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즈 켄시 인터뷰: Yonezu Kenshi

이번 주말, 켄시의 첫 내한 공연이 개최된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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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즈 켄시는하치라는 이름으로 보컬로이드 곡을 발표하며 처음 두각을 나타낸 이후, 2012년부터 본명인요네즈 켄시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음악뿐만 아니라 앨범 재킷 일러스트와 영상까지도 직접 제작하는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다. 최근 발매한 앨범 <LOST CORNER>에는 영화 <신 울트라맨>의 주제가 ‘M87’를 비롯해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주제가 ‘Chikyugi – Spinning Globe’, 영화 <라스트 마일>의 주제가 ‘Garakuta – JUNK’, TV 애니메이션 <체인소맨>의 주제가 ‘KICK BACK’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에 <하입비스트>는 현재 <요네즈 켄시 2025 TOUR / JUNK>를 개최 중인 그를 만나 이번 싱글 곡부터 내한 공연에 대한 이야기까지 물었다.

2024, 바쁜 해를 보냈다. 6 앨범 <LOST CORNER>부터 ‘Plazma’ ‘BOW AND ARROW’까지. 이번에 새롭게 공개한 싱글은새로운 모드 향한 의식 전환인 건가?

확실히. 앨범 제작을 끝냈기 때문에 다음 모드로 이행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져왔던 흐름을 여기서 한 번 끊어내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던 것은 틀림없다. 사실은새롭다라고 스스로 말해도 되는지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 새로운 단계로 향했다기보다 그 시절로 돌아가자같은 느낌이 더 크다. 최근 몇 년은 편곡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고 그 사람의 에센스를 요구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제 앨범 제작도 끝났으니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기쁨을 되찾고 싶다는 마음이 솟아났다.

2곡은 완전히 DTM(Desk Top Music)인데, 마치 중학생 때 방에서 혼자의 시간에 빠져 있던 시절처럼 혼자서 되게 열중해서 만들었다. ‘이런 게 역시 즐겁지라고 옛날 생각을 하면서 곡을 만들어 갔다고나 할까.

’Plazma’, ‘BOW AND ARROW’ 두 곡은 언제 제작했나?

거의 같은 시기다. 앨범 녹음이 끝나고 일주일 후에 다음 녹음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BOW AND ARROW’ 코러스 분량 녹음이었다. 그리고 후에 ‘Plazma’ 만들고, 다음에 ‘BOW AND ARROW’ 전체를 완성했다.

극장 선행판 <기동전사 건담 GQuuuuuuX -Beginning> 주제곡을 담당했다. 이번 ‘Plazma’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스튜디오 카라와 선라이즈가 손을 잡고 새로운 건담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얘기를 처음 듣고, ‘그건 꼭 내가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 일로 바쁜 시기였지만, 제안이 오자마자하겠습니다라고 주저 없이 대답했다(웃음).

‘Plazma’는 스토리를 상세하게 전달받은 채로 작업에 돌입한 건가?

맞다. 츠루마키 카즈야 감독에게 <기동전사 건담 GQuuuuuuX -Beginning>의 모든 에피소드의 상세한 콘티를 받았다. 츠루마키 감독은 주인공인 마츄와 냐안의 관계성, 클랜 배틀에서 두 사람이 하나인 것 같은 관계성을 주축으로 해 달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요청대로 쓰려고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를 놓쳐 버린 건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렇다면 곡으로 표현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나?

이건 이야기의 근간에 관련된 건데, <기동전사 건담 GQuuuuuuX -Beginning>은 츠루마키 감독의 오리지널 건담 애니메이션인 동시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세계의 이야기.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 생각했는데, 한 곡에서 전부 표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어느 한쪽을 취하면, 다른 한쪽이 소홀해지는 그런 딜레마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곡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만약에 이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에 집중했다. 있었을지도 모르는 가능성과 택하지 않았던 선택지에 대한 상상을 근간에 뒀다. 주인공인 마츄, 냐안, 슈우지는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의 한정된 작은 시야에서 큰 시야로 비약하는 역동성을 곡에 녹여내고자 했다.

그렇다면 ‘Plazma’ 어떤 곡인가?

영화 속 긴박한 전개가 느껴지도록 빠른 템포와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로 구성했다. 얼마나 정보량을 많게 할 수 있을지 보자는 식으로 복잡하게 소리를 쌓아 올린 곡조를 느껴볼 수 있다. 해서는 안 되는 게 아닐까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작업을 진행할 수록결국 나는 그런 걸 해온 사람이다라는 의식이 샘솟기도 했다. 결코 회고주의적인 건 아니지만 나이를 먹은 지금의 내가 그 시절의 기분으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BOW AND ARROW’ 제작 , 원작 만화에서 영향을 받은 장면이나 대사가 있나?

곡 제목을 정한 것도 1절을 녹음하고 난 뒤였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단계에서는 전혀 없었던 모티프였다. ‘손을 놓는 것’이라는 문장에서 연상을 넓혀 갔는데, 손을 놓는다는 건 결국 권력의 차이다. 교사와 학생, 부모와 자녀 등 비호하는 쪽과 받는 쪽이라는 관계성을 내 나름대로 어떻게 포착할지 고민했다. 거기에서 손을 놓는다는 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BOW AND ARROW’를 직역하면 활과 화살이다. 코치 츠카사와 학생 이노리의 관계를 상징하는 활과 화살의 모티프는 곧바로 떠올랐나?

그렇지 않고, ‘나는 나다에 중점을 뒀다. 물론, 부모의 비호를 받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건 대전제지만, 결코 내가 부모의 부속품은 아니다. 성공은 스스로가 쟁취한 것이고, 혹은 거꾸로 실패했다고 해도, 그것 역시도 본인이 선택한 것이다. 실제로 아이가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호하는 쪽이 손을 놓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나고, 너는 너. 아이인 너는 내 곁을 떠나 자립해서 나가야 한다는 거다.

그런 부분에서손을 놓는 것라는 말이 먼저 떠올랐고, ‘활과 화살’이 뒤이어 연상됐다. 활을 겨누고 화살을 당기면 긴장 상태가 되지 않나. 팽팽한 상태에서 손을 놓으면 그때부터 화살은 한없이 멀리까지 날아간다. 그런 관계성이 딱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다.

‘BOW AND ARROW’ 제작 , 가장 신경 부분이 있나?

이 곡의 가사는 상당히 운율을 이루고 있다. A 멜로디에서쿠츠와 요고레(신발은 더럽고)”, “아메()”, “유메()” , “소와레(야회 혹은 야회복)라고 끝소리 ‘e가 반복된다. “이케 이케 오이츠케나이 소쿠도데(가라 가라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후렴구 역시 끝소리 ‘e가 운율을 이루고 있다.

‘e로 운율을 맞춘 이유는 뭔가?

(듣는 사람들이) 중요한 구절을 떠올리게 하려면 그 외의 구절을 전부 끝소리 ‘e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분명 이 순간을 느끼기 위해 태어난 거야분명 너의 눈부심을 누구나 알게 될 거야라는 구절에 초점을 맞출 의도가 있었다. 집요하게 운율을 맞춤으로써 활을 겨누고 당기는 듯한 긴장 상태를 만들고, “태어난 거야에서 그 긴장을 해방시킨다고 할까.

이건 비유하자면 ‘만화 양면같은 느낌이다. 만화 양면에 등장인물인 츠카사의 대사가 떡하니 있는 풍경같은 것이다. “분명 이 순간을 느끼기 위해서 태어난 거야분명 너의 눈부심을 누구나 알게 될 거야라는 건 어디까지나 떠나보내는 쪽의 미덕인데, 전진해 가는 것과 멈춰 있는 것이라는 이미지도 있다. <Peace Sign>에서는 시점 자체가 고속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이 곡에서는 시점은 계속 멈춰 있고, 보고 있는 대상이 고속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 상대적인 속도감 차이로 인해 질주감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이미지다.

켄시는 실제로 원작 만화의 열렬한 팬이다. 이번에 애니메이션으로 <메달리스트>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메달리스트>는 피겨스케이팅을 중심으로 코치와 학생의 관계성이 그려져 있는데, 특히 감정적인 것을 상기시키는 부분이 없는 장면에서도 무작정 눈물이 나는 부분이 있다.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열심히 목표를 향해 열의를 가지고 노력해 가는 모습이라든가, 거기에서 우정을 키워 가는 장면은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할까.

나는 이 만화를 볼 때 코치의 시선으로 봤다. 아마 10, 20대 때였다면 학생 쪽에 공감하면서 봤을 텐데, 보면서 내 시점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권력을 가진 쪽의 편이 되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런 것을 깨닫게 해준 의미있는 만화기도 하다.

2024년에 접했던 소설, 영화, 음악 중에서 가장 자극이 됐던 작품이 있나?

2024년은 아마 인생에서 가장 바쁜 해라 거의 기억이 안 난다. 단지 읽은 책을 말하자면, 사회학자 다케우치 요우 씨의 <교양주의의 몰락변해가는 엘리트 학생 문화>라는 책이 정말 재밌었다. 지난 1912년부터 1926, 타이쇼 시대 무렵에 융성했던 교양주의가 이 책이 쓰여졌던 2000년대 초반 무렵에 이르는 동안 얼마나 몰락해 갔는가를 여러 가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풀어낸다. 내가 그 책에 실려 있는 것 같은 엘리트는 아니지만, 나와 굉장히 연결되는 부분도 있어 무릎을 치며 읽었다.

<요네즈 켄시 2025 TOUR / JUNK> 도쿄돔 공연과 한국 공연을 포함한 월드 투어를 앞두고 있다. 2025년의 계획은 뭔가?

일단 지금은 곡을 만드는 거다. ‘Plazma’ ‘BOW AND ARROW’도 그렇지만, 곡을 만들기 시작했을 무렵의 기분을 되찾고, 그 기분을 쌓아가다 보면 올해는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을 지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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