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성좌 구조' 개념을 담아낸 구찌 2023 '코스모고니' 컬렉션 살펴보기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에게 영감을 받았다.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코스모고니(Cosmogonies)’, 즉, 우주 생성론을 테마로 한 구찌 2023 리조트 컬렉션을 선보였다. 컬렉션은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쓴 에세이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됐다.
해당 에세이는 20세기 전반에 활동한 독일의 문예평론가이자이자 철학자인 발터 벤야민에 대한 것으로, 한나 아렌트는 발터 벤야민의 생전에 많은 지적 교류를 하며 가깝게 지내던 사이다. 발터 벤야민이 1940년 사망하자 한나 아렌트는 게슈타포가 벤야민이 아끼던 도서관 자료를 압수했던 것을 기억해냈고, 그에 대한 전기적 일기를 출간했다고 한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이와 관련해 컬렉션 노트에 “그가 어떻게 도서관 없이 살 수 있었을까, 그의 필사본 안의 방대한 인용 자료와 발췌본 컬렉션 없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었을까?”라는 이야기를 남기기도 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계속해 “벤자민은 결국 인용구 수집가였다. 그는 깊은 바다 속에서 그것들을 발견해 물 위로 건져 올렸다. 마치 희귀하고 값비싼 진주처럼. 그는 재구성과 재건, 갱신이 필요한 사고의 조각들을 재조합했다.”라고 발터 벤야민의 연구 방식을 설명했다. 그는 또한 “연결하지 않았으면 보이지 않았을 것들을 조명하는 그런 탁월한 능력을 통해 벤야민은 ‘성좌 구조 사고’라는 패러다임을 만든 인물이 됐다. 그는 ‘성좌’를 철학적 개념으로 만들었다. 일견 밤하늘의 별들처럼 파편적이고 분산되어 있는 것이 벤야민의 눈을 통해 연결된 구조를 이루고, 성좌로서 빛을 내게 된다.”고 덧붙였다.
발터 벤야민이 만들어낸 이러한 ‘성좌’라는 은유적 개념은 구찌 2023 리조트 컬렉션에 영감을 줬고,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실제 우주의 성좌 그 자체뿐만 아니라 언뜻 별개로 보이는 과거와 현재를 하나로 연결시켜 의미 있는 결과물을 탄생시키는 과정을 통해 성좌 구조의 사고 방식을 실천했다.
이탈리아 카스텔 델 몬테에서 진행된 쇼케이스는 팔각형의 건물 구조를 통해 성좌 사고가 하나로 모이는 과정을 표현했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거기서 구찌의 미래를 연결시킨다는 맥락을 형성한 것.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폭스 퍼, 크리스털 장식, 가죽 장신구와 빅토리안 러플 등의 전통적 재료와 요소들을 현대적 시각으로 풀어냈다. 블랙 레더 트렌치와 데님 쇼츠, 블랙 & 골드 컬러의 파 폭스 코트 등으로 구성된 남성복 라인도 눈길을 끈다.
스웨이드 옷깃과 코듀로이 트림이 더해진 레드 퀼티드 다운 코트와 배기 슬랙스, 금속 장식으로 뒤덮인 샌들 그리고 타이트한 피셔맨 비니는 예상을 뒤엎고, 그레이 슈트와 니 하이 스트랩 버클 펌프의 조합도 새롭다. ‘우주생성 이론’이라는 테마는 크리스털로 구현한 성좌가 새겨진 슈트에서 특히 직관적으로 관찰되고, 퍼플 페이턴트 레더나 블랙 레드 글러브 같은 신선한 조합으로 ‘성좌 구조’의 알레산드로 미켈레식 해석을 보여주기도 한다.
구찌의 2023 리조트 컬렉션 ‘코스모고니’의 룩은 기사 상단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기사 중간 영상에서 패션쇼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