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샤 키스의 ‘Show Me Love’ 뮤직비디오에는 미겔이 등장한다. 중력을 거스른 듯한 몸짓. 그곳에서 미겔은 차라리 온몸으로 노래한다. 미겔의 어릴적 본래 꿈은 댄서였다.

미구엘 혹은 미겔. 멕시코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겔의 국적은 미국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멕시코인이라고 설명한다. “멕시코인이고, 그래서 끊임 없이 스페인어 앨범을 발표하는 것” 그를 미구엘이 아닌 미겔이라 불러야 하는 이유다.

찬공기라는 말이 아직은 낯선 10월, ‘오프 루트 페스트 2019’를 위해 미겔이 난지한강공원을 찾았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는 그는 뜨겁게 달궈진 무대 스테이지에 올라 ‘Come Through and Chil’, ‘Ardon’, ‘Pineapple Skies’, ‘Sky Walker’ 등의 여섯 곡을 불렀다. ‘떼창’의 광경은 예외 없이 펼쳐졌다.

막 무대를 마치고 내려온 미겔을 스테이지 뒷편으로 불러 아주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의 ‘사랑’에 대해.

첫 내한이다. 특유의 섹시한 퍼포먼스 때문에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미겔의 공연을 ‘연인과 보면 안되는 공연’이라고 일컫는데 알고 있었나? 특별히 신경쓰는 바가 있나?

소통하려는 노력 때문인 것 같다. 예전부터 무대를 압도하는 여러 아티스트로부터 퍼포먼스에 대해 참고를 많이 하는데, 그 비결은 소통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 또한 무대 위에서 혹은 음악을 통해 느끼는 감정을 온전히 전달하고 나누는 데에 많은 공을 들이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무대는 감정 전달이 잘 됐을까?

한국에서의 첫 공연이다보니 에너지가 더 넘쳤던 것 같다. 역시 관객들과 교감하고 싶었고, 그들 또한 잘 따라준 것 같다. 빠른 시일내에 다시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블랙핑크가 자신이 빼앗고 싶은 노래로 당신의 ‘Sure Thing’을 꼽았고 그걸 콘서트에서 직접 불러 화제가 됐다. 알고 있었나?

물론이다. 사실 꽤 감탄했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그들을 만나 그걸 들은 감상을 전달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또 만날 기회가 있다면 꼭 직접 전해주고 싶다.

미겔의 음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랑’인 것 같다. 도대체 당신에게 있어 사랑이란 뭘까?

매 순간 느끼는 감정. 그것이 무엇이건, 어떤 형태건 살아가며 경험하는 모든 감정을 아우르는 것을 사랑이라 정의하고 싶다.

당신의 음악에서는 록, 펑크, 재즈,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영향력이 느껴진다. 그래도 알앤비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면?

나로서는 그게 제일 자연스러우니까. 그냥 나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음악을 하려고 했고, 그게 알앤비였을 뿐이다. 딱히 내 음악의 가능성을 어떤 장르에 국한시키고 싶지는 않다.

살람 레미, 해피 페레즈 등의 유명 프로듀서와 작업을 펼쳐 왔다. 프로듀싱이 가능한 뮤지션으로서, 그들과의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특별한 점이 있을까?

굳이 말하자면 잼(Jam)이라고 생각한다. 같이 작업실에 모여 마음에 드는 게 나올때까지 그저 계속 연주하고는 한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아, 이거다’ 싶은 순간이 찾아오는데, 그런 곡을 앨범에 담는다.

새 앨범에는 어떤 프로듀서들이 함께했나?

유주얼 서스펙트(Usual suspects)를 포함한 몇몇 새로운 이름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스페인어 버전의 앨범을 놓치지 않고 발매한다. 이유가 있을까?

멕시코인이니까. 스패인어로 노래하지 않는다면 내 이름을 과연 미겔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