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의 볼보가 제안한, 당신의 생명을 연장하는 방법
매일 당신의 안전을 지키는 그 3점식 안전벨트는 누가, 어떻게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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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의 영화 <돈의 맛>에는 정서적으로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하나 있다. 금고에 현금을 사람 키 만큼 쌓아 놓고 사는 집안의 모든 차가 볼보자동차라는 것. ‘저런 부잣집에 슈퍼카 한 대 쯤은 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 그저 협찬을 이유로 넘어가기에, 설정은 옥에 티로 여겨질 만큼 부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의심은 잠시, 영화는 등장인물의 캐릭터로 이유를 설명한다. 잃을 게 많은 그들에게는 무엇이든 안전하게 보전해줄 수 있는 장치들이 필요했다. 인적 드문 곳에 위치한 저택, 두꺼운 철문으로 굳게 시건된 금고 등 영화는 그들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 지를 시종일관 그린다. 그런 그들에게 안전으로 대표되는 볼보자동차는 곧 최고의 차인 셈이었다. 제 아무리 돈을 쌓아 놓고 살더라도, 그 돈으로 안전만큼은 살 수 없다는 것. 영화의 설정이 품은 논리였다. ‘자동차’와 ‘안전’을 연관지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단연 볼보자동차니까.
하지만 그저 안전 하나만으로 볼보자동차를 설명하는 건 너무 간편하다. 더 명확한 이유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볼보자동차는 어떻게 지금의 ‘안전한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었을까? 왜 사람들은 가장 안전한 차의 기준으로 볼보자동차를 말하게 된 걸까. 그 결정적인 이유를 말하기 위해서는 무려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스웨덴의 척박한 기후 환경을 바탕으로 튼튼한 차를 만들어 오던 볼보는 1959년 탑승자의 안전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몰두했다. 그 결과로 태어난 것이 바로 3점식 안전벨트. 볼보의 엔지니어 닐스 볼린은 일정 속도 이상으로 잡아당기면 고정이 되는, 가장 견고한 3점식 안전벨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는 당신이 지금 매일 자동차에서 매는 바로 그 안전벨트로,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를 대체할 안전벨트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당시 볼보는 이 3점식 안전벨트의 특허 판매로 더 많은 이윤을 거둘 수 있었지만, 볼보의 생각은 좀 달랐다. 볼보는 이윤 대신 “사람의 안전을 위해 개발한 것이므로, 특허를 낼 수는 없다”며 다른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3점식 안전벨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특허를 포기하고 기술을 공유했다. 볼보에게는 돈보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더욱 중요한 가치였다. 지금 우리가 이처럼 안전한 3점식 안전벨트를 맬 수 있게 된 것도 모두 볼보의 이같은 인본주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볼보자동차의 3점식 안전벨트는 이후 약 1백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 덧붙이자면, 볼보자동차 로고에 그려진 파란색 띠 역시 이 3점식 안전벨트를 상징한다.
그리고 지금, 볼보자동차는 사람의 안전에 대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볼보자동차 3점식 안전벨트 개발 6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 독려 ‘SIT, BELT! 캠페인’이 바로 그것. 2018년 9월, 국토교통부는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그 실효는 아직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 한국의 경우 앞좌석의 88%가 안전벨트를 매고 있지만, 뒷좌석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32%만이 안전벨트는 착용한다. 이는 97%, 95%에 육박하는 독일과 스웨덴과 대조적인 수치다.
특별히 여름 휴가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지금,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보험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 사고 발생률은 평소 대비 약 4%가량 늘어난다. 볼보자동차가 제 살을 깎으며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 독려 ‘SIT, BELT! 캠페인’을 기어코 벌이는 이유다. 볼보자동차는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 서약과 인증샷, 그리고 착용 습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이들 중 1,959 명을 추첨해 스웨덴 5박 7일 여행권 등의 여러가지 선물을 증정할 예정이다. ‘1959’는 앞서 언급한 3점식 안전벨트가 처음 고안된 해를 기념하는 숫자다. 이벤트는 이곳 볼보자동차 3점식 안전벨트 개발 60주년 ‘SIT, BELT! 캠페인’ 페이지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안전벨트 착용은 귀찮으며, 자칫 소홀히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60년 전 사람의 안전을 위해 이윤을 포기한 볼보자동차의 마음을 떠올린다면, 그 생각은 달라질 지도 모르겠다. 안전은 돈으로 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