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사피엔 & 바우어 인터뷰: 두 명의 변태가 만든 힙합 EP 'WUGA'

케이팝, 힙스터, 힙합이 혼재된 유일무이한 앨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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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 사피엔은 지난 2020년 9월 EP <Garlic>을 통해 여러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며 많은 음악팬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했다. 한편, 같은 해 바우어는 빅 비트 장르로 채워진 앨범 <PLANET’S MAD>를 발매하고, 본인의 경력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음악 시장이 비교적 잠잠해지던 시기였지만, 두 아티스트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성과를 거둔 셈이다.

1년 후 바우어의 소속 레이블, 럭키미는 오메가 사피엔과 바우어가 함께 만든 곡 ‘DDOKBOKKI’와 함께 합작 앨범 <Eastlife EP>가 2021년 6월 발매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로 앨범 발매까지는 약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제목은 <WUGA>로 변경됐다.

<하입비스트>는 두 사람과 함께 앨범 발매에 맞춰 합작 앨범 <WUGA>의 발매가 오래 걸린 이유, 힙합 앨범을 만들게 된 계기, 2022년의 계획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과정은 앨범이 제작된 방식과 동일하게 원격으로 진행됐다.

작년 4월에 둘의 합작 앨범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는데, 1년 뒤에 EP가 나왔어요. 예상보다 시간이 걸렸네요.

오메가 사피엔: 심혈을 기울이느라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저 혼자만의 앨범이 아니라 바우어가 전체 트랙을 프로듀싱했기 때문에 서로 의견을 맞추고, 그 중간에서 오는 새로운 것들이 계속 나왔어요. 계속 발전되는 느낌이더라고요. 그래서 언제 끝을 내야 하는지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웠어요.

바우어: EP의 모든 트랙을 아주 정말 완벽하게 만들고 싶어서 함께 오랜 시간을 썼죠.

두 사람의 첫 만남이 궁금해요.

바우어: 온라인으로 처음 이야기를 나눴어요. 제 친구가 바밍 타이거를 제게 소개해 줬고, 바로 DM으로 연락했어요.

오메가 사피엔: 코로나19 때문에 줌으로 처음 만났어요. 세계적인 프로듀서를 만나는 거라서 되게 긴장했었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고 보니 비전이 저와 맞더라고요. 저희도 변태인데 바우어도 변태였어요. 함께 하면 재밌는 것, 자극적인 것, 새로운 것이 나오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음악 외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어요?

오메가 사피엔: 한국 문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떡볶이, 먹방 같은 키워드가 언급됐고요. 앨범에서도 바우어라는 해외 프로듀서가 있으니까 오히려 한국적인 요소를 보여주고 싶더라고요. 바우어도 한국어, 한국 사람만 쓰는 문화나 정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고요. 아마 제가 냈던 어떤 노래보다도 한국어 비중이 높을 거예요.

바우어는 최근 트위치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잖아요. <WUGA>의 트랙을 사람들에게 들려준 적 있나요?

바우어: 그럼요! 몇 곡은 아예 트위치에서 처음 만들었어요. 수록곡을 들려줬던 당시 사람들 반응은 기억이 안 나요. 그렇지만 제가 노래하지 않는 이상 사람들이 무언가를 싫어하는 경우는 없어요.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면서 곡을 만드는 이유는 뭐예요?

바우어: 스트리밍을 하는 동안 엄청난 아이디어를 많이 떠올렸다는 점을 최근에 알았어요. 누가 보고 있다는 점이 제가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WUGA>는 힙합 앨범이라 할 수 있죠. 앨범의 방향을 힙합으로 잡은 이유가 있나요?

오메가 사피엔: <Garlic>은 하이퍼팝, 케이팝 등 제가 어느 장르까지 갈 수 있을지를 실험하기 위해 끝까지 밀어 붙인 앨범이었어요. 반면 이번에는 제가 잘하는 힙합, 랩을 하고 싶었어요. 실험의 끝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거죠.

바우어: 저는 모든 장르 음악을 만들기를 좋아해요. <WUGA>는 제가 다른 프로젝트에서 댄스 음악을 만들던 와중에 하드 익스페리멘탈 힙합 비트를 만들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어요.

세븐틴 버논과 영국의 세가 보데가가 피처링으로 참여했어요. ‘오메가 사피엔만 보여줄 수 있는 조합’이다 싶더라고요.

오메가 사피엔: 버논은 알게 된 지 몇 년 된 좋은 친구예요. 제가 케이팝 아이돌 문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하지만 저랑 접점이 있는 곳은 아니죠. 버논은 반대로 케이팝 아이돌 신에서 제가 속한 문화를 좋아했어요. 둘 다 두 다리를 걸치고 있는 사람인 거죠. 그래서 서로 통했던 것 같아요.

세가 보데가는 제가 앨범을 정말 좋게 들었어요. 그런데 마침 바우어랑 인스타그램을 서로 팔로잉하고 있어서 피처링 받을 수 있는지 물어봐달라 했어요. 케이팝의 버논 그리고 힙스터 신에서 인정받는 영국의 세가 보데가가 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것이 되게 재밌어요. 제 앨범에만 이런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앨범에서도 그렇고, ‘3AM’이나 ‘Higher’ 같은 싱글에서도 그렇고, 바우어는 좋은 래퍼와 만나면 항상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 같아요. 바우어가 생각하기에 오메가 사피엔은 어떤 래퍼인가요?

바우어: 오메가 사피엔은 제가 함께 일을 하고 싶은, 정말로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래퍼에요. 오메가 사피엔 같은 플로우를 가진 사람을 찾을 수 있나요? 진짜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요. 제게 큰 영감을 줘요.

개인적으로 ‘Jenny’의 가사가 흥미로웠어요. 강아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래퍼는 많이 없잖아요. (웃음)

오메가 사피엔: 그 곡에서 강아지 이야기를 한 큰 이유는 사실 없어요. 강아지가 너무 귀여웠고,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 딜리버리는 굉장히 폭력적이고 빡센 느낌이잖아요? 그 두 가지가 상충되는 이미지가 재밌었어요.

바우어도 프로듀서로서 언젠가 오메가 사피엔과 만들고 싶은 앨범이 있을 것 같아요.

바우어: 함께 음악을 만드는 동안, 오메가 사피엔이 제가 사랑하는 어떤 음악이든지 간에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함께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다른 도시, 문화에서 소리를 모으고 커다란 앨범을 만들고 싶네요.

앨범을 만드는 동안 기억나는 점이 있나요?

바우어: 오메가 사피엔은 제가 함께 일했던 그 어떤 아티스트보다 디테일해요. 곡을 초단위로 확인하면서 바꾸거나 삭제하고 싶은 부분들을 알려줬어요. 프로듀서로서 맘에 들죠. 왜냐하면 최종 결정을 제가 안 해도 되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디테일한 부분에 관한 오메가 사피엔의 관점을 정말로 리스펙트해요.

오메가 사피엔: 세가 보데가한테 피처링 이야기를 꺼냈을 때 옆에 슬로우타이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슬로우타이가 자기도 한 번 해보겠다고 했는데 영 소식이 없네요.

<WUGA>가 발매된 이후 어떤 계획을 하고 있나요?

바우어: 더 많은 음악을 내고, 많은 투어를 할 거예요. 목표는 올해 안에 한국에 가는 거고요!

오메가 사피엔: 바밍타이거 활동을 더 많이 할 예정이에요.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지만, 올해 하반기에 앨범을 내자고 저희끼리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에요. 머드 더 스튜던트도, 저도, 소금도 솔로 아티스트로서 행보를 많이 보여줬으니 이제 그 힘을 다 합쳐서 바밍타이거 그룹의 힘을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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