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의 거리를 실내로 들여온 암파리토

보우만 할(Bowman Hal)에서 열리는 작가의 첫 개인전은 관람객에게 예상치 못한 곳을 바라보고 작품의 일부가 되어볼 것을 권한다.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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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가브리엘라 코펠만(Gabriella Koppelman)

거리에서 솔로 CSV(SOLO CSV)의 예술 공간은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무엇을 찾고 있는지 정확히 알거나, 쿠에스타 데 산 비센테(Cuesta de San Vicente)에 있는 정문에 호기심이 생겨 안을 들여다봐야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자연광이 쏟아지며 미로처럼 펼쳐지는 방들이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드러낸다.

이 센터는 스페인의 기업가 아나 헤르바스(Ana Gervás)와 다비드 칸토야(David Cantolla)가 설립한 아트 프로젝트 ‘솔로(SOLO)’의 일환으로, 과거 인쇄소였던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내부는 마치 영화 세트장 같다. 각 방마다 각기 다른 장면이 펼쳐지며, 모든 예술 작품과 책, 식물의 배치가 공간 내에서 세심하게 계산된 듯하다. 기획전 및 장소 특정적 설치 작품들과 함께, 솔로 CSV는 국내외 작가들의 연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갤러리 보우만 할(Bowman Hal)을 품고 있다.

보우만 할은 2025년 7월 솔로 CSV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프로젝트로, 이후 센터는 계속해서 그 공간과 매력을 대중에게 선보여 왔다. 암파리토(Ampparito)의 전시는 갤러리의 두 번째 시즌을 여는 막으로, 2026년 11월 21일까지 진행된다. 오프닝 행사를 위해 기획팀은 아티스트 토크를 함께 마련했고, 모든 연령대의 관람객 400여 명이 모여들었다. 솔로의 디렉터 오스카 호르미고스(Oscar Hormigos)는 “우리는 솔로 CSV가 사람들이 발견의 즐거움을 누리고, 언제든 다시 찾아와 늘 새로운 것을 마주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한다. 모든 관람객을 작품의 일부로 만드는 이번 전시는 그 비전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암파리토 마드리드 솔로 CSV 전시 작품 현대미술

입구에 자리한 푸드 트럭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신 뒤, 안으로 들어가 마드리드 출신 작가 암파리토를 만났다. 이번 전시는 그가 보우만 할에서 선보이는 첫 개인전이자, 일종의 ‘개념적 트롱프뢰유(trompe l’œil)’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벽면이 텅 비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다분히 의도적이다. 암파리토의 작업은 그 자체로 명확한 의미를 지니기에, 공간의 벽을 사용하지 않는 접근 방식 자체가 하나의 선언이 된다.

대신, 그가 작품을 창작하는 동기는 사람들이 멈춰 서서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작품들은 예상치 못한 곳에 자리한다. 상처 입은 비둘기가 그려진 475개의 화강암 판들이 걸레받이를 따라 늘어서 있고, 머리 없는 기마상 사진들이 천장에 매달려 있으며, 마드리드의 풍향계를 본떠 만든 복제품들이 지나가는 발걸음에 맞춰 회전한다. 바람을 불거나 팔을 저으면 그 움직임이 만드는 미풍에도 반응한다. 관람객은 자연의 바람에 풍향계가 돌아가듯 자연스럽게 그 회전을 경험하게 된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작품은 오브제 자체가 아니라,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일 그 자체”다.

공간 내부에 마련된 온실 같은 유리 구조물 안에서 점심을 먹으며, 암파리토는 약 6주 만에 어떻게 이 전시를 완성했는지 들려주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비둘기의 울음소리를 발음 기호로 표기한 ‘uːː ɡʊɾːuː uːː ɡʊɾːuː’다. 평소에도 비둘기에게 각별한 애정을 품고 있었나?
그렇다. 비둘기는 아마도 도시에서 아무런 목적 없이 존재하는 유일한 존재 중 하나일 것이다. 그저 그곳에 있을 뿐이다. 몇백 년 전만 해도 우리는 비둘기를 통제하고 특정한 용도로 활용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세금을 내지도 않고 약간의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나는 그들이 비록 비참한 방식으로 살아갈지라도 가장 자유로운 존재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우리는 나무를 심고 그 위치를 결정하며, 비둘기마저 통제하려 들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마드리드에는 이런 농담이 있다. “우리는 그토록 많은 문화를 누릴 수 있기에 기꺼이 열악한 삶을 견딘다.” 비둘기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팍팍한 삶을 살아가지만, 그 안에서 온전한 자유를 누리고 있다.

“무언가를 떠올리려면 지루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지루함을 즐기는 방식이다.”

아이디어는 보통 어디에서 시작되나?
나는 많이 걷는 편이다. 한동안 집중해서 작업하고 몇 달을 쉬기 때문에, 기차를 타는 대신 걷기를 택한다. 가끔 누군가 소리를 지르거나 기이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기도 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도 있다. 무언가를 떠올리려면 지루해질 필요가 있고, 걷는 것은 내가 지루함을 즐기는 방식이다. 나는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다. 계획을 세웠다가 틀어져서 실망하는 대신, 항상 새로운 것에 놀라움을 느낀다. 그리고 세상에 다정하게 대하려 노력한다.

그동안 주로 갤러리 밖, 유럽 전역의 도시 공공장소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 경험을 보우만 할 안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처음에는 꽤 고통스러웠다. 원래 전시는 6월에 열릴 예정이었고, 나는 이미 다른 두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개막이 한 달 반 남은 시점에서 문정(Mun-Jung) 큐레이터가 9월로 일정을 미룰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마드리드의 이 공간에서 전시를 연다는 것은 큰 책임감으로 다가왔고, 실망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3년 전에 시작했던 프로젝트, 즉 자전거를 타고 나가 거울로 태양광을 반사시켜 동상의 얼굴을 가리던 작업에서 다시 출발했다. 모든 것은 시간에 달려 있다. 주어진 시간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다. 아마 3년 뒤에는 다른 걸 했어야 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풍향계를 직접 만들었다고 들었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배울 수 있었나?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고 맡길 생각은 없었다. 7월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스페인의 8월은 휴가철이라 내가 직접 아주 빨리 해내야만 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다뤄본 적 없는 레이저 작업 방식을 배웠다. 마치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말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었다.

솔로 CSV(SOLO CSV)
Cuesta de San Vicente n.o 36
28008, 마드리드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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