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 그룹, 슈프림 기업가치 1조 1,300억 원대로 평가
그 중 무려 50% 지분을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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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이 50% 지분을 매각했다.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소문은 무성했다. 지분은 물론 슈프림 매각설까지 나돌아서다. 심지어 루이비통과의 협업 때문에 LVMH 그룹에 인수될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다. 박스 로고 마니아들은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야 말았다. 주인공은 칼라일 그룹이다. 미국의 투자회사인 칼라일이 슈프림의 지분 50%를 샀다. 이들이 슈프림의 기업가치가 1조 1,300억 원대라는 평가를 발표한 직후다. 다시 말해, 칼라일은 5,700억 원에 상응하는 슈프림 지분 절반을 보유한 거대 주주가 됐다.
<WWD>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로 슈프림이 취한 이윤은 1,100억 원 이상으로 점쳐진다. 거래 내용이 베일에 싸인 것은 설립자 제임스 제비아의 염려 때문이라는 추측이다. 정확한 수치가 공개될 경우, 슈프림이 창립 이래 세심하게 지켜온 가치, 소위 스트릿 패션 시장에서 ‘먹히는’ 브랜드 정체성을 해칠 수 있어서다.
칼라일 그룹이 평가한 슈프림의 가치는 매각 이윤의 10배가 넘는 1조 1,300억 원대. 정작 궁금한 건 이 돈이 쓰이게 될 슈프림의 차기 행보다. 슈프림의 매력은 단연 희소성이 아닌가.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한정성 말이다. 산업 내부자들은 칼라일의 슈프림 투자금이 세계시장, 특히 아시아 전초기지 건립을 위해 쓰일 것이라 예견한다. 현재 슈프림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일본에만 여섯 개 매장을 전개 중이다. 칼라일과 슈프림의 만남은 한국과 중국, 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서 박스 로고를 만나는 청사진이 될까? 공급이 많을수록 매력이 반감되는 슈프림의 딜레마. 슈프림이 확장과 희소성의 아이러니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