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0과 아반떼, 지금 현대차에 주목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

현재에 충실하던 ‘현대’가 어느새 ‘미래’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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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과거’를 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제품이든 마찬가지다. 과거 어느 시점을 기념할 수는 있을지언정, ‘과거’ 그 자체를 지향할 수는 없어서다. ‘현대’ 자동차는 사실상 미래 혹은 현재만 있는 작명 선택지에서 현재를 택했다. 근대화조차 미진했던 1960년대 대한민국의 자동차 제조사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퍼스트 무버’보다는 ‘패스트 팔로워’에 가까웠다. 동시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적절한 가격에 내놓는 기업이었다. 사명(社名)에 담긴 사명(使命)에 충실했던 셈이다. 그러나 그런 채로 현대는 자동차 업계의 ‘인싸’ 집단에게는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1990년대 유럽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이에서는 한국과 러시아 자동차의 품질과 수준을 비아냥대는 기사를 쓰는 게 유행이었을 정도다. 고고한 칼럼니스트들은 지금도 러시아 자동차를 비웃는지 모르겠으나, 한국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내 진지해졌다.

하지만 반세기의 역사를 쌓아온 대한민국 대표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최근 10년 사이 크게 달라졌다. 지난 3년 새 현대차에 쏟아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쏟아진 ‘올해의 차’, ‘올해의 디자인’과 같은 상패가 증명한다. 현대차는 자랑할 수상 이력이 너무 화려해서 트로피 진열대를 다시 짜야 할 지경이다. 유럽 <탑 기어>, 미국 <모터트렌드> 등 유수의 자동차 미디어도 어느새 현대·기아차의 높은 가성비와 화려한 기본 옵션에 물개박수를 치고 있다. 대체 무엇이 현대자동차의 위상을 드높였나? 그들의 현재와 미래를 눈여겨볼 시점이다.

현대판 프리미엄의 시작과 끝,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1세대(BH)는 한때 현대차 모델 라인업 가운데 하나였다. 더 면밀히 살펴보면 국내 최초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씨앗과도 같은 모델이었다. 현대 G80과 에쿠스를 계승하는 G90은 제네시스 브랜드 런칭을 이끌었다. 뒤이어 G70이 출시하면서 대·중·소형 프리미엄 세단 라인업을 완성했다. 그리고 올해 제네시스의 첫 SUV GV80이 나왔다. 시승차를 타고 시내에 들어섰을 때 구경하는 사람과 질문 공세에 지칠 만큼 그 어떤 슈퍼카보다도 많은 이의 관심을 끈 모델이었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맹아 G80으로 시선이 쏠렸다. 5년간 쌓아 올린 제네시스 브랜드의 캐릭터와 디자인 감각을 집대성한 중형 세단이다. 팔짱 끼고 바라보던 사람조차, ‘잘한다, 잘한다 했더니 진짜 잘하네!’라며 열광했다. 핵심은 일관된 디자인 방향성, 뛰어난 존재감, 훌륭한 패키징, 화려한 편의 장비다. 현대차는 더 이상 1천5백만 ~ 3천만 원 가격대에서만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아니게 됐다. 이젠 5천만 원대 이상 현대차를 선택해도 바보 소리를 듣지 않을 수준으로 현대는 성장했다. 그 핵심에는 제네시스가 있다.

굳건한 청춘의 로망, 아반떼

‘아방이’를 ‘아방이’라 부르지 못하는 시대가 왔다. 싸고 내구성 좋고 정비가 편한 첫차의 상징 아반떼는 국산차 가운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모델(누적 1천만대 이상)이다. 이미 미국 콤팩트카 시장에서는 토요타 코롤라, 혼다 시빅, 닛산 센트라에 이어 판매량 4위를 달리고 있다. 아반떼 AD 후기형은 ‘삼각떼’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비웃음을 샀다. 하지만 AD 전기형부터 아반떼 스포츠가 모델 라인업에 추가되면서 쉽고 싸고 편한 차였던 아반떼에 ‘운전의 재미’라는 요소가 첨가됐다. 그리고 신형 CN7 아반떼가 나왔다. AD 후기형의 ‘삼각떼’ 디자인이 의도된 실패라는 음모론까지 퍼질 정도로 전작의 디자인을 180도 뒤집은, 완성도 높은 스타일이 주목을 받았다. 신형 아반떼에 대한 디자인 평가는 전 세계적으로 호평 일색. 단 한 세대만의 디자인 흑역사를 깔끔히 지운 셈이다. 부쩍 소형 SUV로 쏠리는 청춘의 첫차 리스트에 아반떼는 변함없이 강력한 후보자로서 입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설레는 1톤 트럭? 포터Ⅱ 일렉트릭

제네시스 G80, 올 뉴아반떼 등 현대차에 주목하는 이유, N, 모빌리티

현재에 충실했던 지금까지의 현대는 ‘재미있는 차 만들기’ 측면에서는 부진했던 게 사실다. 이성적인 자동차 구매자가 고객을 끄덕이기 충분한 가격표와 상품성은 드러냈을지 몰라도, 자동차 마니아 가슴을 두근대게 만드는 데에는 서툴렀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보면 늘 마음 한구석엔 현대 드림카가 있었다. 스쿠프, 티뷰론, 제네시스 쿠페, 벨로스터 N으로 이어진 스포츠카(혹은 스포츠 루킹카) 라인업이다. 올해 초 현대차가 의외의 일격으로 신선한 충격을 전했다. 포터Ⅱ 일렉트릭을 출시한 것이다. 영세 자영업자의 발 역할을 자처하는 대한민국 대표 1톤 트럭 포터Ⅱ에서 엔진과 변속기를 털어내고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담은 모델이다. 4000만원 웃도는 가격은 매우 사악하지만, 국고보조금 180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여느 1톤 트럭 부럽지 않은 가격에 살 수 있다. 상용차로서의 실용성과 성능 판단은 차치하고서라도, 갑자기 툭 튀어나온 전기 상용차의 등장은 더없이 유쾌하고 짜릿했다. 미래 자동차 시대를 선도하려는 현대차의 굳은 의지마저 담은 듯해 새삼 가슴 두근거리게 한다.

현대의 매운맛, 고성능 디비전 N

현대 N은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 아우디의 RS, 폭스바겐 R, 닛산 니스모, 토요타의 GR, 크라이슬러의 SRT 등 세계 유수 자동차 회사의 고성능 디비전에 맞선다. 현대자동차 기술개발의 심장부인 화성시 남양 R&D 센터와 N 디비전 모델 최종성능 테스트 장소인 노르트슐라이페를 상징한다. 엠블럼인 영문자 N에 들어간 곡선은 고성능차의 제동-회전-가속의 균형 잡힌 성능을 판단하는 N자로형 시케인 코스를 의미한다. BMW M 디비전의 수장이었던 알버트 비어만을 현대차 고성능차 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BMW M 북남미 총괄 임원인 토마스 쉬미에라를 N 전담부서와 모터스포츠 전담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인사 측면에서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현대차는 현재 WRC와 TCR 경기에서 N 리버리를 두른 경주차로 모터스포츠 팬의 가슴을 하늘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현대차가 그리는 모빌리티의 미래

배터리 전기차가 대중화되고 있지만, 몇 가지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한 배터리 전기차의 친환경성 주장은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는 지적.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이동수단 용도 외에 장거리 크루징용 이동수단으로서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 배터리를 구성하는 광물자원 자체의 유한성 등이다. 공기 중에 있는 수소를 충전해서 달리는 수소전지차에 대한 기대감이 큰 이유다. 수소전지차는 수소와 산소가 결합해 물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로 전기모터를 구동해 달린다. 이 과정에서 공기를 정화하는 부차적인 효과도 있어서 진정한 친환경차로 인정받고 있다. 수소전지차와 배터리 전기차는 디젤차와 가솔린차처럼 자동차 업계를 양분하는 두 갈래 흐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는 도심 이동은 배터리 전기차가, 장거리 운송은 수소전지차가 맡는 친환경차 시대 큰 그림을 그리는 이도 있다. 벤츠, 토요타, 오펠 등이 수소차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그중에서도 현대차가 수소전지차 기술 측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018년 출시해 지금도 우리네 도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양산형 수소전지차 넥쏘가 그 징표다. 현대차는 아우디와 수소차 동맹을 맺고 특허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 1월 ‘CES 2020’에서는 우버와 손잡고 개발한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 S-A1을 공개하기도 했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며 2040년까지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은 1천8백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보잉, 에어버스, 아우디, 아마존 등 유수 기업이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우버는 당장 올해부터 플라잉 카를 이용한 항공택시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고 2023년 상용화를 목표를 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미래항공을 연구한 신재원 박사를 부사장으로 영입해 PAV 전담하는 신설 부서를 맡겼다. 현대차는 PAV를 포함한 도심항공 모빌리티를 2028년까지 상용화하려는 야심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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