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시. 일본말로 ‘수상하다’를 뜻하는 오카시는 지금 한국 힙합 신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런 오카시의 앨범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능숙한 장인들이 모여 근사한 공예품을 만드는 과정과도 같다. 작사부터 작곡, 편곡, 믹스 마스터까지. 그 모든 과정을 다섯 멤버만으로 해낼 수 있다는 점은 오카시가 스스로 생각하는 가장 큰 무기다.
하지만 오카시의 가장 큰 무기는 10년간 이어져 온 우정이다. 연세대학교 힙합 동아리에서 시작된 인연. 우리가 예상했던 모범생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오카시의 음악에서는 분명 ‘오카시답다’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가 깃들어 있다. 그런 오카시는 어떤 생각으로 자신들의 길을 닦아 가고 있을까? 매튜, 라프산두, 메이슨홈, 풀업보이, 제프리 화이트까지, 총 다섯 명의 수상한 친구들을 만나고 왔다.
‘오카시(おかしい)’는 일본어로 ‘수상하다’라는 뜻이죠. 오카시 멤버 중에서 가장 ‘오카시한’ 멤버는 누구일지 궁금했어요.
오카시: 매튜죠. 클럽에서 공연하는데 에어팟을 끼고 노래를 듣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 <탕탕특공대>를 해요. 보기 힘든 희귀 포켓몬 같을 때가 많죠. 그런데 작업 모드로 들어가면 누구보다 가장 자주 가장 오래 작업실을 지키고요. 어딘가 수상하면서도 가장 순수한 영혼입니다.
오카시는 프로듀싱만큼 라이브 실력으로도 유명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무대에 오르기 전 멤버들끼리 꼭 지키는 일종의 루틴 같은 게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오카시: 별도 루틴까지는 없고 가끔 화이팅 정도만 하는 편입니다. 아주 가끔. 다만 무대가 끝나면 매번 다 같이 사진을 찍어요.
개인적으로 공연할 때 가장 부르기 좋아하는 곡도 있을 것 같아요.
오카시: ‘Wahssap’. 요즘 무대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곡이에요. 훅 부분이 따라 부르기도 쉽고, 중독성도 있거든요. 특히 제프리 화이트 벌스가 인상적인 곡입니다. 이번 캉골 화보 촬영하면서 새로운 라이브 버전도 준비했거든요. 만약 영상을 보신다면 원곡, 그리고 해당 곡이 수록된 앨범 <MAINSTREAM>도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RUMBLE’이라는 곡도 추천드립니다. 주로 공연 마지막에 부르는 곡인데요. 관객들과 스마트폰으로 조명을 켜고 다 함께 부르는데, 저희에게는 꽤나 뭉클한 곡이죠.
뮤지션들에게는 저마다 ‘이 곡이 우리를 정의한다’ 하는 곡들이 하나씩 있더라고요. 오카시에게 그런 곡은 어떤 곡일까요?
제프리 화이트: ‘CRIB’. 저희가 가진 순수한 모습이 잘 드러나는 곡인 것 같아요.
메이슨홈: ‘RUMBLE’. 저희를 깊게 모르시는 분들은 오카시가 ‘강한 음악을 주로 하는 팀’이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사실 오카시의 정체성은 ‘RUMBLE’에 가장 많이 들어 있다고 생각해요. 멤버 모두 멜로디컬한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그 취향이 잘 드러난 곡입니다.
풀업보이: 저는 ‘ELEPHANT’. 동물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어간 곡인데요. 이런 사운드야말로 오카시를 가장 잘 설명하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라프산두: ‘Wahssap’ 고르겠습니다. 멍청함 속에 깃든 스마트함의 미학. 폭발적인 에너지. 이 두 가지가 잘 담긴 곡이에요.
매튜: ‘HIT IT RAW’. 최고의 합을 보여주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카시 공연을 보고 있으면 ‘옷 구경할 맛이 난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실제로 팬들 사이에서 옷 잘 입는 걸로도 유명하고요. 멤버들마다 옷장에서 가장 많은 아이템은 무엇인지도 궁금했어요.
라프산두: 모자. 음식 중에는 분모자를 참 좋아하는 편인데, 옷장에는 모자가 가장 많아요. 늘 곁에 지니고 다닙니다. 모자를 쓰면 자신감이 생겨요. 참고로 전 어머니와의 관계도 좋거든요. 모자를 쓸 때마다 모자지간의 시너지도 나는 것 같아요.
제프리 화이트: 티셔츠. 항상 신경 쓰이는 아이템이에요. 해외로 공연을 갈 때면 항상 그 나라의 브랜드를 눈여겨보는데, 그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것도 티셔츠예요. 팬분들이 선물해 주신 티셔츠도 잘 착용하는 편입니다.
메이슨홈: 팬티. 요즘엔 덜하지만 새깅을 고집한 지 10년 가까이 됐거든요. 늘 바지를 내려 입다 보니 간혹 구멍 난 팬티를 입거나, 저렴한 팬티를 입어서 곤혹을 치른 적이 많습니다. 그래서 늘 팬티에 힘을 주는 편입니다.
풀업보이: 양말. 반바지를 자주 입기 때문에 어쩌면 티셔츠만큼 가장 많이 드러나는 아이템이거든요. 그래서 수시로 예쁜 양말을 모아요. 사실 이미 집에 양말이 넘쳐나요.
매튜: 쿠팡에서 판매하는 검은색 반팔 티. 가성비가 참 좋아요.
라프산두는 대학에서 의류환경학을 전공했잖아요. 그래서 드리고 싶은 질문인데요. 오늘 입은 캉골 컬렉션 중에서 가장 특별하다고 느꼈던 아이템을 하나만 골라 본다면요?
라프산두: 모자가 특히 예뻤어요. 캐주얼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소화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캉골은 역사가 있는 브랜드잖아요. 그만큼 캉골 모자에서만 느껴지는 클래식과 헤리티지가 새삼 특별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풀업보이는 비디오 디렉터로 일하고 있잖아요. 만일 오늘 멤버들이 착용한 아이템 중, 다음 오카시 뮤직비디오에서 오브제로 활용해 볼 법한 아이템을 골라 본다면요?
풀업보이: 딱 하나만 고르자면 비니. 제가 살면서 본 비니 중에 가장 높게 솟은 비니였는데요. 마술사가 된 것처럼 비니 안에서 돈이 계속 나오는 연출을 해 보고 싶네요? (웃음)
제프리 화이트와 매튜는 프로듀서인 만큼 작업실에서 보내는 시간도 많을 것 같아요. 평소 작업실에 갈 때 즐겨 착용할 것 같은 캉골 아이템을 하나씩 골라볼까요?
제프리 화이트: 오늘 입은 포근한 핏의 스웨트셔츠. 작업할 때에는 너무 편안하게만 입으면 오히려 긴장이 풀리더라고요. 적당히 신경을 쓰면서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었어요.
매튜: 저는 체크 셔츠. 입고 있으면 괜히 쿨해지는 느낌. 체크셔츠만의 멋이 있죠.
메이슨홈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메이슨홈 착장’이 뜨더라고요. 그만큼 팬들에게는 패션으로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캉골로 스타일링하는 팁’을 알려준다면요?
메이슨홈: 저는 헤어스타일을 항상 삭발 혹은 반삭 상태로 유지하거든요. 간혹 이발을 제때 못 해서 ‘거지존’에 돌입할 땐 모자가 필수입니다. 이번 촬영 때도 느꼈지만 캉골에는 사계절 상관없이 예쁜 헤드웨어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모자들을 추천해 드려요. 이번 영상에서 제가 쓴 모자를 유심히 봐 주세요 (웃음).
이번 캠페인 타이틀은 ‘HYPE ON THE WAY – Heritage in Motion’입니다. 지금까지 오카시로 활동하면서 ‘음악을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가장 크게 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프리 화이트: 바로 지금. 캉골 광고를 찍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라프산두: 다 같이 카니발을 타고, 또 비행기를 타고 공연을 다닐 때 음악을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들어 저희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거든요. 특히 외국에서 저희 음악이 나올 때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풀업보이: 저랑 메이슨홈을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좋습니다.
지금까지 힙합 신에 많은 크루와 팀들이 있었죠. 그중 오카시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오카시: 첫 번째는 10년간 깨지지 않은 우정. 두 번째는 작사부터 작곡, 편곡, 믹스, 마스터까지 모두 가능한 팀이라는 점. 세 번째는 공연 때 가끔 가사를 까먹어도 다른 멤버가 도와준다는 점. 마지막 네 번째는 이태석(메이슨홈), 이대석(풀업보이) 쌍둥이 멤버로 야바위가 가능하다는 점이죠.
캉골은 1938년에 설립된 브랜드고, 이번 컬렉션은 그 헤리티지를 담은 컬렉션이에요. 패션과 음악을 떠나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오카시: 꾸준함, 아이코닉, 오리지널리티, 센스, 포근함, 레전드적 행보, 그리고 따뜻한 나날들.
연세대학교 힙합 동아리를 이어서 오카시를 결성한 게 2018년의 일이죠. 지금부터 다시 8년이 지나서 사람들이 오카시 음악을 들을 때 어떤 생각을 했으면 하나요?
오카시: 이야, 8년 동안 고생했다. 그때도 잘하더니 아직도 잘하고 있구나. 어쩜 지금까지 안 변하고 계속 섹시하니.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번 오카시 화보를 보며 듣기 좋은 곡을 하나씩 추천해 본다면?
메이슨홈: 저는 앨범으로 가겠습니다. 메이슨홈의 첫 정규 앨범인 <COMPUTER>. 정말 좋은 앨범이 나왔습니다. 한국 힙합 신에 큰 경사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들읍시다. 메리 크리스마스!
제프리 화이트: 저 역시 제프리 화이트의 첫 정규 앨범 <WHO CARES?>를 추천합니다. 9월 2일에 나온 앨범인데요. 이 앨범으로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해요. 남의 눈치를 너무 신경 쓰지 마시고요. 하고 싶은 일을 향해서 주체적으로 나아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세상이 ‘억까’해도 끝까지 가세요. 포기하지 맙시다!
라프산두: 저는 라프산두의 첫 정규 앨범 <SOUL BABY> 고르겠습니다. 2026년에 ‘느좋남녀’가 되고 싶다면 꼭 들어야 하는 앨범입니다. 저는 아직 이 앨범을 듣지 않은 여러분이 너무 부럽습니다. 꼭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풀업보이: 저는 2015년 레이 스레머드의 첫 정규 앨범인 <SremmLife>. ‘턴업’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앨범이에요.
매튜: 저는 곡으로 하겠습니다. 라프산두 앨범에 수록된 ‘All Summer’. 요즘 같은 날씨에 참 듣기 좋은 곡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