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은 우리를 어디든 데려간다.

여행지에서 묵었던 호텔의 어메니티를 가져왔다가 오랜만에 꺼내어 냄새를 맡아볼 때, 여행지에서 먹었던 음식을 현지 정통 방식으로 구현한 식당을 서울에서 만날 때, 기분은 갑자기 ‘그때 그곳’으로 떠난다.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애인의 샴푸 향을 느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냄새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지.

우리는 기억을 사진이나 글 속에 담아 디지털로 보관하는 것에 익숙해졌지만, 향에 대한 기억은 디지털로 구현할 수 없다. 메타버스가 시각과 청각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할 수 있을 만큼 발달하는 동안 후각만큼은 여전히 디지털로 전달할 수 있는 분야로 남아 있다. 주문과 동시에 손으로 블렌딩하는 르 라보의 크리에이션(르 라보가 제품을 칭할 때 쓰는 표현)은 직접 경험해야 그 섬세함과 깊이를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배경으로 주로 부티크를 통한 만남을 고집해 온 르 라보가 ‘르 라보 온 휠’이라는 여행을 시작한다.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고 영상을 만들어 브랜드를 알리기 보다, 부티크를 움직이기로 한 것이다. 움직이는 ‘무빙 퍼퓨머리’를 콘셉트로 르 라보의 매장을 트럭에 실어 도시 곳곳을 누빌 예정. 이 특별한 트럭은 2022년 봄, 서울 계동에 정차했다.

‘르 라보 온 휠’의 국내 첫 여정지인 계동은 서울의 옛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동네다. 동쪽으로 창덕궁, 서쪽으로 경복궁을 두고 자리한 계동은 예로부터 왕족과 양반 관료들이 모여 살았던 유서 깊은 동네다. 전통 한옥을 개조한 건물들과 구한말 시대, 해방 이후 발생한 1970년대의 건축 양식들도 곳곳에 남아 있으며, 오랫동안 가업을 이어온 장인들의 공방과 신진 아티스트들의 소규모 공방이 섞여 있다.

계동은 오래된 것, 세월에 풍화하며 자연스럽게 낡은 것의 미학을 이해하고 추구하는 르 라보의 철학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아름다운 기화 지붕 사이에 자리 잡은 현대적인 건축물, 그리고 그 앞에 놓인 트럭은 이질감 없이 어우러진다. 본래 그 자리에 있던 것처럼 조화로운 모습을 감상하다 보면 향기가 코끝에 와닿는다. 이를 깨달을 때, 간혹 예상하지 못했던 장소에서 만나게 되는 반가운 푸드트럭처럼 르 라보가 우리를 반긴다.

르 라보 온 휠에서는 클래식 컬렉션 향수를 비롯해 바디-헤어-페이스 컬렉션, 클래식 캔들, 그리고 퍼퓨밍 바디 컬렉션까지 대부분의 컬렉션을 경험할 수 있다. 서울 및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보존한 이곳 계동에서 서울의 향이 빠질 수 없다. 이번 무빙 퍼퓨머리에서는 ‘서울’ 시티 익스클루시브 시트롱 28 역시 판매될 예정이며, 현장에서 바로 판매되지 않는 제품들은 홈 딜리버리로 구매 가능하다.

모두에게 열려 있는 이 공간은 별도의 예약 절차 없이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다. 트럭에 올라타 후각의 감각을 채운 후 돌아가도 좋다. 이곳에서는 친구나 연인이 서로의 향을 찾아주고, 르 라보에 대한 ‘첫 기억’을 만들 수도 있다. 혼자 방문해 자유롭게 만끽해도 좋다.

르 라보 온 휠은 르 라보만의 가치와 사랑을 나누는 ‘향수 놀이터’이니까.

여행은 끝나더라도 기억은 남아 지속된다. 특히 우연히 발견한 장소에서 맞닥뜨린 새로운 경험이라면 더더욱. 그 기억은 향기와 더불어 뇌리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르 라보 온 휠이 어떤 기억을 당신에게 선사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4월 17일부터 5월 1일까지의 약 2주라는 시간 동안 계동의 무빙 퍼퓨머리에서 구입한 향수의 라벨에는 ‘Le Labo on Wheels’이 표기되어 있다. 르 라보 온 휠에서 구입한 향수는 당신에게 그날 계동에서 있었던 일의 기억을 더한 새로운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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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동에서의 2주 뒤에 르 라보는 또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주제로 여정을 이어간다. 올봄을 시작으로 르 라보를 주제로 한 향기로운 국내 여정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르 라보 트럭은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당신을 기다릴지도 모른다.

르 라보 온 휠
기간: 5월 1일까지
장소: 서울 종로구 계동길 84-3 델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