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snaps: AJ 트레이시

토트넘 경기 보러 온 백만 팔로워 영국 래퍼.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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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7월 13일 열린 토트넘 홋스퍼 FC(이하 토트넘)과 K리그 올스타와의 친선경기에는 수많은 관객과 함께 영국 랩 신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래퍼, AJ 트레이시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화려한 플로우, 뛰어난 프리스타일만큼이나 토트넘의 팬으로 유명하다. 델레 알리의 이름으로 프리스타일을 하고 케이크샵에서 열렸던 자신의 공연에서는 손흥민으로 라임을 수십 번 맞췄을 정도다.

AJ 트레이시는 한국에 간다는 소식과 함께 서울에 유명 타투이스트가 있는지, 한국 사람들이 정말로 <리그 오브 레전드>를 잘 하는지 등을 묻는 등, 그가 한국에 온 이유를 당최 알 수 없는 게시글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토트넘이랑 협업을 하기 위해 왔다’, ‘한국 래퍼와 작업하기 위해서’, ‘그냥 놀러’ 등 수많은 추측을 뒤로하고 그를 직접 만나 그의 음악과 한국에 온 이유, ‘Seoul’이라는 곡 제목의 정체 등을 물었다. 정답은 아래에서 읽을 수 있다.

한국에 방문한 적 있죠. 기억하고 있나요?

그럼요. 5년, 거의 6년 전일 거예요. 작은 아시아 투어였어요. 케이크샵이라는 클럽에서 공연을 했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케이크샵 공연에서 손흥민으로 라임을 50번 넘게 맞췄던 기억이 나요. (웃음)

손흥민에 대한 랩은 아니었지만 많이 언급했던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이 손흥민을 좋아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는 것은 또 달라요. 미쳤어요. 제가 호텔 밖으로 놀러 나가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손흥민이 20명 정도의 보디가드랑 같이 온 거예요. 그렇지만 손흥민은 정말 겸손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비슷한 수준의 유명도를 지닌 영국 사람들은 엄청나게 무례하게 구는 경우가 많거든요.

한국에 다시 온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런저런 추측이 많더라고요.

서울에서 좋은 경험을 해서 다시 오고 싶었고 문화도 마음에 들었어요. 그때랑 비교하면 저는 지금 더 많은 돈을 벌고 있어요. 나이도 들었고 더 큰 아티스트가 됐고요. 이제 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가기 어려워요.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하죠. 그러다 저와 친한 토트넘이 프리 시즌 중 한국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같이 한국에 와서 경기를 보겠다고 맘먹었어요. 토트넘은 어제 떠났지만, 저는 하루 더 머물면서 쇼핑도 하고 즐기려고요.

누구하고 뭐하고 놀았어요?

어제는 한국 래퍼 몇 명이랑 같이 놀았어요. NSW 윤이랑 친구 몇 명, 칠린호미랑 클럽에 갔어요. 그 중 한 명이 아스날 FC 팬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안 된다고 했죠. (웃음)

최근 한국 힙합에는 드릴 뮤직(이하 드릴)에서 영향을 받은 래퍼가 늘어나고 있어요. 알고 있나요?

한국 오기 전에 몇 명의 노래를 틱톡에서 들었어요. 한국에 도착하면 만나자고 메시지를 보냈고요. 안 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들과 곡도 만들었나요?

보통 어디서 녹음하냐고 물어보니까 집에서 한대요. 그래서 “멋지네, 인마. 오늘은 조금 더 프로처럼 해보자”라고 말하고 스튜디오로 데려갔죠.

드릴은 시카고에서 시작돼서 영국으로,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며 발전했어요. 이를 가장 가까이서 본 사람의 기분은 어때요?

좋은 질문이에요. 드릴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말했듯이 시카고에서 시작됐죠. 치프 키프 같은 래퍼들이요. 당시 영국 MC들은 드릴에 정말 빠졌어요. 그리고 저희는 런던만의 사운드를 가지고 있는 드릴을 만들었죠. 뉴욕이 UK 드릴을 다시 가져가서 브루클린 드릴을 만들었고요. 런던은 그걸 또다시 가져와서 더 빠른 템포에 더 어두운 분위기에 더 공격적으로, 새롭게 바꿨어요. 그리고 브롱크스가 다시 가져가서 지금 가장 혁신적인 드릴 뮤직을 만들고 있고요.

(드릴의 변화는) 일종의 교환이에요. 각자의 드릴을 만들고 있죠. 지금의 드릴 신은 정말 거대해요. NSW 윤의 ‘Tech Fleece Freestyle’ 같은 한국 드릴, 가나 드릴, 일본 드릴, 캐러비안 드릴 등 세계 어디서든 드릴을 들을 수 있어요.

그런데 ‘Seoul’에서는 “드릴 음악 안 만들어, 너무 쉽잖아”라는 가사를 썼잖아요. (웃음)

저는 140 BPM의 음악에 랩을 하며 자랐고, 드릴은 보통 140 BPM~160 BPM 사이에요. 그래서 쉬워요. 저는 왼발잡이거든요. 축구로 비교해 보면 드릴, 개러지, 그라임은 제가 왼발로 공을 차는 거예요. 자연스럽고 쉽죠. 그래서 오른발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140 BPM보다 느린 속도에 랩이나 노래를 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일이고 이건 제가 오른발로 공을 차는 거죠.

일종의 도전이네요.

정확해요. 그렇지만 가끔씩은 드릴을 만들어요. 재밌잖아요.

AJ 트레이시에게 ‘도전’은 어떤 의미인가요?

지금 시점에서는 더 개인적인 노래를 만드는 거예요. 듣는 사람이 제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노래요. 일반적으로 저는 제 속상함을 이야기하는 곡은 안 만들어요.

음악적인 의미에서 도전은 뭐예요?

저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거기서 많은 영감을 받아요. 사운드가 애니메이션스러운 음악도 좋아하고요. 굉장히 엉뚱하고 꿈같고 하늘에 붕 떠있는 사운드요. 베이스랑 드럼은 엄청나게 호전적이고 폭력적인데, 그 위 악기들 소리는 부드럽고 귀엽고 아름다운 곡인 거죠. 개인적으로 이런 사운드에 랩을 하는 게 어려워요. 그렇지만 저는 상반되는 것들을 한곳에 넣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비트를 고를 때 느낌을 중요시하는 거 같네요.

항상 제 감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들으면서 전구 같은 것이 켜진다 싶으면 그 비트를 골라요.

곡 제목도 비슷하게 짓나요?

가사보다는 곡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주로 선택해요. ‘Seoul’도 곡 안에 서울이라는 가사가 하나도 없어요. 곡이 주는 느낌, 소리가 제가 서울을 걸으면서 느꼈던 것과 비슷해서 그렇게 지었죠. ‘Butterflies’도 사람들이 가사에 나비가 한 번을 안 나오는데 왜 제목을 저렇게 지었냐고 자주 물어봐요. 그러면 항상 “사운드가 나비 같으니까”라고 답해요.

‘Seoul’은 토트넘 경기를 보러 서울행 티켓을 끊고 만들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죠. (웃음)

전혀 아니에요. (웃음) 제가 서울에 가겠다고 맘먹기도 전에 만든 곡이에요. 예전에 프리스타일을 한 거였는데 곡으로 만들지는 않았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스포티파이애플 뮤직에서 들을 수 있냐고 물어봐서 발매했어요.

곡을 만들 때 프리스타일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제 음악 대부분은 프리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 같아요. 곡을 만들 때도 기본적으로는 프리스타일을 해요. 가사를 쓰고, 라디오나 무언가를 촬영하는 곳에 가서 프리스타일을 하고, 집에 와서 그 곡이 팔릴만한가를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더라도 몇몇 음악은 안 팔릴 때가 있잖아요. 저는 프리스타일이 힙합의 가장 순수한 형태라고 느껴요. 프리스타일을 할 때는 제한도, 저를 가두는 것도 없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어요.

한 곡을 만들 때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나요?

그때그때 달라요. 아티스트랑 세션을 함께 할 때는 노래에 얼마나 많은 노력, 시간, 에너지를 쓰는지에 따라 시간이 결정돼요. 완벽한 것은 없지만, 거기에 가깝게 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쓰는 거죠. 만약 저 혼자라면 30분 만에 한 곡을 만들 수 있어요. 물론 때에 따라 다르기는 해요. 제가 준비되어 있으면 분 단위로 끝나고, 그렇지 않다면 두세 시간이 걸릴 때도 있어요.

아버지는 래퍼였고, 어머니는 디제이였다면서요. 두 사람이 당신의 음악에 영향을 끼쳤나요?

100%. 어머니는 두 개의 테크닉스 턴테이블 썼고, 엄청 뛰어난 DJ였어요. 그리고 백인이었고요. 어머니가 백인이라고 말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힙합, 정글, 개러지 음악은 흑인 문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어머니는 정말 좋은 DJ였거든요. 이 사실 자체가 멋있다고 생각해요.

아버지는 흑인이었고, 캐러비안이었어요. 래퍼로 활동했고요. 두 사람이 제 음악에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대부분의 영감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거 같아요. 어머니의 음악 취향이 제게 많은 도움이 됐거든요. 어머니는 정글, 개러지부터 N.W.A. 같은 랩, 댄스 뮤직, 제임스 브라운, 마이클 잭슨 등 수많은 음악을 들었고, 저는 아기이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 음악들을 기반으로 취향을 쌓아왔어요.

AJ 트레이시의 음악에는 그라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 장르가 섞여있는데, 이 또한 어머니의 영향이었겠네요.

100%. 저는 모든 음악을 들어요. ‘쿨한 것’, ‘들으면 안 되는 음악’ 같은 거는 전혀 신경 안 써요. 그 사운드가 마음에 들면 그냥 듣는 거죠. 예전에 파리에서 디플로가 공연을 하고 있었어요. 일반적으로 제가 듣는 음악 장르는 아니었는데도 정말 재밌게 들었거든요. 어젯밤에 간 클럽에서도 많은 흑인 음악이 나왔는데, 힙합에 덥스텝을 섞은 것 같은 거였어요. 그것도 제가 자주 듣는 음악이 아니었는데도 맘에 들었어요.

레이블에 들어가지 않고 인디펜던트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에요. (웃음) 여러 이유가 있어요. 저는 제가 원해서 인디펜던트를 고집해요. 회사에 들어가면 제가 무언가를 해냈을 때 누군가가 “회사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라고 말해요. 그게 싫어요. 도움을 받는 거 자체는 상관없어요. 오히려 좋아해요. 하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제가 명성을 얻고 무언가를 해내야 하는 것은 싫어요. 제가 무언가를 얻어냈을 때, 다른 사람이 빼앗아갈 수 없는 것. 이게 인디펜던트로 활동하는 첫 번째 이유에요.

두 번째는 물론 돈이에요. 영국에서는 레코드 딜을 맺으면 인생을 바꿀 만한 돈을 줘요. 하지만 그 사람은 나중에 원하는 음악을 만들지 못할 수도 있어요. 회사가 시키는 것을 만들어야 하죠. 그게 싫어요. 누가 저를 바꾸려는 것도 싫고요. 인디펜던트로 활동하면 회사에 돈을 나눠줄 필요도 없고, 음악을 만들고 발표하기도 훨씬 쉬워요. 실제로 저는 한국에 와서 한국 아티스트랑 노래를 만들었잖아요. 제가 이걸 발매하고 싶으면 그냥 내면 돼요. 어디에다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요. 레이블에 있으면 20, 30, 40명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확인을 받아야 하죠.

레이블이 본인에게 큰 메리트가 되지 못하는 거네요.

물론 영원히 인디펜던트로 활동할 수 없을 수도 있죠. 제 음악에 관여를 일절 안 하는 오퍼가 들어온다면 고려해 볼 수도 있고요. 아마 큰 결정이 될 거예요. 솔직히.

오늘 입고 온 옷을 소개해 준다면?

지금 입고 있는 거는 오래된 토트넘 유니폼이에요. 95? 96? 확실하게는 모르겠어요. 나이키 협찬을 받고 있어서 자주 입지는 않아요. 입어도 된다고 허가는 받아놨어요. 그냥 축구 저지니까요. 바지는 어 콜드 월이에요.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고요. 신발은 나이키 리액트 인피니트 런 플라이니트인데, 패셔너블한 아이템은 아니지만 편해서 자주 신어요. 그리고 블루, 레드 페이스로 칠해진 롤렉스. 한국 태극기랑 유사해서 가져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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