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x 스나키텍처 인터뷰 - 현실이 된 초현실적 사상

같고도 다른 둘만의 세계.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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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와 스나키텍처의 전시가 드디어 서울에 상륙했다. 이는 2015, 2016년에 이은 둘의 세 번째 협업이지만, 한국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서울의 첫 프로젝트인 만큼 전시의 모든 조각품은 국내에서 생산했다. 일명 <루프>에서는 10만 개의 유리구슬이 두 개의 방을 연결하는 정교한 트랙 위를 끊임없이 달린다. 누구든지 구슬을 만지고 움직이며 작품과 교류할 수 있도록 설치되었다. 다소 먼 걸음일 수도 있는 가나아트센터에서 전시하지만,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다. 적어도 전시 오픈에 앞서 만난 코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카린 구스타프슨스나키텍처 공동 설립자 알렉스 무스토넨의 주장은 그렇다.

코스와 스나키텍처는 밀라노, 로스앤젤레스에서 이미 협업 전시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어떠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나?

구스타프슨(KG): 과거 프로젝트와 공통점은 공통점이 없다는 거다. 모두 같은 ‘디자인 언어’ 아래 통하지만, 이번 전시는 더 활동적이고 장난기 넘친다.
무스토넨(AM): 이번 프로젝트는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코스 측에서 지시가 많이 없었다는 점에선 비슷하다. 코스는 장소와 시간만 정하고 나머지는 우리의 자유에 맡겼다. 그저 브랜드의 감성으로만 풀어달라고 했는데, 우린 둘 다 심플함을 선호해 어렵지 않았다.

각 파트너에게 서로에 관해 묻는다. 다른 스튜디오들이 가지지 않은 스나키텍처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코스만의 차별점은?

KG: 스나키텍처는 모든 것을 리덕션(reduction)에서 접근한다. 꽤 간결하다. 단순하고 간단한 소재로 아주 큰 효과를 준다.
AM
: 스나키텍처와 함께 작업한 키스를 예로 들자면, 코스는 완전히 반대의 감성을 지녔다. 코스는 아주 깔끔하다. 또 그들은 원하는 디자이너가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신뢰하고  자유를 준다. 코스의 브랜딩 역시 아주 똑똑하다. 아무런 로고를 사용하지 않아도 고유의 세련됨을 유지한다.

코스 스나키텍처 루프 서울 전시 인터뷰 cos snarkitecture loop seoul interview

<루프> 전시의 유리구슬은 어린이 장난감에서 영감을 얻었다. 어릴 적 구슬에 관한 추억은 무엇인가?

AM: 스나키텍처는 개인적인 기억과 추억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지만, 좀 더 보편적인 경험을 다룰 때도 있다. <루프>는 후자에 속한다. 구슬은 다양한 문화 역사에 존재하는 사물이라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다. 우린 구슬에 꽤 오랫동안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구슬을 직접 손으로 만지고, 그 구슬이 트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보는 건 참 재미있는 경험이다. 구슬이 멀리 갔다가 나를 향해 돌아오거나, 혹은 어디로 갔는지 찾아볼 수 없게 된다. 공간이 매 순간 변화되는 건 마치 마법과도 같다.

우리 시대 어린이의 장난감은 스마트폰이다. 스크린으로 추억을 만들고 태블릿에서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AM: 어쩔 수 없다. 세상은 계속해서 변하는데, 우린 그 세상 밖의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 우리의 일상은 이제 컴퓨터나 휴대폰 앞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도록 설계되었다. 그래서 우린 시각, 청각, 촉각 등에 자극을 주는 아날로그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우리의 전시를 스마트폰으로 찍고 아마도 인스타그램에 올릴 것이다. 그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런 공유를 통해서도 추억을 만들어낼 수 있다.

코스 스나키텍처 루프 서울 전시 인터뷰 cos snarkitecture loop seoul interview

전시 제작 과정은 어떠했나?

KG: 스나키텍처가 디자인과 제작을 모두 맡았다. 코스는 콘셉션 단계에서 색감 정도까지 관여했다. 이 하늘색은 내가 현재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다. 지금 시즌 컬렉션에서도 볼 수 있다. 
AM
: 우린 올해 초 작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한국에서의 전시인 만큼 모든 조각을 한국에서 생산하길 원했다. 서울 기반의 아주 뛰어난 스튜디오와 작업했지만, 기술 면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400m 이상의 금속 트랙을 치밀하게 계산한 경사에 정확히 매달아야만 했다. 두 번째 방의 타일은 무대를 연상케 하려고 제작했다. 위에 서면 아예 다른 공간 안에 들어서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말이다.

코스의 본사는 런던, 스나키텍처의 본사는 뉴욕이다. 각각 배경이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서울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길 원하는가?

KG: 코스의 디자인 신조는 ‘항상 기능을 고려하자’는 거다. 아시아의 디자인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서울은 특히 아주 절제된 느낌이다. 코스에겐 큰 매력이다.
AM
: 코스는 국제적이다. 어느 특정한 나라나 문화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다양한 시대와 장소에 존재할 수 있는 브랜드다. 그래서 더더욱 우리의 ‘보편적인’ 구슬 전시에 어울린다. 이 프로젝트는 완벽히 ‘서울답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벽히 ‘뉴욕’답지도 않다. 누구든지 경험하게끔 초대할 수 있는 전시다.

코스 스나키텍처 루프 서울 전시 인터뷰 cos snarkitecture loop seoul interview

조만간 한인 예술가와 협업할 계획은 없나?

KG: 아직은 없지만, 당연히 하고 싶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예술가 중 한 명은 이우환 작가다. 그의 심플한 붓놀림은 아주 흥미롭다. 최근에는 2016 가을, 겨울 시즌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와 의자도 만들었다.

지금 가장 애정하는 코스 제품은?

KG: 난 내 코스 캐시미어 눈가리개가 없으면 그 어디도 갈 수 없다. 비행기 안에서든 호텔에서든 항상 쓴다. 쓰면 기분이 좋고 잠도 잘 든다.
AM
: 현재 컬렉션에서 구매한 트랙 팬츠 같은 슈트 바지가 있다. 그것 빼곤 여행할 수 없을 정도다.

코스 스나키텍처 루프 서울 전시 인터뷰 cos snarkitecture loop seoul interview

코스 x 스나키텍처의 <루프>는 내일부터 11월 19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서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동일 기간에 코스의 청담점은 <루프>의 미니 버전도 전시할 예정이다.

가나아트센터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30길 28

코스 청담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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