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사피엔 인터뷰, 바밍 타이거, 이수호, 언씽커블, 전광재, 넷 갈라, garlic, 잔퀴, 데뷔 앨범, 코로나19, 얼터너티브 케이팝, W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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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 사피엔 인터뷰
유스의, 유스에 의한, 유스를 위한 음악

그룹의 프런트맨이 장석훈에서 오메가 사피엔으로 바뀌던 순간 바밍 타이거는 말 그대로 폭주하기 시작했다. 초록색 머리, 무대 위에서 뿜어내는 폭발적인 에너지 그리고 독특한 음악까지. 국내외 많은 미디어와 뮤지션, 브랜드가 그에게 주목했던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 오메가 사피엔이 첫 EP <Garlic>을 발표했다. 신인이었지만 신인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던 오메가 사피엔의 데뷔작에는 역시 정신 없고 강렬한 음악들이 가득하다. 스크롤을 내리며 그가 식탁에 내놓은 알싸하고 견디기 힘든, 그러면서도 빼놓을 수는 없는 풍미의 <Garlic>을 음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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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앨범이 나왔어요. 기분이 어때요?

곡 하나하나에 들어간 노력이 사실상 앨범 7개라 봐도 돼요. 저와 제 동료들이 1년 반 동안 가지고 있는 모든 걸 쏟아부었습니다.

앨범 제목을 왜 <Garlic>으로 지었나요?

수록곡들이 난해하고 복잡해요. 그런데 제목까지 어려우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쉽고 간단한 단어를 찾았어요. 그러다 나온 게 마늘이었고요. 한국인들이 마늘을 좋아하기도 하고, 냄새나 이런 게 과해서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고. 그런 점들이 앨범과 어울리거든요.

앨범의 아트워크도 정신없고 난해하고요.

일본의 고어 만화가 카고 신타로가 그려줬어요. 플라잉 로터스의 앨범 아트워크를 만든 사람이기도 해요. 이 사람이 주로 여성을 그리는데, 그 그림체로 제 얼굴을 그려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별을 알 수 없는데 얼굴은 제 얼굴인 거죠. 그림도 혼란스럽고 컬러 팔레트도 다양하고 여러모로 난장판이었어요. 앨범에 딱 어울렸죠.

앨범에 대해 ‘난장판’, ‘카오스’와 같은 수식을 자주 쓰네요.

이 앨범은 저를 표현한 자전적인 앨범이라서요. 정신없는 구성 자체가 실제 제 머릿속이랑 비슷해요. 지금도 딴생각을 한 세 개 정도 하고 있어요.

7곡을 딱 맞춰서 만들진 않았을 텐데, 앨범 수록곡을 고른 기준은 뭐였나요?

가사 한 줄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벌스 하나가 나오고 그 벌스가 모여서 곡이 완성되는 것처럼 앨범도 여러 곡이 유기적으로 묶여 있는 느낌으로 만들려고 했어요. 저희가 생각했을 때 앨범의 방향성과 어울리지 않는 곡들은 아쉽지만 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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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의 방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요?

프로덕션에서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충격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쉽고 편한 걸 하기보다는 새로운 걸 하고 싶었고요. 이 앨범의 타깃은 음악을 사랑하는 전 세계의 힙스터들이에요. 대중적으로 듣기 좋은 곡도 좋지만, 그런 곡들을 모아 제 앨범을 내면 사람들이 듣지 않을 것 같았어요. 어떻게 보면 제 간절한 외침이죠. 나를 좀 봐줘.

실제로 들어보면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려고 하는 게 느껴져요.

앨범을 만드는 데에 1년 반이 걸렸다고 말했잖아요. 저에게는 굉장히 긴 시간이에요. 그동안 취향이 바뀐 거죠. 앨범 작업 초반에는 펑크(Punk)처럼 소리를 지르는 곡들이 좋았고 뒤로 갈수록 감성적인 느낌이 좋아졌어요. 그래서 그때그때 만든 노래들이 담겨서 자연스럽게 여러 스타일을 보여주게 된 것 같아요.

바밍 타이거가 추구하는 ‘얼터너티브 케이팝’은 이 앨범에 어떻게 녹아들어 있나요?

얼터너티브 케이팝은 곧 경계가 없는 음악이에요. <Garlic>은 뭐라고 정의하기가 어려운 앨범이고요. 힙합, 테크노, 발라드, 케이팝이 다 섞여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얼터너티브 케이팝의 끝판왕이 아닐까요.

바밍 타이거의 음악은 주로 힙합으로 분류되잖아요. 이에 대해 동의하나요?

제 음악의 뿌리가 힙합이고 바밍 타이거가 유명해진 계기도 힙합인 만큼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재밌는 건 해외 음원 사이트에 저희 음악은 다 케이팝으로 올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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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공개 싱글은 주로 앨범 프리뷰의 의미를 가진 곡이나 가장 잘 팔릴 것 같은 곡을 뽑잖아요. ‘Serenade for Mrs. Jeon’과 ‘Ah! Ego’는 어땠어요?

‘Serenade for Mrs. Jeon’이 첫 번째로 공개된 이유는 뮤직비디오 때문이에요. 바밍 타이거 멤버인 잔퀴가 이번에 전역해서 같이 비디오를 만들고 싶었고, ‘Serenade for Mrs. Jeon’이 만들려는 뮤직비디오 가장 잘 어울렸어요. ‘Ah! Ego’는 앨범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노래라고 생각해요.

‘Serenade for Mrs. Jeon’의 보도자료에 ‘사회의 이단아였던 오메가 사피엔의 모습을 드러냈다.’고 적혀 있었어요.

‘Mrs. Jeon’은 제 어머니예요.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중국을 갔는데 퇴학을 세 번 당했습니다.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상하 관계, 집단행동 같은 게 한국, 중국, 일본은 되게 심하잖아요. 거기에 적응을 못했어요. 어머니와 누나, 셋이서 외국에서 사는데 그랬던 거죠.

‘Chu Chu’는 사춘기 시절 성적 욕망의 표현 같아요.

제가 중, 고등학교 때 수많은 여자에게 대시를 했고 다 실패했거든요. 이솝 우화 속 신포도 같은 거죠. 대시하고 안 되면, ‘나는 어차피 스타 될 건데, 필요 없어. 꺼져.’ 같은 거죠. 자전적이라고 해서 시적이거나 서정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찌질한 역사를 담아낸 거예요. ‘Ah! Ego’도 마찬가지고요.

‘WWE’도 비슷한 시기를 담아냈을 거 같은데요. 그 나이대의 많은 남학생이 한 번씩은 WWE에 빠지잖아요.

모두가 그렇지 않나요? 저는 WWE를 너무 좋아해서 기술을 따라 하다가 앞니가 부러졌어요. ‘WWE’라는 제목은 내용보다는 곡의 스타일과 관련이 있어요. 곡이 되게 파괴적이고 폭력적이잖아요. 어울리는 제목을 찾다가 ‘WWE’가 생각났어요. 앞니 없는 오메가 사피엔이 궁금하다면 ‘Let’s Go Beam’ 뮤직비디오를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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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core’는 이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트랙처럼 들려요.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 같기도 하고요.

수록곡 중 제일 처음 만들었고 가장 마지막에 작업이 끝났어요. 가장 열심히 만들었고요. 저희가 앨범의 방향성만 있고 구체적인 게 정해지지 않았을 때 사운드의 축을 잡아준 곡이 ‘Happycore’였어요. 앨범의 중심이죠.

‘Happycore’에서 권력, 돈, 명성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잖아요. 본인이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은 뭐예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거? 제 생각에 지금 저에게 부족한 건 사치품밖에 없어요. 좋아하는 친구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니까요. 비싼 차, 비싼 옷 이런 게 없는 것뿐이죠. 근데 이런 건 액세서리지 중요한 건 아니라 생각해요. “저희 생각에 한국에서 제일 잘하는 사람들을 모은 거죠. 리스크는 없어요.”

화보 촬영을 하다 보면 비싼 옷을 입게 되잖아요. 입었을 때 본인의 모습은 어때요?

제가 패션에 문외한이라서 거의 받는 옷들 위주로 입어요. 최근에는 스투시를 받아서 스투시를 많이 입고요. 확실히 비싼 옷이 멋있는 것 같아요. 아방가르드하잖아요.

아디다스 이야기를 할 줄 알았어요. ‘i p t i m e’에도 언급되고, 프로필 사진에도 아디다스 트랙슈트를 입고 있잖아요.

아디다스라는 발음이 좋아서 가사에서 자주 얘기해요. 실제로 재작년까지만 해도 아디다스만 입고 다니기도 했고요. 아디다스가 동유럽에서는 유스 컬처나 언더그라운드 신의 이미지가 있어서 좋아하기도 해요.

이수호, 넷 갈라, 전광재, 범진 등은 대중에게 알려진 이들은 아니에요. 이들과 앨범을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요?

저희 생각에 한국에서 제일 잘하는 사람들을 모은 거예요. 저희 방향성에 가장 맞는 걸 제공할 수 있는 사람들이요.

팀이 잘한다고 생각하면 그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드는 점이 바밍 타이거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비슷한 이유로 바밍 타이거가 한국 유스 컬처의 중심에 있는 것 같고요.

파워는 어쩔 수 없이 기성 세대에게 있지만, 그들이 기억하는 과거 세상과 지금은 너무 다르잖아요. 지금 세상을 가장 잘 아는 건 피부로 직접 느끼고 있는 우리, 저, 유스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프로듀서를 모을 때 무조건 말이 통하는 사람이었어야 했고, 실제로 지인들이 많이 참여했어요. 전 세계 힙스터를 향한 외침을 한국의 힙스터, 유스 컬처들이 만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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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The Tag’ 때도 그렇고, 유스 컬처에 대한 관심과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심이 큰 것 같아요.

과거에는 재즈를 듣는 사람에게 그런 폭력적인 음악을 왜 듣냐고 했잖아요. 그걸 록, 힙합이 이어받았고요. 반항과 저항, 두 가지는 변화의 필수 요소라고 생각해요. 다들 어른들 말 더 안 듣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마음가짐도 유스 컬처에 반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요.

과거 너무 충격적이어서 ‘싫어요’ 비율이 30%가 넘는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 적 있어요. 지금도 그런가요?

제가 얼마 전 <노이지>에서 주최하는 온라인 라이브를 했는데 그때 악플이 많이 달렸어요. 문화를 뺏어간다는 얘기부터 그냥 랩을 못한단 얘기들까지요. 그때 저는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싶어서 되게 좋았어요. 흐름을 따라가는 사람이 어떻게 위대해져요. 그런 사람은 아무도 기억 못해요. 역사책만 봐도 혁신적인 인물은 흐름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그런 의미에서 반대 의견이 있는 건 당연해요. 모두가 좋다고 말하는 것들은 제 길이 아닌 것 같아요.

‘오메가 사피엔’ 하면 열정적인 공연을 빼놓을 수 없잖아요. 앨범이 나왔는데 공연을 못하는 지금 상황이 아쉬울 것 같아요.

온라인 공연에는 관객이 없잖아요. 팥 없는 단팥빵 같아요. 근데 제가 엄청 유명해서 앨범 내자마자 투어를 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앨범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을 거예요. 그리고 전통적인 무대와 관객이 사라져서 한계가 없어진 것 같기도 해요. 지금도 온라인 콘텐츠나 대형 아티스트와의 협업 무대 같은 걸 계속 준비중이에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무대에서 가장 먼저 부르고 싶은 곡은 뭔가요?

무조건 ‘Happycore’죠. 앨범에서 제일 대표적인 곡이니까요. 작년 투어에서 ‘Happycore’를 부른 적이 있는데 반응이 엄청 좋았어요.

바밍 타이거, 오메가 사피엔의 음악을 정의하자면?

새롭고 몇 없는 것. 이게 뭐지 싶으면서도 멋있는 옷 같은 걸 음악으로 만들고 싶어요. 저희는 기성복을 만들기 싫습니다.


Credits
포토그래퍼
Seunghoon Jeong/Hypebeast
스타일리스트
Bahno, Mimi Yoo
Location
Bycdol Happy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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