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시게 유타카 인터뷰: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고로 상’이 궁극의 국물을 찾아서 한국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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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일상 속에서 깊은 여운을 남기는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는 단순한 먹방이 아니다. ‘이노가시라 고로가 홀로 식사하며 느끼는 감정과 순간의 공기가 작품의 핵심 요소다. 좋아하는 음식을 즐기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과정 속에서 자신과 마주하고, 그 안에서 발견하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공감을 선사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그 철학과 감성을 이어받아 탄생한 <고독한 미식가 무비> 3 19, 국내에서 개봉된다. 이번 영화는 아시아에 먹방 열풍을 불러온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확장판으로, 궁극의 국물잇짱지루를 찾기 위한 프로 혼밥러 이노가시라 고로의 여정을 담은 어드벤처 무비다.

고로 상으로 일본을 넘어 한국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고독한 미식가 무비>의 감독이자 주연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개봉을 앞두고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프랑스 파리부터 도쿄, 마침내 한국에 상륙한 마츠시게 유타카 감독이 직접 전한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한국에 소감이 어떤가?

일본보다 한국의 젊은 층에서 <고독한 미식가>를 좋아해 준다는 게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다. 그래서 이번 영화를 한국에서 상영하게 되어 기쁘고 기대된다. 어떤 질문이든 환영이니 얼른 질문해 달라(웃음). 두근거리고 떨린다.

<고독한 미식가 무비> 기획 당시, 봉준호 감독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다. 어떤 내용을 담았나?

일본 영화의 틀을 넘어 더 큰 스케일의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만약 봉준호 감독이라면 이 영화를 재밌게 요리해주지 않을까 싶어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정이 맞지 않아서 참여하지 못했지만, <고독한 미식가 무비>가 잘 되길 응원해줬다. 그래서 감독은 내가 맡기로 결심했다.

감독과 배우,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뭔가?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는 배우로만 참여했지만, 이번 영화는 연출까지 맡았다. 그만큼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야 했고, 관객들이 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봐야 할지 계속 고민해야 했다. 촬영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을 돌며 홍보도 하고 있지만 이 고민은 여전히 가장 어려운 숙제다.

유재명 배우를 캐스팅했다. 계기가 뭔가?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표정과 몸짓만으로고로 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배우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영화 <소리도 없이>를 보게 됐고, 유재명 배우의 연기를 보고바로 이 사람이다!”라고 확신했다. 뜨거운 러브콜을 보냈고, 촬영에서도 우리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연기해 줘서 감사했다. 일본에서도 그와의 장면이 영화의포인트라는 평가가 많다. 훌륭한 배우를 캐스팅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그렇다면 본인은 어떤 배우라고 생각하나?

그럭저럭 잘하는 배우(웃음). 내가 감독으로서 마츠시게 유타카를 평가하자면, 그는 아마 상상을 넘어설 만한 놀라운 연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한국의황태해장국 등장한다. 황태를 택한 이유가 있나?

도쿄 긴자에 북어국을 파는 가게가 있는데, ‘국물 찾기라는 테마를 구상하던 중 우연히 접하게 됐다. 명태는 일본에서도 익숙한 식재료지만, 한국처럼 명태를 오랜 기간 건조해 감칠맛을 극대화한 뒤 국물 요리에 사용하는황태해장국은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일본에서는 낯설지만 한국에는 익숙한황태해장국’을 영화에 활용하면 색다른 재미를 자아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적극 차용했다.

프랑스에서 처음 만난 노인의 부탁으로, 세계 각지를 누비며 국물을 찾는 여정을 떠난다는 현대인들에게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설정이다. 감독으로서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뭔가?

물론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렇게 무모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하지만 나는 영화라는 매체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조차 믿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이 여정을 보며 점점 빠져들고, 어느 순간이런 일이 정말 있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다.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것은 논리적 개연성보다 감각적인 설득력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끔은 이유 없이 어떤 것에 몰입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고독한 미식가 무비> 역시 그런 감각적 몰입을 선사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그럼에도이런 일은 현실에서 있을 수 없지 않나요?’라고 묻는다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즐겨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답할 것 같다(웃음).

결국 ‘고로 상’ 프랑스로 국물을 보냈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은 장면이지만, 감독이 생각하기에 대가로 무엇을 받았을 같나?

마음. ‘고로 상’에게 가장 큰 보상은 새로운 경험이다. 국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들을 겪고,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하는 그 모든 순간이 돈이나 물질적 대가보다 더 큰 의미가 있었을 거다. 결국국물 찾기여정이 그에게 남긴 것은 그저 잇짱지루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교류였을 테니.

현재 유튜브와 다양한 플랫폼에서 수많은 먹방 콘텐츠가 나오고 있다. 먹방 콘텐츠의 오리지널 격인 <고독한 미식가> 양산형 먹방 콘텐츠들과 어떤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고독한 미식가>는 단순한 먹방이 아니다. ‘이노가시라 고로가 음식을 맛볼 때의 표정과 독백, 그리고 그 순간을 바라보는 관객의 공감. 이 세 가지가 핵심이다. 나는 실제로 촬영할 때도 배가 고픈 상태에서 먹는다. 맛을 평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이 식사를 하며 느끼는 감정과 분위기, 그리고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작품이라고 봐주길.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이 많다. 시리즈는 계속 되나?

솔직히 말하면, 이 작품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꽤 힘들다.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허나 아직까지는 이 역할을 다른 사람에게 넘길 생각은 없다.

마지막으로 <하입비스트> 구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지막 장면에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자리를 떠나지 말고, 남아서 끝까지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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