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죄인들을 위한 핫라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고해소'
이탈리아 출신의 괴짜 아티스트가 사제복을 입었다.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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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의 악동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이 죄인들을 위한 핫라인, ‘고해소(The Confessional)’라는 새로운 퍼포먼스 아트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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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4월 22일까지 왓츠앱(WhatsApp)을 통해 자신의 비밀을 고백할 수 있으며, 선택받은 죄인들은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아티스트에게 직접 ‘사면’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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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는 아트 플랫폼 아방 아르테(Avant Arte)와 협업한 ‘아홉 번째 시간’의 새로운 피규어 에디션 론칭과 궤를 같이한다.
당신이 구제 불능의 악당이든, 그저 옅은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이든 상관없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지금 사람들의 ‘죄’를 수집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술계의 이단아(Enfant terrible)로 불리는 그는 자신의 다음 무대로 관객 참여형 아트이자 핫라인인 ‘고해소’를 열고 스스로 사제의 자리에 앉았다.
오는 4월 22일까지 대중은 음성 메모, 문자 메시지 또는 전화를 통해 자신의 은밀한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다. 접수된 사연들은 아티스트가 직접 검토하며, 4월 23일에 열리는 특별 라이브 스트리밍 이벤트에서 카텔란이 직접 일부 발신자들의 죄를 씻어줄 예정이다.
선동적이고 파격적인 그의 평소 행보와 달리, 가톨릭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프로젝트가 세간의 스캔들을 노린 것은 아니라고 그는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지를 통해 밝혔다. 그는 “나는 이것을 면죄부라 생각하지 않는다. 종교적인 권위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공유된 제스처다. 고해라는 행위는 종교 밖을 비롯해 어디에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기 마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전화식 고해소 프로젝트는 1999년에 발표된 그의 논란작 ‘아홉 번째 시간(La Nona Ora)’의 두 번째 강림과 맞물려 있다. 운석에 맞아 쓰러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묘사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던 이 작품은, 아방 아르테와의 협업을 통해 오리지널을 선반 크기로 축소한 핸드 페인팅 레진 조각으로 재탄생했다. 에디션의 수량은 다분히 악마적인 숫자인 ‘666’개로 한정되었다.
이 조각 에디션은 무작위 추첨을 통해 판매되지만, 고해성사에 참여한 이들에게는 얼리 액세스 권한이 주어지며 선정된 소수의 럭키한 ‘죄인’들은 이 피규어를 무료로 하사받게 된다.
아방 아르테는 ‘아홉 번째 시간’을 카텔란의 가장 신성모독적인 작품이라 평가한다. 힘과 권위를 상징하기 위해 짓누르듯 내리꽂힌 거대한 운석은 특히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2000년 폴란드 바르샤바의 자헹타 국립미술관(Zachęta National Gallery of Art)에 전시되었을 당시, 두 명의 폴란드 정치인이 난입해 바위를 치워버리는 촌극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미술관 관장이 해임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텔란은 2024년 바티칸이 주최하는 베니스 비엔날레 파빌리온에 초청받으며 여전히 교회의 은밀한 총애를 받고 있는 듯하다.
그는 “가톨릭은 설령 당신이 그 밖으로 벗어나려 발버둥 칠지라도, 결국 당신을 그 안에서 자라게 만드는 무언가다. 그것은 믿음이자 연극이고, 통제인 동시에 위안이다. 나는 이를 옹호하거나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나는 그 종교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그것들이 품고 있는 팽팽한 긴장감에 흥미를 느낀다. 만약 누군가 내 작품에 불쾌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 이미지가 여전히 펄떡이며 살아 숨 쉰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 발칙한 ‘고해소’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싶은 미국 내 죄인들은 +1 601 666 7466으로 전화하면 되며, 그 외 국가의 거주자들은 왓츠앱(WhatsApp)을 통해 은밀한 고해성사를 올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