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서 열려던 구찌 패션쇼가 취소된 이유는?

구찌와 문화재청이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열려고 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문화재청과 패션업계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과 구찌 코리아는 오는 11월 1일 경복궁 근정전 일대에서 ‘구찌 코스모고니 패션쇼 인 서울 경복궁’ 행사를 진행하려다가 취소했다.

구찌는 경복궁이 가진 역사적 의미에 주목해 행사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관해 문화재위원회 회의록에는 구찌가 “세계적 수준의 천문학이 연구되었던 경복궁 역사적 가치 그리고 천문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쇼의 주제를 국내외로 널리 알리겠다”라는 목적으로 장소 사용을 신청한 것으로 적혀있다.

문화재위원회는 ‘관계 전문가 조언을 받아 경복궁이라는 역사문화유산의 가치를 강화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확실히 고증 받을 것’ 등을 조건으로 조건부 가결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최근 청와대에서 촬영된 패션 화보가 문제시되며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청와대 관련) 화보 문제가 불거지기 전 심의를 받아 행사를 준비 중이었다”라며 “여러 효과가 기대되지만 현 상황에서는 진행이 쉽지 않다”라고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이 밖에도 관계자는 “밤에 조명을 비춘 경복궁 모습을 본 외국인은 많지 않다”라며 “경복궁을 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이지만, 의도치 않게 정쟁화될 수 있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구찌 코리아는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인 경복궁의 문화적, 학문적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오랜 기간 준비했지만, 최근 논란이 된 이슈 등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해 논의 중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