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마이클 조던에게만 허락되었던 신발, 에어 조던 1 블랙 텅 블랙 토

그냥 ‘블랙 토’가 아닌 ‘블랙 텅 블랙 토’다.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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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어 조던 1 ‘블랙 토’가 레트로 된다는 뉴스가 뜨자 팬들의 반응은 두 갈래로 극명하게 갈렸다. 하나는 도대체 왜 윙 로고가 아닌 텍스트 로고가 윙에 새겨진 것이냐는 불만, 다른 하나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올드 스니커 헤드들의 환호. 전자는 윙 로고가 없는 것에만 눈이 가겠지만 후자는 이 모델이 그냥 ‘블랙 토’가 아닌 ‘블랙 텅 블랙 토’인 것에 기쁠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올해의 신발이 될 지도 모를 이 신발을 조던 브랜드가 허투루 만들지는 않았을 터. 일단, 이 신발이 왜 이렇게 디자인되었는지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에어 조던 1이 정식 발매되기 직전인 40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1984

1984년 8월에 에어 조던의 첫 샘플이 생산되었고, 9월에 마이클 조던과 에어 조던의 첫 화보 촬영이 있었다. 마이클 조던에게 주어진 신발은 검은색과 빨간색으로 이루어진(현재는 브레드로 부르는) 컬러웨이와 흰색, 검은색, 빨간색 조합의 신발 딱 두 가지였다. 그중 이 두 번째 신발의 토캡 부분에 검은색이 쓰여서 일명 ‘검은 발가락’이라는 뜻의 ‘블랙 토(Black toe)’라는 애칭이 붙게 된다. 이 당시 ‘시카고’ 컬러웨이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블랙 토’의 기원이 나이키 공장에서 시카고 컬러웨이를 만드려고 했지만 잘못 생산되어 탄생했다는 이야기는 헛소문에 불과하다. 브레드와 블랙 토, 이 두 가지 컬러가 에어 조던 1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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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진들을 보면 잔뜩 굳어있는 표정의 어린 마이클 조던을 볼 수 있는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조던이 신발 끈을 길게 늘어뜨려 어깨에 걸고 있는 에어 조던 1을 잘 보면 신발의 발목 부분에 에어 조던 윙 로고가 아닌, 그냥 AIR JORDAN이라고 쓰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이 디자인은 사실 1984년에 존재했던 마이클 조던만의 샘플, PE 모델이다. 또한 1985년에 정식 발매된 오리지널 모델과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하얀색 텅이 아닌, 검은색 텅이 쓰였다는 것. 후에 마니아들은 이 모델을 ‘블랙 텅 블랙 토’라고 불렀으며 마이클 조던이 NBA에 에어 조던을 데뷔시켰을 때도 정식 발매 버전의 하얀 텅이 아닌 이 ‘블랙 텅 블랙 토’ 샘플을 신고 코트를 누볐다.

첫 정식 발매

에어 조던 1 하이 ‘블랙 토’는 1985년 첫 발매 이후 2013년과 2016년 단 두 차례만 복각되었다. 브레드와 시카고에 비하면 레트로 횟수가 확연히 적고 2013년 레트로는 OG 디자인과는 크고 작은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2016년 레트로가 더욱 귀한 모델이 되었다. 더군다나 마이클 조던의 ‘블랙 텅 블랙 토’는 단 한 번도 정식 발매된 적이 없다. 

윙 로고 대신 텍스트 로고가 들어간 모델은 지난 2015년과 2017년에 발매된 에어 조던 1 ‘레어 에어’ 시리즈가 있었으나 오리지널 컬러웨이가 아니었던터라 크게 주목 받지 못하고 잊혀졌다.

리이메진드

조던 브랜드와 나이키에서는 이번에 발매되는 모델에 ‘리이메진드’라는 딱지를 붙였다. ‘시카고’ 컬러에는 ‘로스트 앤 파운드’라는 이야기를 붙였었고, ‘로열 블루’ 컬러는 소재에 변화를 주었으며, 아쉽게도 ‘브레드’ 컬러는 리이메진드 모델을 갖지 못했지만 리이메진드 시리즈가 나오기 전인 2021년에 페이턴트 레더 소재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

이렇게 ‘리이메진드’ 시리즈는 오리지널 컬러웨이에서 소재를 바꾸거나, 빈티지 가공을 하는 등의 변화, 그리고 스토리를 부여하곤 한다. 이번 ‘블랙 토’에는 1984년의 샘플 디자인과 빈티지한 세일 컬러의 미드솔, 그리고 발목 안쪽에는 마이클 조던의 필체로 ‘My Very Best, To Brother, Love Always, Michael Jordan #23’이라고 쓰인 것을 볼 수 있는데. 1985년 당시 경기 종료 후 조던이 직접 서명하여 친구에게 선물했던 것을 복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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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담긴 모든 것

지난 40년 가까이 정말 많은 에어 조던 1 박스를 보아왔지만 이렇게 멋진 박스는 본 적이 없다. 이번만큼은 박스까지 본체로 봐야 할 것만 같다. 박스 전체가 1984년의 화보로 되어있고 스물 한 살의 조던은 보란 듯이 샘플 버전의 에어 조던 1 블랙 토를 어깨에 걸고 있다. 박스를 열면 박스 뚜껑 하단에 여러분이 그토록 찾던 윙 로고가 자리하고 있다. 그 아래에 다시 한번 마이클 조던의 필체로 ‘Special attention: M. Jordan’이라고 쓰여있는데 윙 로고에 까맣게 비어 있는 부분도 신경 쓰이지만, 특별히 주의하라는 마이클 조던의 메시지도 심상치 않다.

박스 속지에는 이 신발이 왜 이렇게 디자인되었는지에 대한 모든 답이 다 나와 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1984년 9월의 사진들과 윙 로고가 탄생하기까지 디자이너 피터 무어 그린 스케치들. 즉, 에어 조던 1의 첫 샘플이 완성될 때까지도 윙 로고는 만들어지지 않았으며 덕분에 샘플 모델에는 텍스트 로고가 새겨졌다는 것이다. 사진에서 윙 로고가 들어간 것은 마이클 조던이 입고 있는 의류가 전부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을 전혀 모른다 해도 충분히 매력적인 신발이지만, 알수록 더 재밌는 법. 나이키와 조던 브랜드가 준비한 숨은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찾는 것도 이 신발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8년만의 레트로, 사상 처음 발매되는 블랙 텅 버전, 그리고 조던 브랜드가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신경 쓴 듯한 소재와 구성품들까지. 이 신발을 걸러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2024년에 발매 예정이었다가 올해로 발매 연기되는 바람에 에어 조던 1 ‘85 ‘브레드’의 그늘에 가려질지도 모른다는 것. 스니커 오브 더 이어를 주어도 아쉬움이 없을 모델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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