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안 인터뷰: 라이카로 포착한 ‘아름다운 일상’에 대하여

“패션과 사진의 공통점은 일상 속에서 가능성을 포착한다는 점이죠.”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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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안앰부시의 수장이자 디올 옴므 주얼리 라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전 세계 패션계에서 저만의 독자적인 위치를 점지한 인물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유년기를 보낸 뒤 현재는 일본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그는 스스로 ‘세계시민’임을 자처한다. 하지만 2019년, 세상에 휘몰아친 코로나 바이러스는 예외 없이 그를 도시 속에 격리시켰다.

윤 안은 지난 3년 전을 떠올리며 “마치 시속 120 마일의 속도로 달리다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세상이 멈춘 것만 같았다”라고 회상했다.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가 차단된 일상은 감각과 감정을 무디게 만든다. 하지만 윤 안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기어코 미세한 감각들을 발휘해 아름다움을 포착하고자 했다. 그렇게 라이카 카메라를 통해 하나둘 기록하기 시작한 사진들에 대해 윤 안은 “우리가 지키려 했던 아름다운 일상”이라고 말한다.

윤 안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패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사진작가로서 창작 활동은 어떻게 다를까? <하입비스트>는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다시 서울을 찾은 윤 안을 만나, 오랜만의 인사와 함께 그간 묵혀둔 질문들을 건네고 왔다.

오랜만의 한국 방문이에요. 그간 세상에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서울에 돌아온 소감이 궁금해요.

다시 이곳에 있게 돼서 너무 행복해요. 마지막으로 한국에 왔던 2019 여름 앰부시가 젠틀몬스터 협업 컬렉션 론칭했을 때였던 같아요. 벌써 3년이나 지났는데 한국에 오니까 정말 기뻐요.

이번 라이카 <아웃 오브 오디너리> 전시를 통해우리가 지키려 했던 아름다운 일상 표현하고자 했다고 했죠. 윤안이 생각하는아름다운 일상 어떤 것일까요?

사실 이번 <아웃 오브 오디너리> 전시의 주제는 제가 평소 작업할 때의 접근법과 비슷한 같아요. 제가 카메라를 들게 되는 이유와 같고요. 코로나19 터지면서 저는 도쿄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어요. 그전에는 때문에 여행을 엄청나게 많이 다녀야 했는데 마치 시속 120 마일로 달리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은 같았죠.

카메라를 통해서 제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바쁜 도쿄라는 도시를 재발견하게 됐어요. 저는 지겨움이라는 것이 사실 창작자의 입장에서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카메라를 통해서 저의 생각과 태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리셋하는 계기를 가졌어요. 바쁘게 일에 빠져 지냈을 때는 그저 지나치고 말았을 일상적인 순간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있었고요. 이번 전시에서 공개한 작품들이 바로 그런 순간들을 담고 있어요.

여기 있는 사진들은 전부 직관적으로 촬영했어. 이를테면 벽에 걸린 가장 사진 같은 경우는 녹아가는 아이스크림을 보다가 마치 초현실적인 회화 작품 같다고 느껴져서 찍은 거예요. 다른 작품은 어느 아침에 문을 열고 나섰는데 너무나도 완벽한 형상의 구름이 있었고, 건물에 태양이 비치는 모습이 멋져서 카메라에 담았고요. 마치 아름다운 디스토피아를 보는 것 같았죠.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 사진들은 그간 앰부시를 통해 선보인 옷들처럼 다채로운 색감이 돋보여요. 평소 창작 활동을 가장 크게 영감을 얻는 것이 있다면?

질문에 대한 답은에너지 같아요. 에너지를 느끼지 못하면 작업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직관적으로 저에게 에너지를 주는 것을 고르고, 영감의 원천으로 삼습니다. 그리고 에너지를 작업의 모든 과정에 투사해요. 그게 색 또는 질감에 반영될 수도 있고, 특정한 태도나 보여주는 방식에도 투여될 있겠죠. 가장 중요한 점은 제가 느끼는 에너지들이 제가 만드는 창작물들의 영감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번 라이카 전시에 공개된 작품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을까요?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흰색 벽에 걸려있는 하늘 사진은 오키나와에서 찍은 건데 전혀 보정을 거치지 않았어요. 어느날 아침에 밖을 봤더니세상에!” 하고서 곧장 촬영했죠. 빨간색 벽에 있는 작은 사진은 오키나와에 갔을 폭죽놀이 하고 있는 발견하고 찍었고요.

사실 이렇다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어요. 하지만 바로 점이 사진의 아름다움인 같아요. 사진을 찍으면 순간들이 남게 되잖아. 자연과 내가 맺고 있던, 또는 특정 피사체와 사이의 내밀한 관계와 순간들이 기록되는거죠. 이렇게 하나둘 포착한 순간들이 삶과 기억의 일부가 된다고 생각해요. 만약 눈으로만 보고 지나쳤다면 지금처럼 회상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없었을 기억들 말이죠. 제가 사진을 좋아하는 점도 바로 그런 점이에요

사진 촬영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시나요? 평소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지, 아니면 촬영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편인지 궁금해요.

사실 종종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니곤 하는데요. 콘탁스의 T2, T3, 그리고 후지 클라쎄 종종 사용해요. 만약에 카메라를 따로 챙겨야겠다 싶으면 라이카를 들고요. 가끔 후지 X100V도 사용하는데 상당히 재미있으면서도 직관적이에요. 

대부분은 아이폰을 사용합니다. 지금 아이폰에는 대략 6 정도의 사진이 들어있어요. 평소에 너무 많은 아이디어들이 머릿속에서 지나가기 때문에 그때그때 카메라로 기록을 하곤 해요. 아마 아실 수도 있겠지만 앰부시에서는 많은 협업과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어요. 때문에 한자리에 앉아서 길게 생각할 있는 시간이 없어요. 하지만 아이폰은 빠르게 기록을 남기고 다시 꺼내볼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죠. 하지만 정말로 집중해야 일이 있으면 앉아서 차분히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오늘 한국에 도착하셨는데 찍었던 것들 중에 기억에 남는 있으세요?

아직 없어요. 정신 없이 여기 달려와서(웃음). 밤에 서울을 싶어요. 오는 길에 보니까 코로나19 때문인지 길거리에 사람들이 많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드라이브하면서 서울의 야경을 보고 분위기를 흡수 해보고 싶어요.

여러 대의 라이카 카메라를 소유하고 계시죠.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사용하는 모델이 무엇인지,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면 궁금해요.

제 생각에는 Q2 사용하기에 가장 편리한 같아요. M10R, M6 가지고 있고, 잠깐이지만 M7 소유한  있었어요. 올해 Q3 나온다고 해서 기대 중이고요. M10R 호환되는 렌즈도 여러 가지 가지고 있어요.

자신의 브랜드를 전개하는 것과 사진을 찍은 일은 전혀 색다른 경험일 같아요. 작업을 하면서 느낀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공통점이라면 일상적인 것에서 가능성을 포착한다는 같아요. 그게 디자이너의 일이라고도 있죠. 일상의 것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 새로운 삶을 주는 말이에요. 거리를 걷다가 어떤 가능성을 보고 그걸 아이디어로 바꿔서 백만 달러짜리, 다른 디자이너들이 하지 못하는 것으로 바꿀 수도 있겠죠. 사진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일상적인 순간들을 보고 거기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들을 찾아낼 있으니까요. 결국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생각해요. 이런 일상적인 것에서 아름다움의 가능성을 찾아내야 하는  디자인, 사진, 브랜딩 어떤 창조적인 영역에서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앰부시 캠페인에 한국인 모델 최소라와 박태민이 등장 반가웠어요. 나아가 한국 브랜드와의 협업을 기대해도 좋을까요?

하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은 누가 흥미로운 작업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공부가 필요한 상태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앰부시와 함께하는 여러 아시아 출신 모델들이 있어요. 저는 런웨이 위에서도 아름다운 아시아인들의 얼굴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2 앰부시에서 주목할 만한 이벤트가 있다면 귀띔해 주실 있을까요?

지금 당장에 공개할 수는 없어요(웃음). 하지만 안에 큰일들이 벌어질 거예요. 최근에 앰부시는 NFT 론칭 했고, 메타버스 안에 우주선도 만들기도 했어요. 우주선에는 NFT 홀더들만 있는 아니라 앰부쉬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있도록 설계했죠.

사실 다음 달에는 도쿄에서 스타벅스랑 아트 협업을 공개할 예정이에요. 아주 재미있을 겁니다. 특정 제품이 아니라 새로운 커피, 그리고 테킬라와 관련된 무언가를 스타벅스 최초로 선보일 거예요. 아무도 시도하지 못한 일이라 무척 멋질 거예요. 안에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오늘 입은 스타일링도 인상 깊어요. 착용한 아이템들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실 시간이 없어서 편한 옷들로 입었어요(웃음). 여행할 때는 배기한 스타일로 입는 편이에요. 옷이 몸을 조이는 싫어하기 때문에 오버사이즈 맨즈 재킷을 입는 식이죠. 평소 스타일링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균형입니다. 약간의 강인함과 균형이 공존하면서, 적절한 여성성을 표현하려고 해요. 어떤 사람은 저의 이런 스타일을 두고멋진 톰보이 스타일이라고도 말해요. 하지만 어떤 옷을 입든 간에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는 거예요. 편하지 않으면 입어요.

올해로 <하입비스트> 코리아 론칭 5주년을 맞았어요. 끝으로 한국의 구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앰부시의 윤입니다.<하입비스트> 코리아 론칭 5주년 너무 축하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그동안 기념비적인 성취를 이뤄냈어요. 다양한 문화와 지식을 <하입비스트>라는 플랫폼을 통해 소개했으니까요.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 그리고 한국의 소식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노력해 주세요. 다음 15주년, 50주년, 또 500주년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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