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빌론 공동 창립자 인터뷰: 도쿄 스토어 오픈 비하인드
“항상 스트리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귀를 기울여라.”

베이빌론 공동 창립자 인터뷰: 도쿄 스토어 오픈 비하인드
“항상 스트리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귀를 기울여라.”
지난 12월 14일, 도쿄 하라주쿠에 베이빌론 도쿄가 문을 열었다. 하드코어 펑크 밴드 트래시 토크의 멤버 리 스필먼과 개럿 스티븐슨이 이끄는 베이빌론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트리트 브랜드이자 커뮤니티다. 이번 도쿄 매장은 이들에게 세 번째 매장이며, 미국 외 지역에서는 최초의 공간이다.
2005년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결성된 트레시 토크는 2010년대 초반 힙합 레이블 오드 퓨처 레코드를 통해 앨범을 발매하며 컬처 신과 깊이 연결됐고, 이어 강력한 팬덤을 구축해왔다. 일본과의 인연도 깊은데, 2009년 첫 일본 투어 이후 꾸준히 공연을 이어온 것은 물론 브랜드로서는 오프 화이트 플래그십 아오야마 매장 내 팝업 개최 및 네이버후드, 베르디 등과 협업하며 일본에서 꾸준히 인지도를 쌓았다.
이번 인터뷰는 도쿄 스토어 오픈 전 이루어진 특별 대담으로, 베이빌론의 철학, 두 창립자가 바라본 도쿄의 현재, 베이빌론 도쿄 익스클루시브 아이템, 2025년 브랜드 10주년을 맞이하는 계획 등이 담겼다.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아래에서 확인해보자.
최근 일본을 얼마나 자주 방문하고 있나?
리: 최근 일본에 활동 거점을 마련해 LA와 일본을 오가며, 매달 어느 한 명이 일본에 머물고 있다. 때로는 매우 짧은 일정으로 오가는 경우도 많아서, 우리가 갔다가 돌아온 것을 친구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웃음).
도쿄에 스토어를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개럿: 일본은 항상 우리에게 특별한 곳이었다. 일본 펑크 신과 교류를 시작했던 초기부터 이들의 패션과 문화에 매료됐기에, 일본에 매장을 여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15년 전에는 단순히 여행으로 왔었는데, 현재는 평생 지속될 우정으로 변했다. 일본은 우리에게 가족 같은 존재고, 베이빌론 도쿄는 그 가족의 연장선이다. 우리의 에너지를 일본에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난다.
베이빌론 도쿄 스토어의 콘셉트가 있나?
리: 매장 콘셉트는 “Forever Under Construction(영원히 건설 중)”이라는 브랜드의 핵심 철학을 중심에 두고 있다. 이는 항상 성장하고, 발전하며, 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쿄 스토어 외벽에 있는 거대한 구멍은 LA 매장 디자인과도 연결되는데, 벽을 부수고 끊임없이 나아가며 미래를 바라보는 창을 상징한다. 단순히 미완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는 의미다.
베이빌론 도쿄 스토어 인테리어 디자인은 누가 맡았나?
개럿: 이탈리아 건축 설계사무소 ASA와 함께 작업했다. 프로젝트를 이끈 팔로와 알베르토와는 처음부터 좋은 에너지를 공유했다. 스케치부터 렌더링, 그리고 완성된 스토어까지. 단순히 디자인이 아니라 진정한 경험을 창조하고 있다고 느꼈다.
LA 스토어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리: 도쿄와 LA는 문화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LA는 자유롭게 경계를 허물 수 있는 반면, 도쿄는 존중해야 할 기준과 문화적 관습이 다르다. 장인정신이 투철한 일본은 세부적인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도쿄 스토어는 이전 어떤 매장보다 더 세밀하고 배려 깊게 디자인했다.
도쿄 익스클루시브 아이템도 있나?
개럿: 물론이다. 특히 베이빌론 도쿄에서만 출시되는 여성복 라인도 있다. 우리는 경계를 넘어서 유니크한 것을 선보이고자 한다.
리: 이외에도 일본 및 해외 친구들과 함께 멋진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아직 공개할 수 없는 것이 많지만, 기대해도 좋다.
도쿄에 스토어를 오픈한 의미는 무엇인가?
리: 도쿄는 2008년 처음 방문한 이후 계속해서 매료되어 온 도시다. 이곳은 독특한 에너지를 지녔으며, 브랜드가 창조하는 것들 뒤에 숨겨진 역사를 깊이 존중한다고 느꼈다. 도쿄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개방적이면서도 과거를 소중히 여기는 곳이다.
일본 이외에 아시아 지역에 스토어를 오픈하고 싶은 곳도 있나?
개럿: 한국. 몇달 전에 서울에 머물렀다. 서울의 에너지는 정말 ‘넥스트 레벨’이다. 그래서 서울의 바이브를 느끼며 더 많은 것들을 만들어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많은 아티스트나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다. 협업 상대는 어떻게 선택하는 편인가?
개렛 : 재능있는 친구와 아티스트. 하지만 매우 운이 좋아 순조롭게 협업이 진행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협업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
리 : 협업해보고 싶은 사람을 다 말하려면 하루 종일 걸릴 거다(웃음).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밴드나 아티스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다. 내가 선호하는 프로젝트는, 아티스트나 브랜드와 직접 연결되어 함께 특별한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는 작업이다. 실제로, 배드 브레인즈와는 이미 작업을 했기 때문에,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싶기도 하다(웃음). 그래도 직접 협업할 수 있다면, 나는 레이몬드 페티본을 꼽겠다. 꼭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기도 하다.
마지막 질문이다. 베이빌론의 미래, 특히 도쿄에서의 방향성이 있다면?
개럿: 새롭고 창의적인 사람들, 브랜드와 계속 연결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스트리트와 커뮤니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항상 주목하고자 노력할 것이고, 이런 에너지를 브랜드에 담아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