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라보가 바치는 서울의 향, '시트롱(CITRON) 28'

서울을 향한, 서울을 위한, 서울에만 존재하는 새로운 향수.

Presented by LE LABO
라이프스타일 

누군가는 말한다. 현대 사회를 사는 사람들에게 본연의 체취를 감추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이 의견에 무조건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모두는 대체로 은연중에 자신의 향에 대해 생각한다. 이처럼 모두에게 ‘향’이란 그저 뷰티나 향수 브랜드의 미사여구로 남지 않는다. 마음을 이끄는 향기에 기분이 좋아진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는 것처럼, 어떠한 공간에 방문하거나 사람을 만났을 때의 ‘향의 기억’이 다른 오감보다 강렬한 경험으로 남기도 한다.

수많은 향수가 존재하는 세상에 르 라보는 기성 브랜드 향수가 지닌 어떠한 틀을 깨고 나타났다. 2006년, 르 라보를 설립한 파브리스 페노(Fabrice Penot)와 에디 로시(Eddie Roschi)가 처음 한 일은 자신들의 브랜드가 나아갈 선언문, 즉 매니페스토(manifesto)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총 열다섯 문장으로 이뤄진 매니페스토는 향수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철학 그리고 장인정신을 향한 애착을 담았다. 누가 보면 허황할 수 있고 이상론을 담았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선언문을 지키며 뚜벅뚜벅 걸어온 결과, 셀 수 없을 정도로 범람하는 향수 시장에서 르 라보는 독특한 위치를 선점하였다.

뉴욕에서 출발한 르 라보는 이제 미국과 유럽 전역은 물론,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다. 그들은 항상 도시, 혹은 특정한 지역의 고유한 개성에 이끌렸다. 도시는 단지 스마트폰 지도에 뜬 고유 명사가 아니다. 수많은 사람과 세대가 모여 이룩한 거대한 라이프스타일의 집합체이다. 뉴욕을 시작으로 모스크바와 두바이, 런던과 파리, 암스테르담에 이르기까지 ‘시티 익스클루시브(City Exclusive)’ 컬렉션을 만들어 선보이는 것 또한 이와 궤를 같이한다.

르 라보의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은 이를테면 ‘도시를 향한 헌사’이며 르 라보의 매장이 있는 도시 중 하나의 도시를 기념하는 향수를 내놓는다. 그 열네 번째 도시가 바로 ‘서울’이다.

서울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케이팝(K Pop)과 한류,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고 진일보하는 공간과 사람들. 여기 사는 우리가 쉽게 깨닫지는 못하지만, 도심 한가운데 과거 조선 시대 왕궁이 여전히 사람들의 산책로와 휴식 공간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과거와 전통은 근대와 현대화를 겪으면서 조금씩 퇴색하였지만, 요즘 서울을 보면 과거를 보존하고 지키면서도, 그 위에 새로운 길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한국, 혹은 현대 서울의 문화로 부른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간 서울의 삶과 이야기를 향으로 풀어낸다면 어떤 모습일까? 르 라보의 새로운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시트롱(CITRON) 28’에 그 대답이 담겨 있다.

시트롱 28의 초기 코드네임은 ‘시트롱 보엠(CITRON BOHEME)’이었다. 일반적인 레몬 향 대신, 기존 시트러스가 가진 매력에 깊이를 더한 새로운 레몬 향을 고민하고 재구성하여 향의 토대로 삼았다. 시더와 머스크에 기반을 둔 레몬과 진저 그리고 재스민의 조화는 전통과 다양성, 개방성을 동시에 지닌 서울의 매력을 표현한다.

시트롱 28을 몸에 뿌리면, 처음 느끼는 향은 신선하고 끝으로 갈수록 묵직한 기운이 돈다. 하지만 오래되어서 무거운 느낌이 아니라,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편안한 형태로 몸에 안착한다. 시트러스와 깊이 있는 시더, 머스크의 조화 그리고 진저와 재스민의 순수함을 풍성하게 더한 완성한 새로운 향이다.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시트롱 28’의 출시를 기념하여, 르 라보의 공동 설립자 중 한 명인 ‘에디 로시’와 대화를 나누었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인터뷰는 이메일을 거쳐서 이루어졌지만, ‘서울’에 관한 향수를 비롯하여 그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다. 활자만으로도 그는 담백하고 또 담대한 기운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과거 인터뷰에서 당신은 ‘창조는 독재적이며, 민주적이지 않은 방식에서 나온다고 믿는다’라고 했습니다. 여전히 동의한다면, 르 라보가 향수를 만드는 과정에 어떻게 적용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우리가 믿는 것들을 진심으로 대합니다. 다른 이에게 우리의 크리에이션(르 라보 내부에서는 ‘향’을 크리에이션으로 칭한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지 않아요. 우리가 가진 경험과 판단을 믿고 따릅니다. 그리고 다른 이들도 동의하기를 바랍니다.

르 라보의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은 르 라보의 매장이 있는 도시들에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서울’의 향을 만들었습니다. 먼저, 이 향수의 ‘향’을 조제한 과정에 관하여 질문하고 싶습니다.

다른 크리에이션을 만들었던 과정 그대로 만들었어요. 새로운 향은 하나의 영감으로부터 시작하며, 그 후 실험실로 향합니다. 실험실에서 조향사와 함께 우리가 받은 영감을 몇 가지의 재료를 활용해 향으로 그려보며 초안을 만들어요. 그 후에는 몇 년간의 착향과 시향, 그리고 피드백 과정을 거칩니다. 우리 향수 중 몇 가지는 400번 이상의 수정을 거쳐 완성되었고, 어떤 향들은 50번 이내로도 충분했습니다. 언제, 어디서 우리의 마법이 실현될지 모르기 때문이죠.

당신이 생각한 ‘서울’은 어떤 도시입니까? 서울의 어떠한 점들이 모여서 ‘시트롱 28 – 서울’의 향이 되었나요?

2016년 5월, 서울에 방문했는데 정말 좋았어요. 당시 느낀 환대, 호기심 많고 다가가기 편한 사람들, 다양한 것에 관하여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들 등 좋은 기억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한 장소에 오래 머물지 않고서 그곳의 진정한 인상을 받기는 쉽지 않지만, 서울의 활기찬 에너지, 문화, 특히 우리가 머문 곳들의 진보적인 분위기는 확실하게 느꼈어요. 아시아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주함과 소란스러움도 존재했지만, 동시에 아름다운 공원과 느긋한 동네가 주는 차분함과 호젓함 또한 느꼈습니다.

우리 매장이 있는 이태원 일대를 걸었을 때도 기억에 남아요. 아름다운 날이었고, 카페테라스는 사람들로 가득 차 북적거렸지만, 동시에 모든 것이 차분하고 우아했죠. 지나가는 차가 많지 않아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웠어요. 저는 이처럼 모든 것이 단순하고 편안하지만, 강렬한 서울의 분위기에 빠져들었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서울로부터 받은 인상이었어요. 서울을 위하여 바로 이런 감성을 향에 담아보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르 라보를 좋아하는 이유는, 브랜드가 지닌 확고한 원칙들 때문입니다. ‘유명인 마케팅’을 거부하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럭셔리의 미래가 장인정신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제 르 라보는 작은 독립 브랜드에서 대기업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당신이 처음에 세운 원칙은 여전히 지켜지고 있습니까? 개선되거나 진보하는 방식도 존재하나요?

그럼요. 르 라보는 기존 철학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 원칙을 주변에 확산하기 위하여 노력합니다. 그런 면에서 에스티로더는 매우 수용적이죠. 그들이 보여주는 자유와 존중에 감사해요. 물론 늘 개선할 것과 발전을 위한 방법은 존재합니다. 우리는 늘 발전하려 노력해요. 브랜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요.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아요. 그건 이상이자, 개념이죠. 하지만 이상에 가까워지려는 열망이 우리의 원동력이 되곤 합니다. 어떤 것에 관한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함께 진화하는 것 또한 이상이지만요.

특정한 향수를 설명하는 수많은 말과 영상과 사진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각자 다른 감정과 태도로 하나의 향수를 받아들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에게 르 라보의 향수가 어떻게 다가서길 바라나요?

우리는 하나의 향수를 만들며 이 향수가 누구에게 전달될지는 고려하지 않아요. 그저 향 그 자체와 향으로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에 집중하죠. 사실 이건 매우 개인적인 것이고, 창조와 감정적인 것에 대한 저의 순수한 욕심입니다. 나머지는 고객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성별, 인종, 믿음과는 무관하죠.

<하입비스트>와 소통하는 지금 시대 젊은이들에 관한 생각도 궁금합니다. 당신이 20대 초반이었을 때와 지금 젊은이들은 어떻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그들에게도 영감을 받나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제가 젊은 세대들에게서 영감을 받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사실 제가 보기에 그들은 미디어 그리고 자아 중심적인 소모품에 중독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죠. 수많은 예외가 존재하기에 너무나 다행이라고 느껴요. 아마도 <하입비스트> 독자들은 이 예외 그룹에 속할 것 같아요.

당신은 향수가 ‘신선한 충격’을 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과 굉장히 친숙한 것이 조화되어 선사하는 충격’이라면서 말이죠. 이러한 목표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습니까?

그럼요. 이건 우리가 추구하고 고수하는 창조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이에요. 만약 우리가 만들어 낸 향이 이 문구와 맞지 않는다면, 출시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은 향수 업계를 근 30년 간 지켜보았습니다. 2010년 이전과 이후의 향수(혹은 코스메틱) 업계도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코로나 19 시대’ 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다가올 것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당신이 생각하는 향수의 미래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향수의 성장에 코로나 19의 영향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사회적 거리 두기를 몇 년간 지속하다 보면, 향수를 사용하는 방법이 변할 수는 있을 것 같네요. 사실 향수의 미래에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기후변화, 플라스틱 사용과 같은 환경오염 관련 문제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이런 큰 문제에 직면했을 때, 선택하는 우선순위에 따라 향수의 미래도 바뀔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향수는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상품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향수를 좋아하고, 기꺼이 자신만의 향을 위하여 향수를 구매하죠. 앞서 말한 대로 이미 시장에는 수많은 향수가 있습니다. 2020년 현재는 코로나 ‘이전’ 시대와 완전히 달라졌는데, 이런 상황에서 ‘향수를 만들고 선보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필수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만약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고, 더 아름답다 느낄 수 있게 해 준다면 좋겠습니다.

르 라보의 시트롱 28은, 서울이라는 도시의 인상을 담아낸다. 에디 로시와 나눈 대화의 일부처럼, 도시의 일면은 복잡하고 소란스럽지만, 반대로 고요하고 친절하며, 다소 복잡한 곳도 엄연히 존재한다. 이것은 마치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도시를 빼닮았다. 그래서인지 그는 ‘르 라보’가 주는 차별점은 모두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고객만이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도시의 향이란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크리에이션뿐만 아니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쓰임에 의하여 비로소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시트롱 28의 특별함은 도시의 과거와 지금, 그리고 미래를 생각한 향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서울을 위한, 서울에 관한 이 향수는 오직 서울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게다가 지금까지 모든 르 라보의 향수 라벨은 영어로 이루어졌으나, 열네 번째 시티 익스클루시브 시트롱 28 향수를 기념하여 아름다운 한글 문자가 향수병 위에 새겨진다. 9월부터는 시트롱 28뿐만 아니라 라벨링을 적용하는 모든 르 라보 제품에 내가 원하는 문구나 이름을 새겨 넣을 수 있다.

인터뷰 말미, 마지막 질문은 여름휴가였다. 누군가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휴가 계획은 언제나, 모두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는 포르투갈에서 카이트 서핑을 하며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글의 마지막은 르 라보의 매니페스토 중 제일 끝에 있는 문장 두 개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우리는 구구절절한 설명이 예술을 망가뜨린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이 모든 설명은 그냥 다 잊어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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