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인터뷰, 캉골, Kangol, 하입온더웨이, Hype On The Way
이승윤, 인터뷰, 캉골, Kangol, 하입온더웨이, Hype On The Way
이승윤 인터뷰: 폭죽을 쏴 올리고, 폭포를 뒤엎는 자
HYPE ON THE WAY with Kangol: Ep.04

이승윤은 어느덧 데뷔 14년 차를 맞은 싱어송라이터다. ‘대학가요제’ 무대를 시작으로, 따밴과 알라리깡숑 활동을 거쳐, <싱어게인 – 무명가수전>에서 우승하며 대중적으로도 알려졌다. 그가 뚜벅뚜벅 걸어온 시간들은 하나하나 점처럼 새겨졌고, 2021년부터 발표해온 정규 앨범들은 그 점을 천천히 이어가며 그의 음악 세계를 한층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갔다. 그리고 지난해 발표된 정규 3집 <역성>에서 그 깊이는 정점에 이르렀고, 대중과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한국대중음악상’ 3관왕을 거머쥐었다. 물론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제는 선명히 연결된 그 선 위에서, 다시 한 번 흐름을 거슬러 폭주하고 있다.

대형 공연장을 연이어 매진시키고, 굵직한 페스티벌 무대에 이름을 올리며, 권위 있는 시상식을 휩쓰는 지금도, 이승윤은 여전히 스스로를 “방구석 음악가”라 부른다. 세상의 모든 소리는 그의 방을 지나야만 비로소 ‘이승윤의 음악’이 되기 때문이다. 내면의 작은 속삭임은 조용히 응축되다 어느 순간 폭죽처럼 터지고, 흐름을 거스르는 에너지로 번져 나간다. 비틀스부터 런 DMC, 미시 엘리엇까지, 캉골과 함께한 혁명가들 또한 각자의 방에서 출발해 거리의 공기를 바꾸고 시대의 ‘역성’을 일으켜 왔다. 그리고 지금, 방을 나와 달리는 버스 위에서 ‘폭포를 뒤엎자’고 외치는 이승윤의 머리 위에도 그 상징은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

독자 분들을 위해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싱어송라이터 이승윤입니다. 이렇게 재밌는 작업을 함께 하게 되어 무척 반갑습니다.

‘전업 음악인’ 선언 이후,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는데요.

아무래도 가장 큰 변화는 전업 음악인이라는 표현에 조금은 설득력이 생긴 게 아닐까 합니다. 사실 뚜벅뚜벅 음악을 한다는 사실 자체는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요. 여러 사람들이 주목을 해주시기 이전의 음악들까지도 설득력의 범주에 들어가게 된 게 가장 큰 변화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고 자신 없고 쭈뼛거리던 시절의 음악을 포함해서, 따로따로 찍어 놓은 점과 점처럼 여기던 생의 순간들이 지난 앨범을 내고서야 비로소 하나의 획이 되었구나 하고 느껴져요. 그리고 캉골 모자를 하나 냉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변화 중의 하나인 것 같네요.

과거와 많은 상황이 달라졌는데요. 여전히 본인이 방구석 음악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방구석 음악인’이라는 단어 자체에 사실 큰 의미를 두진 않았어요. 말 그대로 방구석에서 음악을 하니까 그렇게 지칭하면서 다녔던 건데요. 막상 그렇게 노래를 만들어가다 보니, 어쩌면 이것이 나의 정체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것이 물리적 방이든, 마음속의 방이든, 관계 속의 방이든, 방에서 시작하여 방문을 열고 나가야만 완성되는 것이 창작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 계기가 바깥에서 오더라도 필연적으로 본인만의 방을 거쳐야만 하고, 태생이 방구석이었더라도 결국은 방문을 열고 나가야만 창작물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를 사후에 부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여전히 방구석 음악인이 맞습니다.

평소에 모자를 자주 쓰시나요, 어떻게 스타일링 하시나요?

1년에 200일 이상은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머리 만지는 걸 정말 귀찮아해서 모자로 마무리하곤 하는데요. 제가 장두형이라 딱 어울리는 모자를 찾기가 또 쉽지 않아서, 어쩌다 하나 맞는 모자가 생기면 그 친구가 살려달라고 할 때까지 쓰고 다니는 편입니다. 버켓 햇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것도 잘 어울리는 게 없어서 찾아 헤매던 차에 캉골 모자를 발견하여 잘 쓰게 되었습니다.

처음 캉골을 알게 된 건 언제, 무엇 때문이었나요?

독특하게 캉골에 대한 첫 기억이 모자나 옷이 아니라 필통인데요. 초등학생 때 캉골 필통을 선물받았던 적이 있어요. 그때 처음 본 캉골이란 브랜드가 뭔지 찾아보다가 비틀스가 캉골의 모자를 썼다는 사실을 알고서 굉장히 기뻤고, 정말 열심히 들고 다녔습니다. 배지 같은 것도 다닥다닥 붙여서 꾸미고, 오래오래 아끼면서 썼는데요. 어느 날 필통이 이제 그만 보내달라 비명을 질러서 이별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오늘 룩은 평소와 비슷한가요, 다른가요?

평소엔 신경 써서 꾸며도 반응이 크게 좋지 않았던지라, ‘차라리 아무것도 추구하지 말자’를 추구미 삼아 정말 되는대로 입고 다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룩은 ‘제가 정말 좋아하지만 또 별로 입어본 적은 없는 스타일’이에요. 시도하다가 몇 번 놀림받고 시무룩했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또 스타일링을 잘해주셔서 ‘아, 이게 참 미묘하게 한 끗 차이로 예뻐지는구나’ 하고 다시 한 번 벽을 느꼈습니다. 특히 버켓 햇이 참 마음에 들어서 한동안은 계속 쓰고 다닐 것 같습니다.

이번에 라이브로 선보인 노래 ‘폭포’에 대한 소개 부탁해요.

‘폭포’는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스스로 무력하게 느껴지는 현실을 마주할 때, 이번 한 번만큼은 관성을 거슬러보자, 허무를, 숭고를, 운명을 거슬러보자, 폭포를 뒤집어서 분수를 만들 수 있을 것처럼 한번 노래해 보자’는 의미를 담아 만든 곡입니다. 제 음악 인생의 이데아와 같은 곡이고요, 이 노래를 만들고 ‘아, 이 노래를 만들려고 음악을 시작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이브를 할 때 가장 몰입이 되는 노래인 동시에, 가장 뜨거운 소통을 하는 곡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올해 ‘한국대중음악상’에서 라이브로 들려주신 ‘폭포’를 포함해 총 세 부문을 수상해 화제가 됐어요.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여정을 함께하고 있는 이들에게 언젠가는 자부심 한 조각을 꼭 쥐어주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예기치 않았던 방식으로 자부심을 가져다드릴 수 있게 되어 참 기뻤습니다. 저야 사실 이미 앨범을 내는 시점에 혼자 자부심을 ‘마음대로’ ‘실제로’ 움켜쥔 상태였지만요. 또 한편으로는, 제게 상을 안겨주신, 이 여정을 함께해 주신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감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감사했습니다. 감사의 무한 굴레 같은 거죠.

요즘 콘서트와 록 페스티벌, 대학 축제 등 정말 다양한 공연에 나서고 있는데요.

사실 올해는 이렇게까지 바쁘게 살게 될지 몰랐어요. 작년 연말 공연을 ‘마침표’와 ‘여백’이라는 키워드로 꾸몄는데, 갑자기 예기치 못한 상을 받고 일정이 마구 채워졌거든요. 은퇴 번복하고 코트에 복귀한 마이클 조던이 된 기분입니다. 물론 차원이 다르지만, 기분만은 그렇다는 이야기예요. 덕분에 굉장히 즐겁게 공연을 다니고 있습니다. 공연할 때마다 새삼 저 많은 사람들이 제 무대를 기꺼이 즐겨주신다는 것에 벅참을 느끼고 있어요. 또 제가 꽤 오랫동안 제 팬분들이 떼창을 잘하는 걸로 착각하실 때마다 성에 안 찬다고 핀잔을 드렸었는데요, 최근 여러 공연을 하다가 다른 가수 팬분들을 자주 마주쳤는데 제 팬분들이 너무 멋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그 또한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리듬감은 좀 더 정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폭주타임’이라는 특별한 공연도 예고했어요. 어떻게 이런 기획을 하게 됐나요?

이 공연도 올해의 상황을 예상하지 못해서 벌어진, 아니 벌린 일이죠. 감사와 기쁨을 나눠야 할 명분이 생겼는데, 이것저것 고민만 하다간 타이밍을 놓칠 것 같아서 냅다 질렀습니다. 조금은 밀도나 완성도가 부족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이 마음을 마구잡이로 나누는 시간을 한 번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질렀는데, 일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기본적인 콘셉트는 ‘무료 입장, 자율 퇴장, 노 러닝 타임, 노 셋리스트’입니다. 말 그대로 되는대로 만들어지는 공연을 한번 해보고 싶거든요.

* 인터뷰는 ‘POKZOOTIME’ 개최 전 진행. ‘폭주타임’은 총 공연 시간 약 9시간 20분 동안, 86곡을 선보이며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이번에 달리는 버스에서 찍은 라이브 영상에 대한 소감도 궁금해요.

사실 어떤 공간보다도 버스나 지하철에서 음악을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버스에서 라이브를 한다는 건 참 재밌고 의미 있는 촬영이었습니다. 덜컹거리는 버스에서 연주 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또 그 나름의 재미가 있었습니다. 함께해 준 희원, 정원이가 온 하체에 힘을 주고 기타를 치던 장면도, 용희 형이 이 악물고 본인의 사지와 드럼 세트 모두의 균형을 잡던 장면도 다 너무 즐거웠습니다. 안 그래도 버스 하나 빌려서 어디든 가자, 뭐라도 하자 하는 이야기를 참 많이 나눴었는데, 이렇게 함께 버스에서 ‘폭포’를 연주한다는 것 자체가 참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대로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간다면요?

어디를 가도 좋겠습니다. 시간적, 물리적, 상황적 여건이 허락된다는 가정하에 어디든 가서 악기들을 그대로 내려서 공연을 하고 다시 짐을 싣고 또 어디든 가서 공연을 하고 다시 짐을 싣고 하는 여행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때도 이 모자는 쓰고 가겠습니다.

이승윤이 착용한 캉골 버뮤다 캐주얼은 편안한 무드 속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더하는 아이템으로, 그의 솔직하고 자유로운 스타일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이번 콘텐츠에 등장한 제품은 캉골 공식 온라인 스토어와 오프라인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브랜드의 다양한 소식은 캉골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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