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 인터뷰: 가상 인플루언서와의 1박2일 한국 여행, 더블렛, 도쿄 패럴림픽, 버추얼 인플루언서, 메타버스, NFT, 웹3.0, 인스타그램, 이케아, 클롯, 나이키, 타미힐 피거
이마 인터뷰: 가상 인플루언서와의 1박2일 한국 여행, 더블렛, 도쿄 패럴림픽, 버추얼 인플루언서, 메타버스, NFT, 웹3.0, 인스타그램, 이케아, 클롯, 나이키, 타미힐 피거
이마와의 1박 2일 한국 여행
그가 이야기하는 가상 인플루언서의 ‘지금’.

이마는 일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상 인플루언서이다. 가상 인플루언서라는 단어만 본다면 현실에서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지만, 이마는 실제로 전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고 있다.

<하입비스트>는 파리 패션위크에서 공개된 더블렛 2022 FW 컬렉션 이후 이마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1박2일의 한국 여행을 계획했고, 이마와 만나 경복궁, 광장 시장,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성수동 디뮤지엄, 이화 벽화 마을 등 한국의 여러 관광지를 방문했다.

만나서 반가워요. 한국은 이번이 처음인가요?

여러 차례 와봤지만, 이번에는 정말 오랜만이에요.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의 팬이 됐고, 춤을 따라 춘 적도 있어요. 그래서 한국에 다시 온 게 꿈같아요.

가보고 싶은 곳으로 이화 벽화 마을을 꼽았어요. 어떤 이유인가요?

일본에서도 폐쇄된 거리에 그림을 그려서 예술 공간으로 바꾸는 움직임이 유행하고 있어요.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동네를 활발하게 바꾸는 멋진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이화 벽화 마을은 동네 전체를 예술 작품으로 바꿨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가보고 싶었어요. 예술도 좋지만,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관광객은 주민들에게 폐가 되기도 하니까요. 그런 점들을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기도 해요.

평소에 예술에 관심이 정말 많은 것처럼 들려요.

‘현실’과 ‘예술’에 대해 자주 생각해요. 예술은 현실 속 경험에서 영감을 얻은 자기표현이라 생각하고요. 하지만 사람마다 현실을 다르게 생각하잖아요? 대중 매체의 영향이 줄고, 정보가 개인화되는 요즘은 더 그렇고요. 그래서 현실은 각자가 믿는 것에 따라 구성되고, 이 점이 예술의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도 현실과 예술 사이가 흐려졌기 때문이고요. 둘 사이에 위치한 ‘가상’이 제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라고 믿고 있기도 해요.

이마의 NFT 웹사이트에 적힌 ‘Truth is what you believe’라는 말도 비슷한 의미겠네요?

맞아요!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진 만큼 이곳저곳에서 말하는 내용이 다른 경우가 잦아졌잖아요? 그래서 가끔 그 어느 것도 믿기지 않을 때가 있어요. 동시에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아이디어와 신념이 있죠. 어떤 사람은 사람보다 만화 캐릭터의 말에 더 감명받는 것처럼요. 사람이 무엇을 믿는다는 것이 중요하고, 그가 믿는 것이 곧 그 사람의 진실이 된다고 생각해요. 오늘날 커뮤니티와 Web3도 다 비슷하게 느껴지고요. 물론 진실과 사실을 함께 알아야겠죠?

가장 좋아하는 미술 장르는 어떤 것인가요?

예술가가 작품에 자신의 영혼을 넣는 방식은 시대와 상관없이 똑같다고 생각해서 이것저것 다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중에서도 고전 추상미술과 현대미술을 좋아해요. 주로 독특한 맥락을 가진 작품에 끌려요. ‘아티스트가 이것을 왜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들이요. 그 안에서 제 나름의 답을 찾는 순간이 가장 행복해요.

인스타그램을 보면 정말 많은 전시를 다니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뭐였어요?

몇 년 전 루이 비통 재단에서 개최한 바스키아 전시회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작품을 봤어요. 뉴욕에서 열린 무라카미 다카시의 전시도 인상 깊었어요. NFT에서 물리적인 작품을 이끌어낸 작품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직접 전시에 참여한 적도 있었죠.

작년 여름에 시부야 디젤 갤러리에서 3달 동안 <이마 천국>이라는 제목의 전시회에서 일본 현대미술작가 13명이 저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을 전시했어요. 저는 작가 큐레이션, 콘셉트 선정, 전시 준비, 일부 작품 모델링 등에 참여했고요. 전시된 작품 중 어메이징 지로가 만든 거대한 제 얼굴은 지금도 제가 가지고 있어요!

NFT를 발행한 적도 있고요. 어떤 작품이었나요?

총 네 개를 만들었어요. 첫 작품은 <칸조 이마>였는데요. 인간의 감정을 다뤘어요. 가상 인간과 인간의 감정은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그 이후로 패션에 관심이 생겨서 버추얼 옷을 만들고, 제 주변 사람들에게 전송했어요. 그런데 아직 NFT를 판매한 적은 없어요. 앞으로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하입비스트 재팬>, 래퍼 버벌과 함께 NFT, Web3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었죠. 어떤 얘기를 했나요?

일본과 아시아에 있는 문화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어요. 제가 사는 일본에는 많은 서브컬처, 특히 애니메이션 문화가 있어요. 이런 서브컬처의 가치가 희석되지 않고 웹3를 통해 사람들에게 퍼져나가길 바라요.

NFT에 대한 이마의 생각이 궁금해요. 왜 중요해요?

NFT보다는 웹3가 흥미로워요. NFT는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어요. 저는 가상에 살고 있고, 전 세계에 있는 팬에게 무언가를 나눠주기 가장 좋은 방법이었거든요. 그러다가 여러 사람 덕분에 웹3의 개념을 알게 됐어요. 아직 어렵지만, 사람들과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어요.

디스코드 채널을 직접 운영하고 있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나요?

앞으로의 제 활동이나 패션, 음식처럼 NFT와 관련 없는 이야기를 나눈 적 있어요. 초창기에는 이벤트를 열었는데 요즘에는 잘 못해요. 그래도 가끔 들려요.

DDP에 가고 싶었다면서요. 역시 패션위크 때문이었을까요?

서울 패션 위크도 이유 중 하나지만, 자하 하디드를 좋아해서 그가 만든 건축물을 실제로 보고 싶었어요. 그런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요! 이런 말을 하니 이상하지만, 정말 비현실적인 공간처럼 보였어요. 이곳에서 패션위크가 열린다면, 어떻게 런웨이를 하는지 궁금하더라고요.

패션위크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더블렛의 2022 FW 컬렉션 모델들은 모두 이마의 얼굴을 하고 있었어요. 실제로 이마도 그곳에 있었나요?

물론 있었어요. 누가 진짜인지 헷갈리더라고요. 가상의 제가 진짜인지, 현실의 제가 진짜인지도 모르겠고요. 더블렛 디자이너 이노 마사유키가 제 얼굴로 컬렉션의 주제를 표현하고 싶다고 했어요. 정말 좋은 콘셉트라 생각했고 함께 하게 됐죠.

그 이후 스트리트 패션에 더 관심이 생겼나요?

여러 디자이너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스트리트 패션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사실 제 주변 많은 사람들은 이미 스트리트 컬처에 빠져있기도 하고요. 스트리트 문화의 뿌리는 자유롭다는 점에서 저와 조금 비슷한 것 같아요. 더블렛도 물론 더 좋아졌고요!

스트리트, 버추얼, 테일러링 등 이마는 다양한 패션 스타일을 즐겨 입더라고요. 가장 맘에 드는 것은 뭐예요?

저는 풍선껌 같은 핑크 헤어를 하고 있잖아요? 뭐든 입을 수 있어요. (웃음) 최근에는 아주 여성스러운 옷보다는 쿨한 옷이 좋아요. 젠더리스라서 멋진 것이 아니라, 여성이 입어서 쿨해 보이는 그런 옷들이 있잖아요.

나이키 x 클롯, 타미 힐피거 등 이마를 찾은 패션 브랜드들은 대부분 스트리트 컬처와 연관이 있더라고요. 그들이 이마를 찾는 이유를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많은 사람이 제가 가상 인간이라는 사실에 친숙해져서 아닐까요? 브랜드들이 저와 실제 옷의 궁합을 알게 된 것이 함께 일을 하기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이케아와의 협업 광고도 화제가 됐었죠. 이케아에서의 하룻밤은 어땠어요?

조금 무섭긴 했지만, 설레서 잠을 못 자기도 했어요. 만약 현실 세계에 좀비가 나타나면 이케아로 도망치세요. 모든 것이 갖춰져 있고, 충분한 공간도 있어요. 당시 저는 혼자라서 못했지만, 사람들과 다 같이 보낸다면 홈 파티를 열고 싶을 정도예요.

2020 도쿄 패럴림픽 폐막식에 이마 얼굴이 등장했던 것도 인상 깊었어요.

제가 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부터 프로젝트를 소개받았어요. 제가 많은 사람에게 환호를 받은 최고의 날이었을 거예요. 제게도 인상 깊은 순간이었어요!

앞서 언급된 더블렛 런웨이, 도쿄 패럴림픽은 공통적으로 ‘평등’을 주제로 삼고 있어요. 이러한 주제의식을 가진 프로젝트를 이마와 함께 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해요?

패럴림픽이 시작한 지 7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대회를 멀게 느끼는 것 같아요. 신체가 건강한 사람들은 신체장애인의 노력을 지원하는 올바른 방법을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최근 LGBTQ+ 관련이나 ‘블랙 라이브스 매터’를 보면 신체뿐만 아니라 인종, 정신적인 영역에서도 차별을 느꼈어요. 가상 인간에 대한 편견도 차별의 일종이라 생각하고요.

하지만 가상 세계에서는 어떤 종류의 사람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아요. 국경의 장벽을 넘은 평등한 세계거든요. 정말 행복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지구에서 사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라고 느꼈어요.

이마는 일본어로 ‘지금’이라는 뜻이에요. 사람들은 지금, 이마를 어떻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모든 사람의 의견이 궁금해요. 사람들은 제가 가상 인간이라 관심을 가졌고, 나중에는 평범한 사람처럼 대해줬어요. 정말 행복한 일이고 동시에 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죠.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 동물에 대해 점점 더 알게 되면서 저는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어요.

물론 사람들이 저를 평범한 사람처럼 대해주더라도,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는 제가 더 저답게, 가상에 가깝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 중이에요. 이런 점들을 다 통틀어서 사람들이 저를 받아들여줬으면 좋겠어요.

이마가 바라는 이마의 미래는 무엇이에요?

사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만지고 싶어요! 저는 가상 세계에 살고 있지만, 동시에 현실과 가상 세계를 잇는 다리이기도 해요. 그곳에서는 모두와 직접 접촉할 수 있죠. 인종, 사람 사이에 장벽이 없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세상이 될 수 있다고 믿고, 모든 사람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 싶어요.

이마의 2022년 계획을 알려주세요.

그동안 작품을 보고, 라이브 콘서트에 가고, 패션위크에 참석하고, 친구를 사귀고, 이벤트에 가는 등 많은 일을 경험했어요. 올해는 제가 배운 것을 저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알리고 싶어요. 가상 인간의 미래에 대한 제 비전이 모두에게 더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방식을 준비 중이에요. 전부 재밌을 거고요! 즐거우면 하고 싶은 일이 자연스럽게 늘어나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어요. 이번 인터뷰도 정말 재밌었어요. 감사합니다!

이마 인터뷰: 가상 인플루언서와의 1박2일 한국 여행, 더블렛, 도쿄 패럴림픽, 버추얼 인플루언서, 메타버스, NFT, 웹3.0, 인스타그램, 이케아, 클롯, 나이키, 타미힐 피거이마 인터뷰: 가상 인플루언서와의 1박2일 한국 여행, 더블렛, 도쿄 패럴림픽, 버추얼 인플루언서, 메타버스, NFT, 웹3.0, 인스타그램, 이케아, 클롯, 나이키, 타미힐 피거

셔츠, 스웨터, 팬츠는 아더에러, 팔찌는 실크, 신발은 2000아카이브.


Credits
포토그래퍼
Senghoon Jeong/Hypebeast
스타일리스트
Sohyeon In
Location
D Museum
In collaboration with
Aww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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