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가 말하는 ‘러닝의 미래’는 단순히 신발이 아니다

4DFWD에 숨은 혁신 그리고 러닝을 향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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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는 지난 8월 22일 포틀랜드에 위치한 아디다스 북미 본사에서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4DFWD 러닝화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아디다스는 ‘The Future of Running’라는 슬로건을 내밀었다. ‘러닝의 미래’, 인류가 태어났을 때부터 해온, 역사가 가장 깊은 운동에 붙이기에 꽤 도발적인 문구다.

아디다스가 내민 ‘러닝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 과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디다스는 아돌프 다슬러에 의해 설립됐다. 그는 회사 설립 이전부터 축구화와 러닝화를 제작했고, 크게 성공하여 대다수의 독일 국가 대표 선수들이 그가 만든 운동화를 신기까지 이른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미국 국가대표 제시 오언스가 아돌프 다슬러가 제작한 러닝화를 신고 100m, 200m, 400m 계주 및 멀리뛰기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한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1949년, 공식 출범 이후로 아디다스는 여러 진보적인 기술력을 접목한 운동화로 선수들에게 사랑받았다. 1960년대에는 최초의 전문 러닝화 아즈테카 골드 스프린트 스파이크를 개발했고 이후로도 아디다스의 주된 혁신은 러닝과 함께 이뤄졌다. 아디다스 그룹이 공식 웹사이트에서 2013년 출시된 에너지 부스트 러닝화를 아디다스의 혁신적인 순간 중 하나로 기록한 것, 스니커 시장에 한획을 그었던 아디다스 NMD가 보스턴 슈퍼, 라이징 스타, 마이크로페이서와 같은 1980년대 러닝화 실루엣에서 비롯된 점 등은 이를 증명한다.

러닝화에 항상 진심을 다했던 아디다스가 새로운 4DFWD와 함께 러닝의 미래를 언급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테다. 아디다스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캘거리 대학, MIT, 3D 프린팅 스타트업 ‘카본’, 아디다스 풋웨어 이노베이션 시니어 매니저, 아디다스 러닝 수석 제품 매니저 등 신발 제작에 참여한 전문 집단 대표들의 입을 빌렸다.

샬롯 하이드만 아디다스 수석 제품 매니저는 4DFWD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지난 모델과 어떤 점이 어떻게 다른지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혁신은 때로는 간단하다”라며 “엔진이나 특별한 기술력이 없어도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신발에는 기술력이 활용됐지만, 신발을 사용하는 데에는 특별한 기술력이 필요 없다”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그는 새로운 4DFWD에 적용된 여러 새로운 점을 짚었다.

기존 4DFWD의 어퍼 전체가 프라임니트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새로운 신발 어퍼는 메시와 프라임니트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관해 그는 “프라임니트는 러너의 발에 딱 달라붙는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라면서도 “아디다스는 프라임니트가 장시간 러닝 시 사용자의 발을 충분히 지지하지 못한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메시와 힐카운터의 지지대를 더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가장 중요한 ‘포워드 모션’에 관해 이야기했다.

‘포워드 모션’은 아디다스 4DFWD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에 관해 MIT 교수, 페코는 “다른 사람에게 신발 디자인은 컬러 블록을 비롯한 디자인적 관점이지만, 내게는 오직 물리학이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서 페코는 러닝이 가지고 있는 풀기 어려운 물리학적 딜레마를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러닝은 발이 공중에서 떨어질 때 앞으로 나아가고, 발이 땅에 닿을 때 멈추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러너는 어쩔 수 없이 속력이 줄어드는 순간을 맞이한다. ‘포워드 모션’은 멈추는 순간, 즉 속력이 줄어드는 과정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됐다. 페코는 “새로운 4DFWD 미드솔에 적용된 격자구조는 압력을 받으면 사용자가 달리는 방향, 앞으로 튕겨나가게 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제공된 격자구조의 미드솔 소형 모델은 손으로 압력을 가하면 앞으로 쏠리는 듯한 모습으로 변형됐다. 페코는 EVA 폼을 비롯한 일반적인 폼은 충격 흡수와 앞으로 미끄러지는 움직임, 둘 중 하나만 가능하지만, FD4WD는 격자구조 덕에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캘거리 대학의 빌 와놉 교수는 포워드 모션의 실질적인 효과를 알아내기 위해 바이오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테스트가 다양한 레벨의 러너의 몸에 장비를 부착하고 실제로 러닝을 하는 모습을 모션 캡처로 본따 실제로 제동력이 추진력으로 변경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 실제로 포워드 모션이 러닝에 도움을 주는 점을 확인됐다. 이에 관해 빌 와놉 교수는 “아디다스의 포워드 모션은 모든 레벨의 사용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러닝 초심자의 무릎을 비롯한 관절 보호에도 일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이슨 롤랜드 카본 3D 부사장은 4DFWD의 미드솔이 얼마나 새로운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일반적인 신발과 달리 4DFWD의 미드솔, ‘카본 EPU 44’는 3D 프린팅 방식으로 제작된다. 앞서 언급된 격자구조 모양을 기존 방식으로는 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이슨 롤랜드는 이 새로운 방식에 대해서 “언젠가 아디다스는 러너 하나하나 개개인에 맞춘 미드솔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디다스는 4DFWD 신발을 이야기하며 이 신발이 얼마나 혁신적인지, 얼마나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어 있는지를 언급했다. 하지만 그 끝에는 항상 사람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페코는 “이 신발은 사람이 달릴 때 생기는 필수불가결적인 역학 구조를 해결하여 초심자도 보다 편하게 달릴 수 있다”라고 언급했으며, 빌 와놉은 “모든 사람, 모든 레벨의 사람들의 러닝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카본 3D 부사장이 “개개인에 맞춰 그때그때 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마찬가지다.

샬롯 하이드만 아디다스 수석 제품 매니저는 ‘스니커 제작 과정에서 러너가 아닌 사람들도 염두를 두었는가’라는 질문에 “우선 이 제품은 러너들에게 최선의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제작됐지만,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신발”이라고 답변했다.

이어서 그는 “러닝화로 기획된 이상 러너들로부터 사랑 받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라며 “동시에 러닝에 관심이 없던 사람, 자신이 없는 사람 등, 누구든지간에 즐거운 러닝으로 이끌 수 있는 신발”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 기저에는 러닝을 향한 아디다스의 사랑과 자부심,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사람들을 러닝으로 이끌고 싶은 마음이 담겨져 있다. 아디다스가 이야기하는 ‘러닝의 미래’는 단순히 신발이 아닌, 러닝을 하고 있는 사람 그 자체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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