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 마사 하입비스트 매거진 인터뷰, R.Y.C., 에이셉 라키, 아리아나 그란데, 영국 일렉트로닉, 프로듀서, 사운드클라우드
무라 마사 하입비스트 매거진 인터뷰, R.Y.C., 에이셉 라키, 아리아나 그란데, 영국 일렉트로닉, 프로듀서, 사운드클라우드
무라 마사가 펼치는 노스텔지어
무라 마사가 <하입비스트 매거진>에 이야기해준, 2020년 지금 젊다는 것의 의미.

우리가 에이셉 라키, 아리아나 그란데, 스톰지와 협업한 프로듀서를 생각할 때 ‘건지섬’이라는 곳은 머릿속에 쉽게 떠오를 법한 장소는 아니다. 건지섬은 영국령의 작은 섬으로 영국보다 프랑스에 더 가까워 런던과는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거리가 먼 것은 물론 인구 역시 겨우 6만 정도에 불과하다.

무라 마사는 건지섬에서 지내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제가 어렸을 때 주변에 일렉트로닉 음악을 만드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던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 건지섬에 살던 10대 초반의 무라 마사는 여러 펑크, 메탈 밴드를 들으면서 음악에 빠지게 됐지만, 결국 마운트 킴비, SBTRKT, 제임스 블레이크와 같은 프로듀서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일렉트로닉 음악에 더욱 흥미를 갖게 됐다고 한다.

“아주 먼 곳에서 대중 문화나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배울 수밖에 없었죠. 그러다 보니 전 고립돼 있었어요. 하지만 그 덕분에 재미있는 아웃사이더의 관점을 가지게 되기도 했죠. 뭔가를 바깥에서 관찰하게 되면, 실제와는 다른 뒤틀린 관점을 갖게 되거든요. 그런 이상하고 뒤틀린 관점 때문에 남들은 생각지도 못하는 새로운 것을 생각해낼 수 있게 되는 거예요.”

무라 마사의 아웃사이더적인 관점은 그로부터 6년간 꾸준히 확장돼 갔다. 그리고 여전히 건지섬에 살고 있던 17살의 무라 마사는 사운드클라우드에 첫 트랙을 업로드하고, 곧 영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브라이튼으로 떠나게 된다. 그는 건지섬에 비해 문화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도시, 브라이튼을 거점으로 라이브로 음악을 플레이하면서 기술을 갈고 닦았다. 그는 “전 제가 한창 많이 읽고 들어오던 영국 음악 문화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곳에 와 있었어요. 이제 사실 완전히 푹 빠져 있었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도 전 제 개성을 잃지 않으려고 신경 썼어요. 로컬 신에 너무 속해 있는 느낌으로 가고 싶지 않았거든요. 전 그 신에서도 관찰자였고, 분명히 외부인이었어요.”

무라 마사는 대학을 중퇴한 이후 다른 많은 뮤지션들과 마찬가지로 런던으로 향했다. 런던은 무라 마사의 커리어가 급성장하는 데에 있어 또 다른 촉매제가 되었다. 무라 마사는 2015년에 첫 EP를 발표하고, 그로 부터 2년 뒤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을 선보였다. 그 작품들을 통해 무라 마사는 에이셉 라키부터 나오, 디자이너 등 수많은 피처링 게스트를 대동하고 일렉트로닉 음악 신의 주목할 만한 신예로 거듭났다. 무라 마사는 또한 스톰지의 ‘Gang Signs and Prayer’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Dangerous Woman’ 등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송라이팅과 프로덕션 작업의 범위를 계속해 확장시키고 있었다

“제가 모르던 세상의 여러 가지를 알아가는 데 푹 빠져 있었어요.” 무라 마사는 이제 막 두 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앨범의 타이틀은 ‘로우 유스 콜라주(Raw Youth Collage)’의 약자인 ‘R.Y.C.’로, 앨범은 여러 면에서 아티스트의 새로운 방향성을 드러낸다. 무라 마사는 무대 중심으로 나와 리드 보컬을 맡으며, 오늘날 세상의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테마와 이슈들을 담아낸다. “첫 앨범은 음악적인 아이디어 탐구였어요. 팝 뮤직에 대한 기묘한 아이디어요. 하지만 <R.Y.C.>는 분명 더욱 테마가 있는 작품이에요.” 앨범 타이틀이 보여주듯이 새 앨범은 무라 마사와 협업 아티스트들이 2020년 시점에 젊다는 것의 의미를 여러 요소를 통해 찾아다니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 요소에는 노스텔지어, 정신 건강, 정치도 포함돼 있다.

<하입비스트>가 그의 새 앨범 발표를 기념해 무라 마사와의 자리를 마련했다. 건지섬에서 런던으로 터를 옮긴 과정부터 인터넷이 만들어낸 사운드, 2집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까지, 그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이어진다.

건지섬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음악 신과 거리가 먼 곳이잖아요?

팝 컬처와 언더그라운드 컬처를 다 인터넷으로 멀리서 배울 수밖에 없었죠. 그 탓에 저는 고립이 됐는데, 그래도 또 그 덕분에 재미있는 아웃사이더의 관점을 지니게 됐죠. 만약 당신이 런던에 있는 게 아니라면, 절대로 제대로 그라임 신의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외부에서 런던 안을 들여다보면, 그 실체와는 다른 왜곡된 시각을 갖게 되고, 그 왜곡된 관점 덕분에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사고방식을 갖게 될 수 있어요.

그런 문화의 변화를 인터넷상으로 경험하는 건 어떤 느낌이었나요?

전 유튜브나 사운드클라우드 같은 것들을 빠르게 캐치한 얼리 어답터였어요. 전 유튜브가 처음 생긴 2005년인가 2006년부터 유튜브 계정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제가 모르던 세상의 여러 가지를 알아가는 데 푹 빠져 있었죠. 이상한 디지털 망원경을 이용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작은 토끼굴을 따라 들어가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는 것처럼요.

“우리 그냥 지금 그대로 똑같은 목적지를 향해 계속 달려갈 거야, 아니면 뭔가 대단한 변화 같은 게 생길까?”새 앨범은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다룬 여러 커다란 테마를 가지고 있어요.

앨범에서 너무 설교하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았어요, 하지만 이 이야기가 우리 시대에 꼭 다뤄야 할 주제라고 생각은 했죠. ‘우리 그냥 지금 그대로 똑같은 목적지를 향해 계속 달려갈 거야, 아니면 뭔가 대단한 변화 같은 게 생길까?’

싱글 ‘No Hope Generation’에서 당신은 반복해서 “도움이 필요해요.”라고 외치잖아요.

우리 모두 그렇다고 생각해요.

건지섬에 있을 때는 펑크, 메탈처럼 지금과 다른 종류의 음악을 했다고 이야기하셨는데요. 그 장르에서 일렉트로닉 신으로 옮겨가는 과정은 어땠나요?

이렇게 말하면 좀 뻔하겠지만, 전 모든 극단의 음악 형태에도 다 연결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펑크, 메탈 그리고 일렉트로닉 음악 중에서도 하드한 테크노를 보면, 다 표현의 극단적인 양식이고, 감정 표출의 극단적인 형태예요. 그래서 장르를 바꿀 당시에는 그게 그렇게 큰 차이라고 느끼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진짜 빡센 헤비 메탈 밴드에 있다가 갑자기 팝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으니 좀 이상하기는 하죠. 하지만 저에겐 모든 종류의 음악에 공통적으로 연결되는 보편성이 있고, 그 보편성이 제가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에요.

새 앨범은 그동안 당신이 해왔던 음악과 많이 달라요. 어째서 이러한 변화를 주게 됐나요?

제가 의도적으로 크게 방향을 틀어보려고 해서 바꾸거나 한 건 아니에요. 그저 저에게 아련하게 느껴지는 여러 음악들을 반영한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저에게 아련하게 들리는 음악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게 기타 음악이었고요. 그 테마를 음악에서 사운드적으로 담아내는 건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자연스럽게 지난 앨범을 만들 때와는 완전 달라졌어요.

그러한 아련함을 주는 레퍼런스가 꼭 당신이 직접 경험한 것들일 필요는 없지 않나요?

그렇죠. 경험보다는 오히려 그 감성을 먼 곳에서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서 배워 나가는 것에 가까워요. 안 그러면 제가 실제로 그 신에 얼마나 가까웠는지 잊어버리거나 잘못 이해하게 되니까요. 전 어릴 때 제가 이모(emo) 음악에 완전히 빠져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사실은 인터넷에서 찾은 세 팀의 이모 밴드에 빠져 있었던 거고, 그게 이모 신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거죠. 그 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없었던 거예요.

이번 앨범에서 리드 보컬로 노래를 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뭔가요?

이 앨범이 상당히 개인적인 주제를 다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 시각을 스스로 표현하는 게 맞다고 느꼈죠. 프로듀서/아티스트, 요즘 사람들이 뭐라 부르든 하여튼 이 일을 하면서 힘든 점 중에 한 가지가 말 그대로 노래에 자기만의 목소리가 부족하다는 거예요. 자기 목소리가 한가득 들어 있는 노래도 마찬가지로 자기 목소리가 부족해요.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이해하긴 꽤 힘들겠지만 말예요. 전 이번 앨범에서 제가 직접 노래를 하는 게 앨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느꼈어요.

“유머는 어려운 주제를 이야기할 때 중요한 부분이고, 우리 세대가 슬픔을 소화해내는 방식에 있어서도 중요하다”앨범에서 흥미롭다고 생각한 점 중에 하나가, 앨범의 유머와 어두운 테마 사이에 밸런스가 있다는 거예요.

전 당연히 유머러스한 태도를 가져가고 싶죠. 유머는 어려운 주제를 이야기할 때 중요한 부분이고, 우리 세대가 슬픔을 소화해내는 방식에 있어서도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우리가 우울한 감성에 대한 밈을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는 이유도 그거죠. 우리가 다 같이 세상이 뭣 같다고 인정할 수 있게 되면, 다들 같은 감각을 공유하기 때문에 뭔지 모를 공동체 의식이 싹트거든요.

앨범 타이틀은 어디에서 온 건가요?

2년 전쯤에 저한테 그냥 확 와 닿은 단어들이에요. 어디 붙이기 멋진 이름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다 시간이 지나서 노스텔지어나 사람들이 과거에 의존하는 성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앨범을 만들기로 했는데, 마침 그 세 단어가 딱 행복, 슬픔, 그리고 상상된 기억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걸로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이 앨범이야말로 ‘Raw Youth Collage’라고 생각했어요.

전작보다 테마가 더 분명한 앨범을 만들었는데, 작업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저는 서사가 있는 앨범을 엄청 좋아해요. 제가 그런 앨범을 만들고 싶어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중요한 건 그 테마를 충분히 깊이 있게 탐구하고 수많은 다른 관점으로 접근함으로써 확실하게 완성된 작품이 되게끔 하는 거죠. 그 과정은 까다로웠지만 결국 제가 해냈다고 생각해요.

협업을 하는 것이 그러한 테마를 더 넓게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됐나요?

그게 제가 협업을 좋아하는 이유고, 협업 없이는 앨범을 만들기 어려워하는 이유예요. 한 가지 관점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아주 보편적인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땐 다른 의견과 경험에 귀를 기울이는 게 더 좋을 때가 있어요.

“펑크, 메탈, 하드한 테크노 모두 표현과 감정 표출의 극단적인 양식이자 형태다”언제나 다양한 종류의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해왔잖아요. 그렇게 폭넓은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면서 느끼는 것도 많을 것 같아요.

여러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면서 좋았던 점은 저와 작업했던 모든 사람들을 제 세계로 끌고 가고, 그 사람들이 또 저를 자기 세계에 끌고 간다는 거였어요. 우린 그 중간쯤에서 만나는 거죠. 그 사람들이 어떤 타입의 사람인지, 어디서 왔는지, 어떤 음악을 만드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우리가 서로의 음악을 진심으로 인정하냐는 거죠. 그 조건만 충족되면 그 다음은 알아서 잘 진행됩니다. 전 너무 뻔하거나 관행적으로 하는 협업은 피하고 싶어요.

본 기사의 원문은 <HYPEBEAST MAGAZINE ISSUE 28: THE IGNITION>에 수록됐다. 자세한 정보는 여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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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Piczo
에디터
Jack Stan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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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셉 라키아리아나 그란데mura m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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