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생활을 즐겁게 만들어줄 온라인 콘서트 10

2020 도쿄 올림픽, NBA, 멧 갈라, 도쿄 벚꽃 축제,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 페스티벌.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이벤트다. 뉴욕 타임즈는 상황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며 코로나19 때문에 2021년 가을까지 대형 페스티벌은 열리지 못할 거라는 내용의 기사를 냈다.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 연장되며 각종 파티나 이벤트는 취소되고, 많은 미술관은 임시 휴관을 택했으며 한강 나들이조차 가기가 꺼려진다.

오프라인 이벤트는 줄어든 반면, 온라인에서 공개된 콘텐츠는 그 어느 때보다 쏟아진다. 공연이 취소된 수많은 뮤지션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자신의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찰리 XCX는 매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라이브를 진행하고, 팀벌랜드와 스위즈 비츠는 온라인으로 비트 배틀을 펼친다. 이 외에도 스트리밍을 이용한 대형 페스티벌이 온라인 곳곳에서 펼쳐진다. 하지만 대부분이 미국, 유럽에 몰려있는 만큼, 한국에서 실시간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 그런 독자들을 위해 원하는 때 언제든 찾아 들을 수 있는 온라인 콘서트의 다시 보기를 소개한다.

디플로 ‘코로나 피버 b2b 위드 딜런 프란시스’

디플로는 레이블 ‘매드 디센트’와 함께 매주 약 세 시간 정도의 라이브를 진행한다. 이 영상은 또 다른 일렉트로닉 프로듀서 딜런 프란시스와의 백투백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두 헤드라이너 급 디제이의 뛰어난 큐레이팅을 들을 수 있다. 페스티벌에 잔뼈가 굵은 둘인 만큼 흥은 보장됐다. 이 외에도 메이저 레이저의 공연과 세큘라 사바스, 라이와의 플레잉 영상도 올라와 있다.

라디오헤드 ‘라이브 인 베를린(2016년 9월) #StayHome #WithMe’

라디오헤드의 공연을 인터넷에서 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고화질로 올라온 풀버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많은 이가 공연에 목마른 지금, 라디오헤드는 #StayHome #WithMe 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2000년 더블린에서 열린 공연과 2016년 베를린에서 열린 공연의 고화질 풀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영상 바이오에 적힌 셋 리스트는 덤이다. 참고로 ‘Creep’은 01:57:29초부터.

‘#스릴러페스트’

‘미안하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라는 밈이 최근 유행이다. ‘#스릴러페스트’는 이 밈을 적용하기 딱 좋은 페스티벌이다. 공연 포스터에 당당히 미고스, 스눕 독의 이름을 적었지만, 정작 그들은 페스티벌에 등장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 페스티벌이 별로인 건 아니다. 돈 디아블로의 멋진 라이브가 영상 마지막을 장식하며, 케빈 게이츠, 투시 등의 유명 래퍼의 공연도 있다. 무엇보다 ‘#스릴러페스트’가 흥미로운 건 수많은 미국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의 음악을 쉽게 찾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디펙티드 버추얼 페스티벌 3.0’

‘디펙티드 버추얼 페스티벌 3.0’은 9명의 디제이가 각자의 특별한 플레잉을 선보이는 페스티벌이다. 그만큼 장르도 다양하다. 데이비드 펜은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페스티벌 튠을 들려주며 마이크 던은 시카고 하우스를, 맘보 브라더스는 멋진 석양을 배경으로 칠한 하우스를 선사한다. 여기에 블랙 모션의 디제잉과 아프리카 리듬이 가미된 플레이를 지나 최근 레이브 사운드에 빠진 캘빈 해리스의 ‘Love Regenerator’까지, 각양각색의 음악들이 담겼다. 집에서 춤을 추고 싶은데 틀어놓을 음악을 고르기 귀찮다면, ‘디펙티드 버추얼 페스티벌 3.0’가 가장 좋은 선택지가 되어줄 것이다.

요한 일렉트릭 바흐 ‘J.E.B 이즈 플레잉 앳 마이 하우스 #1’

한국이 낳은 언더그라운드 스타들을 떠올려보자. 페기 구, 박혜진 그리고 요한 일렉트릭 바흐를 빼놓을 수 없다. 항상 예측 불가능한 매쉬업을 선보이는 그는 이번 라이브 영상에서도 독특한 선곡과 믹스를 들려준다. 무엇보다 눈을 사로잡는 건 요한 일렉트릭 바흐 옆에서 편안히 앉아있는 그의 고양이. ‘매드 디센트’의 패러디 로고가 그려진 ‘SAD Decent’ 반소매 티셔츠 역시 요한 일렉트릭 바흐의 유머러스함을 보여주는 점 중 하나다.

데이비드 게타 ‘유나이티드 앳 홈’

‘유나이티드 앳 홈’의 콘셉트는 확실하다. 고층 아파트 중간에 있는 루프탑에서 데이비드 게타는 페스티벌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음악들을 튼다. 사람들은 발코니에 나와 데이비드 게타를 구경한다. 중간중간에는 SNS를 통해 데이비드 게타의 음악을 즐기는 이들의 영상이 나온다. 말 그대로 집 안에서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셈이다. 데이비드 게타는 이 라이브를 진행하는 동안 기부를 받았으며, 기부받은 금액은 모두 코로나19를 방지하기 위한 기구들에 전달된다. 의미도, 마무리도 아름다운 온라인 페스티벌이 된 셈이다.

‘피카톤 슬랩 시리즈’

미국의 페스티벌, 피카톤은 페스티벌이 취소된 이후 하루에 하나씩 아티스트의 라이브 공연 영상을 올리고 있다. 피카톤 페스티벌의 특성상 주로 미국의 인디 밴드가 주를 이룬다. 지금 올린 영상은 예능 <효리네 민박>에 나와 한국에서 유명해진 크루앙빈의 공연이다. 짧은 연주가 여러 개 올라와 있는 만큼, ‘피카톤 슬랩 시리즈’는 직접 유튜브 채널에 가서 맘에 드는 아티스트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원 월드: 투게더 앳 홈 스페셜 투 셀레브레이트 코로나19 워커스’

글로벌 시티즌과 월드 힐스 오거니제이션이 주관하는 ‘원 월드: 투게더 앳 홈 스페셜 투 셀레브레이트 코로나 19 워커스’는 지금 소개된 모든 페스티벌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존 레전드, 리타 오라, 커먼, 엘리 굴딩, 제시 제이, 케샤, 찰리 푸스, 루이스 폰시, 호지어, 제니퍼 허드슨, 제시 레예스 등,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아티스트들이 즐비하다. 사이즈가 큰 만큼 대부분의 아티스트가 스튜디오에서 녹음과 촬영을 진행했으며 공연의 퀄리티도 뛰어나다. 가장 대중적인 온라인 콘서트를 원한다면 ‘원 월드: 투게더 앳 홈 스페셜 투 셀레브레이트 코로나19 워커스’를 재생해보길 추천한다.

‘비트포트 프레젠트 리커넥트: 글로벌 뮤직 시리즈’

온라인 음원 판매 플랫폼 <비트포트>가 진행하는 온라인 콘서트다. 각각 다른 지역에 사는 36명의 디제이가 한 시간씩 총 36시간의 플레이를 담당했다. 보이즈 노이즈, 샤샤, 로드리게즈 주니어, 로렌 레인 등 유명 디제이들이 대거 출연했으며 <비트포트>라는 대형 음악 플랫폼의 페스티벌인 만큼, 전자음악 안에서 들려줄 수 있는 음악 대부분을 들려준다. 파트는 총 세 개이며, 게시된 영상은 세 번째 파트다. 첫 번째 파트와 두 번째 파트는 비트포트의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코로나19 극복 온라인 콘서트 ‘일일국악”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건 팝 음악 시장만이 아니다. 국악 역시 예정된 공연을 진행하지 못하게 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인 법이다. 국립국악원은 ‘코로나19 극복 온라인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매일 한 편씩 국악 공연을 유튜브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종묘제례악’처럼 잘 알려진 음악부터 ‘설장구’, ‘한오백년 가야금 독주’, ‘태평무’ 등 비교적 생소한 곡까지 게시되어 있다. 국악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걱정하지 말자. 무대가 시작되기 전 연주자가 곡에 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며, 유튜브 바이오에도 곡과 연주자에 대한 소개가 적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