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바치는 헌사, 르 라보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출시

9월 딱 한 달, 세계 각국의 도시로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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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마다 다양한 도시에 관한 각기 다른 추억이 있다. 친구나 연인과 떠난 여행, 제2의 고향처럼 머물다 간 기억, 출장 중 우연히 마주한 이국적이고 경이로운 풍경처럼 말이다. 도시를 풍성한 감정으로 기억하는 데는 스마트폰에 남은 사진과 영상이 한몫을 차지하지만, 그럼에도 더 은은하고 강렬하게 남아 있는 것은 역시 ‘향’이다. 도시의 거리에서, 사람들과 함께한 사이에 남은 특별한 향은 인간의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르 라보는 전 세계 다양한 도시에서 영감을 얻은 ‘향수’를 만든다. ‘시티 익스클루시브’라는 이름으로 선보이는 이 특별한 향수 시리즈는 이름 그대로 도시의 향과 기억을 조합한 독창적인 결과물이다.

오래전 과거 탐험가와 개척자들이 향신료를 얻기 위하여 인도로, 또 온갖 진귀한 보화를 얻기 위해 실크로드를 따라 떠난 것처럼 정말 아름다운 것들은 아무리 원해도 갖기 어려울 때가 있다. 서울과 베를린부터 암스테르담과 로스앤젤레스까지, 총 열다섯 개의 도시에 바치는 헌사인 르 라보의 ‘시티 익스클루시브’ 시리즈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그 도시로 여행을 떠나야 한다. 예를 들어, 서울을 위한 시티 익스클루시브 ‘시트롱 28’은 서울의 르 라보 부티크가 아니면 구매할 수 없다. 파리에서 영감을 받은 ‘바닐 44’도 파리 지역 내 르 라보 부티크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샌프란시스코를 위해 만든 ‘리메트 37’은 필모어 스트리트 부티크나 샌프란시스코 바니스 백화점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다. 이는 온라인과 배송을 통한 구매 또한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다린 자에게 축복이 있다고 했던가?

1년에 단 한 번 도시를 거닐기에 가장 좋은 9월이 오면, 시티 익스클루시브의 열다섯 가지 향은 고향을 떠나 세계를 여행한다. 각 도시에 애정을 지닌 르 라보의 팬들에게, 다른 도시에 두고 온 낯설고도 익숙한 기억이 되살아나는 기회를 제공한다.

2006년, 르 라보를 설립한 파브리스 프노와 에디 로시는 가장 사적이면서도 다양한 공감을 일깨우는 향을 만들며 일종의 선언문을 작성했다. ‘우리는 향수를 만드는 진지한 목적이 있고, 정성을 담아 만들 때, 진정한 영혼을 담은 향수가 탄생한다고 믿습니다.’ 지금껏 수많은 브랜드가 유명 인사를 모델로 기용하고, 한때 반짝하고 마는 마케팅에 몰두하는 동안, 그들은 손으로 직접 딴 장미와 장인이 만든 향이 르 라보의 미래이자, 향수의 미래라고 믿었다.

이 진취적이고 우아한 선언문 안에는 이런 구절도 있다. ‘우리는 모두 가끔씩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길가에 핀 장미의 향기를 즐길 줄 아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 말 그대로 르 라보의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은 도시의 이야기와 문화, 사람들의 사소한 하루, 그보다 조금 더 커다란 도시 고유의 색과 경험이 한데 모인 르 라보식 장인 정신의 결정체이다. 또한, 도시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과 도시를 향한 헌사이기도 하다.

총 열다섯 개의 도시 중 많은 이에게 다양한 기억이 존재하는 서울과 베를린, 도쿄와 파리, 마이애미와 암스테르담 그리고 로스앤젤레스의 시티 익스클루시브가 있다. 자유와 낭만, 다양성, 싱그러운 파도와 뜨거운 햇살, 온화하고 차분한 골목을 산책하던 기억이 각자 도시의 향이 되어 오롯이 남는다. 각각의 도시에 관한 기억과 풍경을 고유한 향으로 제조한 시티 익스클루시브의 일곱 가지 ‘주요’ 향수를 아래 소개한다.

서울, 시트롱 28 (CITRON 28)

시트롱 28‘은 서울을 기념하는 향수다. 2020년 출시 이래, 역동적으로 문화와 경제를 이끌어 가는 도시, 서울의 양면을 담은 시티 익스클루시브의 최신 향수 중 하나가 되었다. 전통의 아름다움과 현대적이고 진일보한 분위기가 조화를 이룬 ‘시트롱 28’은 레몬과 생강, 재스민과 시더우드 그리고 차분한 머스크에 이르기까지 분주한 도시의 삶과 좀 더 차분한 주택가 속 공원의 모습처럼, 우리가 흔히 살아가는 도시의 대비하는 면면을 담고 있다. 이는 ‘시트롱 28’의 초기 코드네임이던 시트롱 보엠(Citron Boheme)에 잘 드러난다. 단순한 레몬 향이 아닌, 시트러스의 전반적인 매력에 반전을 담아낸 자유로운 ‘보헤미안 시트러스’의 정취가 서울의 향이 되었다.

베를린, 세드라 37 (CEDRAT 37)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 영감을 얻은 ‘세드라 37’은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중 어찌 보면 가장 중독적인 달콤함을 머금고 있다. 20세기 온갖 전자음악이 탄생한 도시이자, 현대 문화의 궤도에 올라선 예술가와 문화적 개척자들이 처음 터전을 마련한 곳이 바로 베를린이다. 세드라와 진저의 섬세한 조합으로 햇빛을 가득 머금은 도시의 자유로움을 표현한 세드라 37의 신선한 향은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무한한 수용력을 지닌 도시, 베를린 그 자체와 다름없다. 도시를 촉촉하게 적신 비가 그친 오후, 그윽한 정서와 세련된 문화가 화음을 이루며 어우러진 베를린의 거리 곳곳을 누빈 기억이 있다면, 이 향수의 향을 맡고는 머릿속으로 금세 여행을 떠날지도 모른다.

도쿄, 가이악 10 (GAIAC 10)

많은 이에게 친숙한 이웃 나라 도시, 도쿄의 향을 담은 ‘가이악 10’은 차분한 일본 고유의 정서에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느리게 탐험하던 다양한 도쿄의 골목길이 떠오르는 향을 담고 있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강한 잔향 대신, 은은하고 간결한 향이 오래 지속하는 가이악 10의 향에는 푸르른 잎사귀가 가득한 가이악 우드(유창목)를 중심으로 네 가지의 머스크 향이 주위를 감싼다. 이는 마치 다른 이에게 강하게 다가가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하루를 즐기는 일본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향으로, 도쿄의 정서를 상징하는 시티 익스클루시브의 인기 향으로 자리매김했다.

파리, 바닐 44 (VANILLE 44)

‘바닐 44’는 예술과 사랑의 도시, 파리에 바치는 르 라보의 프러포즈가 아닐까? 풍부하고 다채로운 감정이 스며든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답게, 은은한 앰버와 우디 향이 조금 더 감각적인 매력을 담은 버번 바닐라의 달콤한 향과 로맨틱한 조화를 이룬다. 이 향이 몸에 안착하면, 왠지 모르게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 강이 보이는 유서 깊은 고택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의 풍경이 떠오른다. 붉은빛으로 지는 노을과 푸른 잔디를 눈앞에 두고 먹는 달콤한 디저트 같은 향이 바닐 44 안에 그윽하게 담겨 있다.

마이애미, 타박 28 (TABAC 28)

때때로 우리는 눈앞에 갑자기 나타난 강렬한 석양에 시선을 빼앗긴다. 그 붉은 노을을 마주한 곳이 야자수 가득한 마이애미 해변이라면, 신선하고 관능적인 도시의 경험은 인생의 기억으로 마음 깊이 남을 것이다. 이국적인 석양처럼 거부할 수 없는 스모키한 매력을 담은 르 라보의 시티 익스클루시브 ‘마이애미’ 헌정 향수, ‘타박 28’은 마치 보트에서 바라본 도시의 나른한 노을이 떠오르는 향이다. 그린 카다멈의 신선함 뒤에는 다양한 우드와 그윽한 타바코 앱솔루트 향이 연기처럼 차오른다. 그 뒤에 달콤하게 다가오는 시더 우드와 럼의 잔향은 중독될 수밖에 없는 관능미 가득한 도시, 마이애미의 저녁이 된다.

암스테르담, 무드 드 쉔 30 (MOUSSE DE CHENE 30)

자유로운 예술의 도시, 암스테르담은 그 안에 동화되어 살아갈수록 전통과 진보의 독창적인 조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유서 깊은 주거 지역을 가로지르는 자전거와 미니 보트에 탄 사람들이 고전 예술과 도시 벽면을 가득 채운 그라피티에 매료되듯이, 신구의 조합을 날카롭게 해석한 ‘무드 드 쉔 30’은 클래식과 크리에이티브가 강렬하게 만난다.

‘무드 드 쉔’은 이끼류 식물이자 향수의 주원료가 된 ‘오크 무스’를 뜻하는데, 짙고 풍부한 흙내음을 연상시키는 향을 낸다. 이 향이 몸을 감싸면 떠오르는 것은 암스테르담의 청초한 하늘이다. 신선한 오크 모스와 패출리의 하모니에 더한 향긋한 핑크 페퍼는 지금, 암스테르담이 지닌 문화의 다양성을 내포하며 당신에게 말을 건넨다.

로스앤젤레스, 머스크 25 (MUSC 25)

할리우드와 베니스 비치가 자리 잡고,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사는 로스앤젤레스는 말 그대로 다면적인 매력이 존재하는 도시 중 한 곳이다. 로스앤젤레스의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머스크 25’는 ‘천사들의 도시’라는 이름처럼 빛나는 순백의 아름다움에 동물적인 감각의 반전 매력을 안겨주는 향이 특징.

사실 아직 이 도시에 방문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당신은 로스앤젤레스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뜨겁고 자유로운 스케이트보더 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미드 90>부터 배우 지망생과 재즈 애호가의 사랑과 이별을 다룬 <라라랜드>까지, 하얀 천사들의 도시에는 눈부시게 빛나는 순간과 어둡고 짙은 내면이 함께한다. 부드러운 머스크 안에 담긴 알데하이드와 앰버그리스, 은방울꽃의 퇴폐적인 아름다움을 향으로 구현한 머스크 25처럼 말이다.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 런던과 홍콩, 뉴욕과 두바이, 그리고 댈러스까지

우리는 글과 사진과 그림으로 르 라보가 헌정한 일곱 개의 도시를 잠시나마 둘러보았다. 그리고 일곱 개의 또 다른 도시가 르 라보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의 또 다른 매력으로 당신에게 말을 건다.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 런던과 홍콩, 뉴욕과 두바이, 그리고 텍사스의 댈러스까지, 도시를 향한 르 라보의 애정은 계속 이어진다.

페퍼의 톡 쏘는 향을 재즈의 선율처럼 표현한 시카고의 시티 익스클루시브 ‘베이 로즈 26(BAIE ROSE 26)’은 세련된 개성을 표현하는 도시 여행자들에게 맞춤복처럼 꼭 맞는다. 샌프란시스코의 매력을 추상적으로 담아낸 ‘리메트 37(LIMETTE 37)’도 빼놓을 수 없다. 이 향수에는 관광객을 위한 금문교의 이미지 대신, 필모어 거리의 르 라보 부티크에서 북부 해안까지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내달리는 상쾌함이 있다. 이를테면 깨끗하고 신선하며, 건강한 향이다.

런던과 홍콩을 향으로 지은 ‘프아브르 23(POIVRE 23)’와 ‘비가라드 18(BIGARADE 18)’은 두 도시의 강렬한 이미지를 고스란히 후각의 마법으로 변모시킨다. 20세기 문화와 사회를 이끈 런던은 최상급 ‘버번 페퍼’를 베이스로 따뜻하고 강렬한 향이 되었다. 고전적인 아시아 문화와 서양의 문물이 복잡하게 뒤섞인 항구 도시, 홍콩을 헌정하는 비가라드 18은 베르가못과 네롤리 꽃잎을 머스크와 섞고, 한두 방울의 시트러스를 추가하여 단단하지만 편안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뿐인가?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튜베로즈 40(TUBEREUSE 40)’는 세계 최고로 역동적인 미국의 상징, 뉴욕의 독특한 캐릭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신선한 텐저린과 오렌지 꽃의 향을 머금은 첫 향은 곧 포근한 시더우드와 샌달우드의 정취로 이어진다. 강렬하고 순수한 암브레트 앱솔루트의 피니시는 마치 뉴요커의 인생을 상징하는 것과 같다.

사막 한가운데 자리 잡은 두바이를 위한 ‘퀴르 28(CUIR 28)’은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중에도 가장 파워풀한 향수일 것이다. 가죽과 우드, 애니멀 노트가 어우러진 중독적인 향은 사막을 가로지르는 슈퍼카 혹은 고요하고 광활한 대지를 홀로 가로지르는 모터사이클 라이더가 연상된다. 오래도록 입은 가죽 재킷에 카우보이 장식이 달린 가죽 부츠를 신고, 강렬한 햇살에 맞서는 선글라스 낀 남성의 로드 트립에 열광하는 당신이라면, 퀴르 28을 소유해도 좋다.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향수는 ‘알데하이드 44(ALDEHYDE 44)’로 정했다. 오직 텍사스 댈러스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향수는 그 이름처럼 알데하이드 원료를 듬뿍 넣어 독특하고 깨끗한 매력이 공존한다. 웅장한 플로럴 향부터 은근하게 번지는 바닐라와 머스크의 여운까지, 텍사스의 풍부한 문화유산과 영혼이 깃든 도시의 매력이 이 향수 안에 가득하다.

지금까지 다양한 도시를 탐험하며 르 라보가 사랑하는 도시의 면면을 간접 체험했다. 그리고 지금, 이 도시들의 향은 곧 당신의 것이 될 수 있다. 앞서 적은 것처럼 1년 중 오직 9월 동안 전체 르 라보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을 국내에서 만날 수 있다. 다만, 그 기한은 딱 ‘한 달’이다. 르 라보의 부티크(성수점, 이태원점, 가로수길점, 롯데월드몰점)에서 전체 향을 구매할 수 있고, 백화점에서는 오늘 소개한 일곱 가지 ‘주요’ 도시의 향(시트롱 28, 세드라 37, 가이악 10, 바닐 44, 무드 드 쉔 30, 타박 28, 머스크 25)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이미 아는 것처럼 ‘향’은 종종 ‘기억’을 지배한다. 다양한 도시를 표현한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은 르 라보가 사랑한 도시를 위한 헌사이자, 그 모든 도시 속에 살아가는, 또 도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물이기도 하다. 시티 익스클루시브의 세계 여행 덕분에, 우리는 열두 시가 지나면 사라지는 유리구두처럼 ‘가장 소유하기 어려운 향수’를 가장 가까운 곳에 둘 수 있게 되었다. 도시 그 자체를 담은 향을 손으로 직접 붙인 라벨로 완성하는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이 이제 막 우리의 도시에 도착하여, 당신의 문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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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or
Seol D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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