3/4만 익힌 얇은 돼지고기를 올리고, 그 위에 지리산 버크셔 흑돼지의 전지와 후지를 고아 만든 뜨겁고 맑은 돼지 육수를 부으면 옥동식의 자랑인 돼지 국밥 한 그릇이 완성된다. 완전히 익지 않은 돼지고기는 뜨거운 육수와 만나 품고 있던 감칠맛을 국밥에 마저 뿜어낸다. 국밥과 함께 제공되는 고추지는 국물에 풀지 말고 고기에 싸 먹어야 한다.
청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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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중의 국밥은 순댓국이고, 순댓국을 먹을 때 접시에 따로 나오는 순대를 빼놓을 수 없다. 청와옥은 잘 삶은 수육과 순대 그리고 순댓국 한 그릇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한국 전통 느낌을 잘 살린 인테리어와 편백나무에 찐 수육과 순대는 눈과 코를 동시에 자극하고, 양념이 들어가 있는 빨간 순댓국은 구수함과 짭짤, 매콤함을 혀에 전달한다. 임금님 수라상에 사용되던 놋그릇을 모든 메뉴에 대부분 그릇에 차용하여 대접받는 기분을 들게 하는 점 또한 이곳만의 장점. 기왕 방문했다면 그냥 밥보다는 3천 원을 추가하여 솥밥으로 국밥을 즐기길 추천한다.
호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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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반과 국밥의 차이를 알고 있다면 ‘맛잘알’이라고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 온반은 평양냉면, 어복쟁반과 함께 국내에서 먹을 수 있는 이북 음식으로 꼽힌다. 온반은 밥 아래에 국물을 잔잔하게 깔고 그 위에 닭고기를 포함 여러 고명을 얹은 것이 특징이다. 호계식은 온반을 기반으로 여러 가지 닭 요리를 판매하고 있다. 대표 메뉴 닭 온반 정식은 닭 육수를 기반으로 수비드 계란, 양배추, 닭고기를 고명으로 얹어준다. 부드러운 식감을 가진 이들 사이에서 독특한 식감을 더해주는 것은 바로 닭 껍질 튀김. 그 옆에 통째로 얹어진 닭다리 고명은 포만감과 행복을 만끽하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