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한가운데서 펼쳐진, 생 로랑 2023 SS 컬렉션 런웨이
모로코를 찾아온 이유는?


















































생 로랑의 2023년 봄, 여름 컬렉션 런웨이가 공개됐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모로코의 아가파이 사막을 배경으로 브랜드 창립자 입 생 로랑의 깔끔한 1970년대 실루엣을 떠올리게 하는 새 컬렉션을 소개한다.
아가파이 사막은 모로코의 도시 마라케시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마라케시는 창립자 입 생 로랑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다. 그는 1966년 마라케시를 발견한 순간부터 파리에서의 바쁜 일상과 대조되는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는 안식처로 삼았다. 이처럼 설립자의 과거와 연관된 장소에서 안토니 바카렐로는 통상적인 ‘남성적인’ 옷과 ‘여성적인’ 옷의 경계를 허무는 미래적인 시도를 펼친다.
생 로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턱시도는 한 번 더 재해석된다. 이는 안토니 바카렐로가 여성 2022 겨울 컬렉션에서 탐구한 변형의 연장선으로, 새로운 칼라 및 숄더, 싱글 및 더블 브레스트 옵션, 그리고 가벼운 실크 파유 소재의 크림 턱시도 등의 신선한 요소와 색상을 선보인다. 전반적으로 하이 웨이스트와 와이드 팬츠로 가늘고 긴 실루엣이 강조됐고, 좁거나 박시한 실루엣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길게 흐르는 새틴 코트는 몸을 거의 바닥까지 감싸고, 테일러드 재킷은 샤프한 실루엣을 보이며 대조를 이룬다. 입 생 로랑이 즐겨 사용했던 울 소재의 그랑 드 뿌드르 소재 또한 컬렉션 여러 룩에 반복되어 사용된다.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고리 형태의 빛나는 오아시스를 연상시키는 런웨이는 폴 바울스의 1949년 소설 <마지막 사랑>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런던 기반의 예술가이자 무대 디자이너 에스 데블린과 협업하여 아가파이 사막 한가운데 장엄한 디자인의 쇼 세트를 완성시켰다.
한편, 런웨이 현장에 참석한 스티브 레이시는 <하입비스트>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 쇼는 놀라웠고, 조명 장치는 내 투어에 사용하고 싶을 정도다. 컬렉션은 아주 잘 만들어졌다.”라고 감상을 전했다. 그 밖에도 런웨이 현장에는 도미닉 파이크, 루카 사바트, 이안 디올 그리고 한국의 아티스트 로렌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