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주인공 루피 성우, "'원피스' 만화책 안 읽는다"
거기엔 이유가 있다.

원작을 각색한 작품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원작을 자세히 읽어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생각은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의 성우에 대해서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모든 성우들이 자신이 맡은 작품의 원작 만화를 읽는 것은 아니다. 또 그것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도 아니다.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 역할을 연기하는 성우 타나카 마유미가 오다 에이치로 작가의 원작 만화 <원피스>를 읽지 않는다고 밝혔다. 만화 <원피스>는 최근 1천 화를 돌파하며 25년째 연재를 이어오고 있는 국민적인 작품인 데다가 주인공 역할을 맡은 성우인 만큼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의외라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 하지만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최근 타나카 마유미 성우는 간사이 TV 프로그램 <7 룰>에 출연해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다. <7 룰>은 출연자의 가치관과 철학을 일곱 가지 핵심적인 규칙을 바탕으로 설명하는 프로그램. 타나카 마유미는 본인의 일곱 가지 철칙 중 다섯 번째로 “<원피스> 만화는 읽지 않는다”라는 항목을 포함했다.
이에 대해 타나카 마유미는 “만화 원작은 읽지 않는다. 읽어서 더 좋은 점도 있겠지만, ‘와, 이런 일이 벌어졌네!”라는 걸 느끼면서 신선한 마음가짐으로 작업을 하는 것이 내 스타일이다. 그 느낌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애니메이션 장면을 처음 볼 때에 나온다.”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연기 방식에 대해 인터넷상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실제로 <원피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본인들 눈앞에 닥쳐오는 사건들을 미리 알지 못한 채 마주하게 되는 만큼, 성우가 이미 벌어질 일에 대해 너무 많은 정보를 알고 있으면 캐릭터의 심리나 감정을 표현하는 진정성 있는 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반면, 이후의 전개를 미리 알지 못하면 나중에 밝혀질 행동의 배경과 부합하지 않는 연기를 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그가 25년 동안 루피 역할을 연기해 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방식이 작품과 잘 맞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드래곤볼> 시리즈의 손오공을 연기한 노자와 마사코 성우, <포켓몬스터>에서 한지우 역할을 연기한 마츠모토 리카 성우 또한 원작 만화나 게임을 보지 않고 연기에 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