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entials: ‘온큐레이션’ 박성조

“향수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담은 내 애티튜드다.”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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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큐레이션>은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뉴 미디어의 역할을 고민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트렌드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마주하는 색다른 이야기를 소개하는 매거진이다.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시대에서도 <온큐레이션>은 본연의 가치와 문화에 관해 묵묵히 이야기한다.

‘뉴미디어를 고민하는 웹 뮤지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박성조 대표가 매일 들고 다니는 일상적인 물품에도 그의 매거진처럼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취향이라는 것이 그저 유행이 되기도 하는 지금, 박성조는 여전히 좋은 취향에 대해 스스로에게 되물어보며 역사가 남긴 발자취를 반대로 걸어가는 인물이었다.

<온큐레이션>의 단초가 된 바우하우스 100주년 기념 책부터 1940년 오리지널 프레임 프랑스 안경까지, 박성조의 취향이 오롯이 담긴 <하입비스트> 에센셜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클라우스트럼 명함 케이스

Essentials: ‘온큐레이션’ 박성조

스틸로 제작된 명함 케이스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 구매했다. 보통 명함 케이스를 떠올리면 가죽으로 된 명함 케이스가 일반적이지 않나. 혹은 명함을 아예 지갑에 넣어 다니거나. 명함이라는 건 빳빳하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케이스는 그 부분을 만족시켜 주는 제품이다. 명함을 꺼낼 때도 주섬주섬 꺼내지 않고, 케이스를 슬쩍 밀어서 건넬 수 있다. 명함을 주는 그 과정까지 신경 썼다는 섬세함이 보여서 더욱 매력적인 제품이다.

프레임 프랑스 안경

Essentials: ‘온큐레이션’ 박성조

평소 안경을 쓸 때 ‘프렌치 스퀘어’ 디자인을 주로 선택한다. 현대에 이 형태로 나오는 안경은 모두 이 안경을 참고해서 만든 거다. 1960년대부터는 안경 템플에 브랜드를 적는 게 공식화됐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안경은 1940년대에 나온 안경이라 적혀 있지도 않다. 지드래곤이 착용했던 자크 마리마지의 원류도 바로 이 프레임 프랑스 안경이다.

오클리 미뉴트 2.0 선글라스

최근 오클리 붐이 찾아와 많은 이들이 선글라스를 찾곤 한다. 오클리 선글라스를 처음 구매한 것은 대학생 시절이었다. 당시엔 너무 튀는 느낌이라 몇 번 쓰지도 못하고 판매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자주 보이길래 러닝용으로 재구매했다. 대학생 때는 이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나만 혼자 미래에서 온 사람 같다고 느껴졌는데, 요즘은 다들 미래에서 온 사람 같아서 편하게 쓰곤 한다(웃음).

고로스 카드 지갑

고로스는 평소 위시리스트 중 하나였던 브랜드였다. 과거 한 명당 한 가지의 제품만 구매할 수 있었던 혹독한 세일즈 방법부터 다카하시 고로가 원주민과 유대를 쌓아 받은 ‘옐로우 이글’이라는 부족 이름까지. 고로스 가지고 있는 스토리가 퍽 매력적인 터라 꼭 한 번쯤 소장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요즘 네이티브 아메리칸 주얼리와 에스닉 무드에 관심이 많다.

고로스 디어스킨 파우치

휘뚜루마뚜루 들고 다니기 좋다. 특히 지금 같은 여름에 지갑과 휴대폰 정도만 넣어서 들고 다니면 딱 맞다. 이 파우치는 고로스를 수집하는 컬렉터에게 구매했는데 그분이 원래 동전이 있었던 자리를 콘초로 커스텀을 하셨다. 내가 별도로 콘초를 구매해 커스텀을 하려고 했는데 일석이조 아닌가. 바로 판매하라고 강요했다(웃음). 여담이지만 프라그먼트의 후지와라 히로시도 이 제품을 애용한다.

1992년산 스와치 빈티지 시계

몇 년 전 여러 클래식 스타일을 보다가 스타일링 포인트로 빈티지 스와치를 착용한 게 눈에 들어왔고, 그때부터 빈티지 스와치 시계를 찾다 이 시계를 구매했다. 24시간 스케일 인덱스와 <온큐레이션>의 키 컬러인 블랙과 블루로 구성된 디자인이 특히 매력적이다. 빈티지 제품이다 보니 고장이 날까 봐 자주 착용은 못 하고 있다.

빔스 키링

Essentials: ‘온큐레이션’ 박성조

선물 받은 빔스 키링에 사무실 열쇠 등 정말 필요한 물건들을 달았다. 함께 걸려있는 파란색 열쇠는 실제로 사용하는 용도는 아니고, 친구가 선물로 준 2000년대 스투시 나고야 매장 오픈 굿즈다. 그리고 살다 보면 가끔 위급한 상황이 생기는데, 맥가이버 칼은 그때마다 요긴하게 사용했다.

아포테케 프라그란스 룸 스프레이 & 불리 1803 알라바스트 포셀린 케이스 디퓨저

Essentials: ‘온큐레이션’ 박성조

먼저 소개할 룸 스프레이는 내가 헤리티지플로스 매장에서 처음 맡은 향이 담긴 헤리티지플로스 별주 제품이다. 매번 매장에 방문할 때마다 좋은 향이 난다고 느꼈는데, 이번에 헤리티지플로스가 한남동 매장 오픈 기념으로 할인 혜택을 주신다고 하셔서 구매했다. 과하지 않고 편안한 향이라 가끔 옷에도 뿌려보곤 한다.

그리고 옆엔 불리 1803 알라바스트 포셀린 케이스 디퓨저. 과거 브랜딩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근무할 때 대표님이 쓰시던 향수 브랜드가 ‘불리 1803’였다. 당시엔 내에 정식 입점되지 않은 브랜드라 래 향을 는데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파리 럭셔리 브랜드 특유의 고혹함이 느껴졌달까? 근데 디퓨저는 달랐다. 은은하게 향이 퍼지는데 ‘이 향 뭐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잔향이 괜찮았다. 또 스 기만 하면 되는 일반적인 디저와 달리, 내가 주체적으로 오일을 뿌려야 향이 난다는 점도 새로웠다.

페블 비치 빈티지 볼캡

Essentials: ‘온큐레이션’ 박성조

성수동에 위치한 파라마운드 피커스에서 구매한 빈티지 볼캡이다. 볼캡은 타이거 우즈의 <U.S OPEN> 100 을 기념한 자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골프를
좋아하셔서 소식을 찾아보곤 했었는데
, 우즈가 압도적인 차이로 이겼나 그럴 거다. 그때 기억이 나서 구매했다. ‘나한테 너무 뜻깊은 모자잖아?’ 하는 생각에 ‘무지성’ 구매를 했던(웃음). 캐주얼한 패션을 선호하는 편이라 일상에서 자주 애용하고 있다.

프레데릭 말,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 알보우 향수

일을 하며 바뀌게 된 습관 중 하나가 향수를 뿌리는 것이다. 그루밍 같은 것에 관심이 없는 편이라 평소 향수를 자주 쓰지는 않았다. 하지만 첫인상이라는 게 중요하지 않나.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다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게 향수였다. 어색한 미팅 자리에서도 “향수 뭐예요?” 같은 가벼운 질문이 아이스 브레이킹이 되기도 하니까.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는 주변에서도 많이 물어본 향이다.

알보우는 생소해서 마음에 들었던 향수다.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점이 꽤 매력적이었다. 내성적인 성격에 말수도 별로 없어서 주변에서 차가워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인데 그때마다 이 향수를 자주 활용한다. 향이 달콤한 편이라 좀 더 편한 이미지로 비춰지는 것 같아서. 향수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담은 내 애티튜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1960년대 빈티지 바시티 재킷

1960년대 오리지널이고 양면으로 입을 수 있는 리버서블 제품이다. 빈티지숍에서 구매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핏이라 냉큼 구매했다. 보통 바시티 재킷은 몸에 딱 맞는 제품이 많은데, 이 제품은 드롭 숄더라 팔이 긴 내 체형을 보완해 주고, 몸판은 짧게 제작된 덕분에 기장이 딱 맞게 떨어진다. ‘내가 옷을 만든다면 이렇게 만들어야지’라고 생각이 들게 했던 옷이다.

<라이트닝 아카이브> 매거진 & <바우하우스 100주년> 기념 책

Essentials: ‘온큐레이션’ 박성조

아마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가지고 있지 않을까. 라이트닝 아카이브는 빈티지 제품이 종류 및 장르 별로 수록된 책이다. 빈티지 제품의 종류가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보면 된다. 보면서 ‘이런 옷도 있었네’, ‘왜 이때는 이런 디테일이 있었을까?’ 하며 공부한다.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사무실에서도 심심할 때마다 꺼내본다.

독일 출장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가 마 바우하우스 100주년이었다. 디자이너라면 꼭 가봐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발걸음을 옮겼지만 하필이면 당시 바우하우스가 공사 중이어서 건물에 들어가 보질 못했다. 바우하우스는 <온큐레이션>의 단초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내게 의미가 크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굿즈라도 사야겠다는 마음으로 몇 시간 거리에 떨어진 굿즈 숍을 수소문해서 찾아가 구매한 책이다.

폭스 엄브렐라 우산

평소 블랙이나 네이비 등 무난한 컬러의 우산을 주로 쓰지만 이 우산은 무려 타탄체크다. 그래서 이 우을 오 신경 썼다는 걸 간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필살기처럼 . 폭스 엄브렐라는 세계 최초로 금속 튜브를 이용해 우산을 만든 브랜드다. 이런 헤리티지를 담은 우산인데 나 역시도 그런 상황에 써야 하지 않겠나.

<모노클> 매거진 부채

Essentials: ‘온큐레이션’ 박성조

<모노클> 매거진은 <온큐레이션>에 영향을 끼친 매거진 중 하나다. 영국에 갔던 이유도 <모노클> 매거진 숍 방문이 가장 컸다. 2018년 그날 여름은 정말 더웠다. 그때, <모노클> 매거진 숍 직원이 “너희 더우면 들어와서 우리 숍에 있는 제품 좀 둘러봐”라고 살갑게 맞이해주면서 부채를 줬다. 기분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부채다.

비즈빔 FBT 샤먼 포크

신발 브랜드는 나이키, 아디다스가 전부라고 생각하던 유년 시절,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당시 ‘온스트릿’이라는 한정판 스니커즈 판매숍을 통해 비즈빔을 처음 알게 됐다. 당시에는 너무 비싼 가격이라 쳐다볼 수 없었던 그때를 회상하며 뒤늦게 구매했다. 스웨이드 소재라 겨울에 신어야 하는 제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방수 스프레이를 뿌리면 비 올 때 신어도 무방하다. 신발은 아껴 신는 게 아니다.

세티스파이 모스테크 티셔츠

요즘 러닝 붐이다. 민이 고 있다고 해도 과이 아 . 작년에 게 아프면서 건 관리를 하던 , 나도 러닝을 시작했다. 취미 차원에서 경험해 보기 위해 시작했던 러닝이 어느새 삶의 한 부분이 되면서 러닝 패션 브랜드도 궁금해졌다. 그때 구매했던 브랜드가 ‘세티스파이’다. 흑인 친구들이 해당 브랜드 제품을 착용하고 러닝하는 모습이 멋지더라.

블루노트 재즈 메신저스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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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오랫동안 좋아하고 있는 음악 장르는 재즈다. 특히 1950~1960년대 하드 밥을 좋아하는 편이다. 흔히 쿨 재즈, 모던 재즈라 불리는 1960년대 하드 밥은 멜로디만큼이나 연주자들의 스타일도 조금씩 달라 주말에 ‘칠링’할 때 자주 듣곤 한다. 재즈 드러머 중 가장 위대한 인물인 아트 블래키가 호레이스 실버와 만든 이 앨범은 하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만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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