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브랜드’ 이케아가 파리 패션위크를 직접 찾은 이유

“사실, 저희는 그냥 가구 브랜드가 아니에요.”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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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뉴욕, 밀라노, 런던과 더불어 세계 패션위크를 대표하는 도시로 꼽힌다. 그 명성에 걸맞게 각국의 패션 브랜드가 파리 패션위크를 찾아온다. 그런데 올해는 다소 이례적으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케아가 패션의 중심지 파리에서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 ‘이케아+’를 개최했다.

“많은 사람이 이케아를 단지 가구 브랜드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라이프스타일 자체에 집중합니다. ‘스타일’이라는 것은 런웨이에 국한되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모든 스타일은 집에서 시작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파리 패션위크에 참여한 이유입니다.” 이케아의 모회사인 잉카 그룹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벨렌 프라우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파리 패션위크가 사람들이 자신의 스타일을 선보이는 장소라면, 그 스타일의 시작점인 집을 다루는 이케아가 이곳에 있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의미다.

이어서 그는 ‘이케아+’의 기획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전시는 브랜드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묻고 답하는 보고서 ‘이케아 라이프 앳 홈’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우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사람들의 48%는 미디어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제대로 담아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케아는 전 세계적인 불경기가 찾아온 지금, 이번 전시를 미디어가 ‘진짜 삶’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줄 기회로 봤다.

이를 위해 이케아는 직접 발로 뛰었다. 이케아 최초의 상주 작가이자 세계적인 포토그래퍼인 애니 레보비츠는 6개월 동안 독일, 인도, 이탈리아, 일본, 스웨덴, 영국, 미국 등 다양한 국가의 가정을 방문해 촬영한 25점의 사진을 ‘이케아+’에서 선보였다. 애니 레보비츠는 때때로 그들이 일하거나 쉬는 등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하고, 때로는 사람들에게 포즈를 요청했다. 하지만 모든 사진의 배경은 그들이 직접 살고 있는 ‘집’이었다.

“이번 전시의 사진들은 모두 디지털카메라로 촬영됐습니다. 디지털로 공개될 작품들인 만큼, 필름보다는 디지털카메라가 훨씬 더 나은 포맷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케아+’에서 그의 사진은 인화된 형태가 아닌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선보여졌다. 비록 다른 시간에 다른 공간에서 사진을 보더라도, 이곳에서 전시를 방문한 사람들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이유다.

같은 경험은 이케아의 최우선 가치다. 이케아는 제품을 만들 때 아름다운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을 필수적으로 고려하고 이를 ‘민주적인 디자인’이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미디어가 표현하는 집이 거짓됐다고 느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이케아는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하나는 솔직하고 최대한 가까이 다가간 관점에서 집을 묘사하는 방식이었고, 이는 애니 레보비츠와의 협업으로 이어졌다. 나머지 하나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집을 꾸미고,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가운데 각각의 개성을 집에 더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케아는 아방가르드 패션 교육 프로그램인 카사93과 손을 잡았다.

“카사93과의 협업 프로젝트는 패션과 홈퍼니싱 분야의 교육 방식, 쇼케이스, 작업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시작됐습니다. 패션 관련 교육을 받는 이들이 홈퍼니싱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직접 보고 싶어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실험이었죠.” 마르쿠스 엥만, 잉카 그룹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자신이 에르메스의 쇼윈도를 좋아한다며, 이케아 역시 패션 브랜드처럼 도심 속 매장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케아+’를 통해 선보인 카사93과의 협업이 향후 이케아 전체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모든 이가 이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이케아가 사람들의 집과 삶을 조명한 지 어느덧 8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엥만은 이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저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해 왔어요. ‘이케아+’를 기획할 때도 처음부터 더 많은 이가 사진에 등장하고, 스토리텔링의 일부가 되길 원했습니다.” 이를 위해 이케아는 젊은 사진작가들을 위한 애니 레보비츠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애니 레보비츠와 멘티들은 다섯 차례 멘토링 세션 동안 정말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멘티들은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작품뿐만 아니라 배경 이야기까지 전달하고 싶어 했습니다.” 이들은 가족, 친구 등 주변인뿐만 아니라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살고 있는 이들의 가정을 방문하고 현재를 기록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 멘토링을 통해 탄생한 사진들은 이케아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이케아가 전시에서 공개한 마지막 프로젝트는 다양한 색상 조합을 활용한 ‘테삼만스’ 컬렉션이었다. 테삼만스는 ‘함께’라는 뜻으로, 주로 단색으로 칠해지는 대부분의 이케아 가구과 달리 다양한 컬러가 활용됐다. “컬렉션은 다양한 상호 작용 방식을 고려해 디자인했습니다. 예를 들어 모빌은 환경과 물리적 상호작용을 거치고, 시계는 초, 분, 시간으로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그런 특징을 반영했죠.” 컬렉션을 디자인한 로 컬러는 모든 제품에 적어도 두 가지 색상을 활용한 점 또한 색상끼리의 상호작용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테삼만스’ 컬렉션은 트롤리, 화병, 러그 등의 실내 액세서리 위주로 구성됐다. 로 컬러라는 디자인 스튜디오의 이름처럼, 이들은 색상 활용의 전문가들이다. 그들에게 한국 사람들은 유난히 무채색을 좋아하는데, 컬러를 활용할 때 쓰기 좋은 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로 컬러는 “나이키처럼, 그냥 하세요. 무슨 색을 쓰든 간에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잖아요. 많은 사람이 안전지대에서 벗어나기를 두려워하지만, 재밌는 일은 그럴 때 발생해요. 작은 액세서리부터 시작해 보면 재밌을 거예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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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의 전시에서 집과 연결된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한 이케아는 이제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우선 4월에는 앞서 소개한 ‘테삼만스’ 컬렉션이 전 세계에 동시 출시된다. 또한, 이케아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새로운 전시를 계획 중이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는 이번만큼이나 새로운 협업과 이케아가 전 세계 사람들의 ‘처음’을 바라보는 방식을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벨렌 프라우의 마지막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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