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11DONE ‘퀀텀 어태치먼트’, 레이어드 테일러링과 워싱 패브릭으로 그려낸 영화적 그리움
2026년 가을/겨울 컬렉션은 하이브리드 실루엣과 세월의 흔적이 밴 마감으로, 거리를 가로지르는 친밀감의 은유를 완성한다.
요약
WE11DONE의 2026년 가을/겨울 컬렉션 ‘Quantum Attachment’는 영화 속 로맨틱한 얽힘의 순간들에서 영감을 받아, 레이어드와 하이브리드 구조로 구축된 새로운 워드로브를 제안한다.
워시 가공과 바랜 뉴트럴 톤은 아우터웨어와 스웻슈트 전반에 걸쳐, 시간이 켜켜이 스민 듯한 수집품 같은, 기억에 닳아 있는 무드를 부여한다.
매듭지어 연출할 수 있는 소매 디테일부터 서로 겹쳐지는 실루엣까지 이어지는 레이어드 장치는, ‘연결’이라는 개념을 옷 자체의 언어로 번역해 낸다.
WE11DONE이 영화의 시선으로 로맨틱한 얽힘을 풀어내고 이를 의복에 담아낸 2026년 가을/겨울 컬렉션 ‘퀀텀 어태치먼트’를 공개했다. 서울 기반 레이블은 시간과 거리를 넘어 지속되는 친밀한 상태를 이번 시즌의 중심에 두고, 구조적인 테일러링과 부드럽게 낡은 소재의 물성적 대비로 그 긴장감을 표현했다.
이 콘셉트에는 구체적인 참조점이 있다. WE11DONE은 절제와 해소되지 않은 욕망으로 규정되는 관계를 위한 단서로 왕가위의 화양연화가 지닌 고요한 그리움, 짐 자머시의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에 담긴 우울한 헌신, 토드 헤인스의 벨벳 골드마인이 발산하는 격정적인 에너지를 꼽는다. 컬렉션은 이 영화들을 직접 재현하기보다, 그 정서적 결을 텍스처와 구조로 옮겼다.
이러한 번역은 의복을 겹쳐 입는 방식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스웨트셔츠, 쿼터 집업, 오버사이즈 니트 벨트 등 일상적인 아이템을 거듭 쌓아 긴장감을 축적하고, 익숙한 요소들로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낸다. 후디는 유틸리티 베스트와 아노락에 결합되고, 원숄더 톱은 긴소매 피스와 겹쳐 하나의 하이브리드 구조를 이룬다. 맥시스커트에는 허리에 티셔츠를 묶은 듯한 턱 디테일을 더했으며, 체크 플란넬 셔츠 드레스에는 어깨나 허리에 묶을 수 있도록 여분의 소매를 달았다. 브랜드는 이 제스처를 관계를 지탱하는 유대의 은유로 해석한다.
마감에서도 같은 듯 낡고 수집된 분위기가 이어진다. 아우터웨어에는 빈티지한 무드를 위해 샌드 워싱과 브러싱 블리치 공정을 적용했고, 스웨트수트는 트롱프뢰유 프린트와 더티 워싱으로 이를 반영했다. 패치워크 티셔츠와 농구 쇼츠 시리즈는 소재, 색상, 프린트를 의도적으로 충돌시켜 불완전함을 의도한 균형을 구현한다. 퍼 트리밍과 풍성하게 부풀린 헤어스타일에서 영감받은 후드 디자인에는 과장된 글램 록의 코드가 나타난다. 색은 평면적으로 펼쳐지기보다 여러 겹으로 쌓인다. 바랜 뉴트럴 톤은 기억이 축적되는 표면, 즉 브랜드가 ‘팔림프세스트’라 부르는 층위를 만든다. 앤티크 골드 톤 하드웨어를 더한 가죽 프레임 백과 목걸이처럼 연출한 코인 퍼스는 시즌 전체에 흐르는 덧없는 향수를 강조하며 룩을 완성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